건강한 교회 재정과 정직한 교회 재정
1. 건강한 교회
지난 한 해 동안 우리는 기운실을 중심으로 몇몇 대형교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담임목사 세습 문제와 교회 재정의
불투명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나름대로의 노력을 하여왔다.
결과적으로 볼 때 그 자체를 저지하고 막는 일에는 실패했지만 그러나 그와 같은 시도와 운동들을 통하여 교회가
일방적으로 그와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일에 대하여 어느 정도 브레이크를 걸 수 있었다는 것과 사회에 대하여
교회가 다 부패한 것은 아니고 교회 안에도 나름대로 바른 정신을 가지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므로 전도의 문이 일방적으로 막히는 일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역할을 하였다고 자위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기운실의 그와 같은 행동으로 말미암아 전도의 문이 막혔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기운실이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이번에 건강 교회 운동을 제창하고 나섰다.
그것은 옳지 못한 일과 교회에 대하여 그것을 지적하고 막으려고 하는 일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고
발전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여 찬성한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지적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옳고 건강한 것인가를 제시하는 것이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운실의 건강 교회 운동은 한층 발전된 기운실의 운동이라 보인다.
앞으로 이 운동이 잘 전개되어 우리 한국 교회와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데 큰 밑거름이 될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고 기대한다.
2. 건강한 교회와 정직한 교회 재정 운영
기운실이 건강한 교회 창립포럼을 개최하면서 첫 주제를 '건강한 교회 재정운영'으로 잡았다.
그러면서 주제 발제를 맡은 발표자에게 '정직한 교회 재정'이라는 제목을 주었다.
여기에는 나름대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건강한 교회를 정직한 교회 재정 운영에서 찾으려고 한 것은 지금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지난 한 해 동안 몇몇 대형교회의 문제들이 제기되면서 요즘 한참 작은 교회 운동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들은 교회가 건강을 잃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가 교회의 대형화에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들은 '작은 교회가 아름답다'라는 말로 건강한 교회의 모델을 제시하더니 나중에는
'작은 교회가 더 교회답다' '큰 교회는 덜 교회답다'라는 주장으로까지 발전하여 교회의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교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하고도 효과적인 길인 것 같이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였다.
어느 정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러나 그것은 건강한 교회의 효과적인 제안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매우 낙천적이고 안일한 생각일 수 있으면 잘못하면 아주 위험한 발상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나는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성경이 가르쳐 주는 철학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기운실이 건강한 교회를 작은 교회에서 찾으려 하지 않고 '정직한 교회 재정'에서 찾으려고 하였다는 것은
아주 정확한 것이었다.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에서 있어서 교회가 건강해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그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한국 교회가 건강을 잃어버리게 된 것은 교회가 성장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교회가 재정과 행정에 대하여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교회가 정직하고 투명한 재정을 운영한다면 교회는 아무리 커도 문제가 될 것이 없다.
교회가 커지면 목회자가 농부의 심정으로 목회를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은 담임목사만을 농부로
생각하고 인정할 때 이야기이다. 작은 교회는 담임목사만이 농부이지만 큰 교회에는 담임목사 외에도 농부의
역할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건강한 대형교회들은 대개 보면 소그룹 운동이 활발한 것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큰 교회 안에 작은 교회가 있어서 자기 나름대로 건강한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대형교회의 문제는 사이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재정과 권력의 불투명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작은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대형교회만 재정과 권력이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것이 아니다.
작은 교회가 오히려 더 재정과 권력이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인 교회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교회가 작든 크든 재정과 행정이 투명하고 민주적이라면 나는 그 교회가 건강한 교회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3. 건강한 교회 재정과 정직한 교회 재정
기윤실은 이번 포럼을 개최하면서 '건강한 교회 재정'이라는 말과 '정직한 교회 재정'이라는 말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둘 다 다 같은 말로 쓸 수 있지만 그러나 '정직한 교회 재정'보다는 '건강한 교회 재정'이라는 말이
더 크고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교회 재정을 가지고 있는 교회는 정직한 교회 재정을 가지고 있는 교회이다.
그러나 정직한 교회 재정만으로 건강한 교회 재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교회 재정이 되려면 정직한 교회 재정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정직한 교회 재정은 기본이고 그 위에 교회 재정 수입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하며 교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교인들은 어느 정도 헌금을 하여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은 교회 재정 지출에 관한 문제이다.
교회 재정 지출의 종류는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하며 어느 정도의 비율이 건강한 것인가에 대하여서 깊은 연구가
있어야만 한다. 그 모든 것들이 다 합해져야 비로소 건강한 교회 재정이라는 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우선 건강한 교회 재정보다는 정직한 교회 재정을 주제로 다루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
우선 우리 한국 교회가 노력해야 할 것이 정직한 교회 재정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교회가 되기 위하여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건강한 교회 재정이고 건강한 교회 재정을 위하여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정직한 교회 재정이기 때문이다.
