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유년기 복음서
]영지주의 복음서에는 예수의 어린 시절에 관한 기록이 상당히 많다.
소위 <제1복음>에도 상당량 언급되고 있으며, <도마에 의한 유년기 복음>도 있고, <아랍어 복음>과 <마태오 가명 복음>에도
나온다. 이 중에서 <제1복음>과 <도마에 의한 유년기 복음>이 가장 풍부하다.
그런데 두 자료의 성격은 조금은 다른 점이 있다.
<제1복음>이 예수의 어린 시절을 기적을 행하면서도 남을 돕는 면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도마에 의한 유년기 복음>에서
예수는 기적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다른 아이들이나 사람들을 공격하고 골탕 먹이는 아이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제1복음>을 보면 기적은 주로 아기 예수를 씻은 물이나 기저귀로 일어나고 있는데, 그렇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기적이 일어난
경우가 몇 개 있다. 그중 하나가 바돌로메를 치유한 기사이다.
바돌로메의 어머니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한 아이는 이미 죽었고 남은 바돌로메마저 병들어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하여 바돌로메 어머니는 마리아를 찾아갔고 하나 남은 아이를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마리아는 측은한 마음이 들어 바돌로메를 예수가 누워있던 침대에 뉘고 예수가 입던 옷으로 바돌로메를 덮어주었다.
그때가 바돌로메가 눈을 감고 막 죽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마리아가 바돌로메를 예수의 옷으로 덮어주자마자 바돌로메는 눈을 번쩍 뜨고 자기 어머니를 부르며 빵을 달라고 하였다.
이 사람이 예수의 열두제자 중 한 사람인 바돌로메이며 비밀 경전 ‘바돌로메 복음서’의 저자라고 한다.
<도마에 의한 유년기 복음>은 예수의 기적에 흥미를 유발하는데 관심이 많다.
예수가 다섯 살 때 예수는 냇가에서 웅덩이를 만들고 놀다가 흙탕물을 맑게 만드는가 하면, 진흙으로 참새를 열두 마리 만들어
날아가게 한다. 율법학자 안 나스의 아들이 예수가 만들어놓은 웅덩이의 물을 빼버리자 예수는 아이를 저주하면서 아이를
나무처럼 말라버리게 한다.
이에 그 아이의 부모가 요셉에게 항의하자 예수는 화가 나서 길에서 어깨를 부딪친 아이에게 화풀이로 기적을 일으켜 죽게 한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몇몇 사람이 이상한 아이라고 쑤군대자 이들마저도 소경으로 만들어 버린다.
요셉은 선생에게 예수를 맡겨 공부를 하게 했는데, 예수는 오히려 선생을 가르치면서 알파의 뜻을 말해보라고 다그친다.
선생은 어이없고 괘씸하여 예수의 머리를 때린다. 그러자 예수는 즉시 선생을 기절시키고 만다.
이후로도 몇 차례 요셉은 예수를 여러 선생에게 데려갔으나 그때마다 선생들은 예수에게 더 이상 가르칠 게 없으니 데려가 달라고
한다. 한 번은 예수가 어떤 집 2층에서 놀고 있는데 한 아이가 발을 잘못 디뎌 떨어져 죽었다.
이 광경을 본 아이들은 모두 달아나고 예수 혼자 남았을 때 죽은 아이의 부모가 달려와 예수가 밀어 떨어뜨렸다고 오해했다.
그러자 예수는 죽은 아이를 살려내 진실을 밝힌다. <도마에 의한 유년기 복음>에 나오는 예수는 상당히 공격적이다.
예수의 어린 시절을 기록한 이러한 문서들을 한 번 읽으면 누구나 저자의 상상력이 노골적으로 개입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니케아 공의회라든가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또 거창한 정치적, 신학적 이데올로기적 잣대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빅 경전으로 분류된 이유를 누구나 한 번 읽어보기만 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풍부한 상상의 공간을 제공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하겠다.
주요 구절 발췌
예수가 5살이었을 때 시냇가에서 놀고 있었다.
예수는 물을 가지고 웅덩이를 만들고 흙탕물을 즉시 맑은 물로 바꾸는가 하면 부드러운 진흙으로 반죽을 만들어 참새 열두 마리를
빚기도 했다. 예수는 단지 말로 이러한 일을 행하였다. 그날이 안식일이어서 예수와 함께 놀던 아이들이 많았다.
한 유대인이 예수가 하는 것을 보고 있다가 즉시 예수의 아버지 요셉에게 가서 알렸다.
“이것 보쇼, 당신 아들이 시냇가에서 놀면서 진흙을 가지고 새 열두 마리를 빚었소. 안식일을 더럽혔던 말이오.”
이에 요셉은 시냇가로 가서 아들 예수가 한 일을 보고 큰 소리로 말했다. “너는 안식일에 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느냐?”
그러자 예수는 손뼉을 쳐서 참새들에게 “날아가 버려라!”라고 소리쳤다.
예수의 말에 진흙으로 빚은 참새들이 날아가 버렸다. 유대인들이 이를 보고 놀랐다.
그들은 보고 들은 대로 자신의 지도자들에게 가서 모든 것을 말했다.
율법학자 안 나스의 아들이 요셉과 함께 서 있다가 나뭇가지로 예수가 만들어 놓은 물웅덩이에서 물을 빼냈다.
그것을 본 예수는 화가 몹시 나서 “못된 녀석, 불경스럽고 무지스러운 망나니 같으니. 물웅덩이와 물이 네게 무엇을 잘못했단 말이냐. 너는 네가 가지고 있는 나무처럼 마르고 뿌리나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아이는 즉시 몸이 말라버렸다. 예수는 그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왔다.
몸이 말라버린 아이의 부모가 와서 그 아이를 데려가면서 아이가 생기가 없는 것을 보고 속상해했다.
“우리 애한테 이따위 짓을 하다니 도대체 그놈이 어떤 놈이야?
요셉, 당신이 눈으로 보았으니 다 알 거 아니오?” 그들은 요셉을 탓했다.
예수가 마을을 지나가고 있을 때, 한 아이가 달려오다가 예수의 어깨에 부딪혔다.
예수는 화를 참지 못하고 “넌 더 이상 갈 수 없어!” 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그 아이는 즉시 땅에 쓰러져 숨을 거뒀다.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은 “무슨 아이가 하는 말마다 그대로 실현되니, 어디서 태어난 아이야?” 하고 수군거렸다.
죽은 아이의 부모는 요셉에게 찾아가 “당신이 이런 이상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이상 우리 마을에서 함께 살 수 없소.
그리고 이 아이에게 저주하는 법을 가르치지 말고 아이들을 살리는 법을 가르치시오.
그것만이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오.”라고 따졌다. 요셉은 예수를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데려가 말했다.
“도대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냐. 네가 한 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고통받고 우리를 미워하지 않느냐” 이 말을 들은 예수는
“그 말이 아버지의 말이 아니란 걸 압니다. 그렇지만 아버지이기 때문에 대답하지 않겠어요.
그렇더라도 그들은 벌을 받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예수를 비난했던 사람들은 즉시 소경이 되었다.
이에 사람들은 겁에 질리고 당황하여 “이 아이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지 일어나고 기적이 된다"라고 말했다.
요셉은 예수가 한 일을 보고 일어나서 예수의 귀를 세게 잡아당겼다.
그러자 예수는 화가 나 “이 손 치워요! 아버지는 찾아도 찾지 못하고 어리석기 짝이 없어요.
내가 아버지의 아들임을 모르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예수가 성장함에 따라 요셉은 예수