4. 정직한 교회 재정과 투명한 교회 재정
건강한 교회를 이야기하면서 정직한 교회 재정의 문제를 다루는 까닭은 오늘날 많은 교회의 재정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공통적인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오늘날 많은 우리 한국교회의 재정이 정직하지 못하다는 것은
누군가가 교회의 재정에 손을 대고 도적질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런 교회도 있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교회의 전체적인 문제가 될 수는 없다.
한국 교회의 재정이 정직하지 못하다고 이야기할 때 우리들이 문제시하려고 하는 것은 교회 재정의
투명성 문제이다. 많은 교회에 있어서 교회 재정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재정을 집행하는 절차가 너무나 원시적이고 비민주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한국 교회의 교회 재정이 불투명하고 비민주적이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는 은혜와 믿음 때문이다. 우리나라 교회에서는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그리고 행정적으로 반듯하게 하는 것을 은혜와 믿음이 없는 것이라고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 한국에서 '은혜스럽게 합시다'라는
말은 '대충대충 적당히 합시다'라는 말과도 같은 뜻으로까지 사용되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한다는 것은 목회자와 당회원을 불신하는 것으로 여겨져서 대개의 교회가
그것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아니하고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교회에 있어서 제직회는 유명무실해지게 되고 '순종이 제사보다 낫다'는 엉뚱한 말로
'예'를 강요당하는 현실에 이르게 된 것이다.
엉뚱한 순종과 신뢰로 인하여 교회의 재정은 그야말로 임자 없는 돈이 되어 목회자와 몇몇 당회원들에 의하여
쉽게 쉽게 사용됨으로 목회자와 당회원들은 세상에서 누릴 수 없는 특권과 권력을 누리게 되었고 그것이
결과적으로 교회를 부패케하고 타락해 하는 데까지 이르게 한 것이다.
5. 정직한 교회 재정이 되려면
정직한 교회 재정이 되려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당회장과 당회원이 교회 재정에서 손을 떼어야 한다.
당회장과 당회원이 교회 재정을 담당하게 되면 그것을 감독하고 치리할 사람이 없어지게 된다.
당회장과 당회원이 재정을 집행하고 사용하게 되면 그것을 감시하고 감독해야 할 사람이 제직들이 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실제로 불가능하고 또 그렇게 된다고 하여도 교회의 권위 체계가 무너지게 되기 때문에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없다.
원칙과 정책을 당회가 결정하고 그것을 집행하고 일을 하는 것은 제직이 하
여야 한다. 그리고 제직들이 집행한 교회 재정을 당회가 감독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정직한 교회 재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 정직한 교회 재정이 이루어지기 위하여 힘 있는 사람과 기관이
돈에서 손을 떼야만 한다. 그렇지 않고는 정직한 교회 재정이 이루어질 가능성은 아주 낮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필자가 시무하는 동안 교회에서는 작년부터 교회 재정을 제직회에 완전히 이양하고 당회원들은 교회 재정에서
일차적으로 손을 떼게 하였다.
당회원들이 겸직하고 있던 제직회 부장직을 안수집사와 권사들에게 이양을 한 것이다.
동안 교회는 교회 재정 부장이 장로가 아닌 안수집사이다.
대개의 경우 교회 재정 부장직은 장로 중에서도 가장 선임인 사람이 맡는 것이 상식인데 동안 교회는
안수집사 중에서도 신참 안수집사가 재정 부장을 맡았다.
서열상으로 볼 때 가장 높고 힘이 있는 사람이 교회 재정의 열쇠를 가지고 있을 때 교회 재정은 불투명해지고
서열상으로 볼 때 가장 낮고 힘이 없는 사람이 교회 재정의 열쇠를 가지고 있을 때 교회 재정은 가장
안전하고 투명하게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직한 교회 재정을 위하여 중요한 것들이 많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담임목사와
당회가 교회 재정에서 일차적인 손을 떼고 그것을 제직회에 이양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안 교회는 작년부터 담임목사도 원칙적으로 교회 재정에서 손을 떼었다.
아예 경제란을 없이 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협동 목회 개념을 도입하여 제직 회장 역할을
전임목사에게 넘겨주고 작년 초부터 지금까지 제직회에 참석도 하지 않고 있다.
제직회가 교회 재정에 대하여 독립적인 권한을 가지게 되고 당회는 그에 대한 감독권만을 갖게 될 때
교회는 그래도 정직한 교회 재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출처] 기윤실 세미나에서 당시 동안 교회 김동호 담임목사가 발표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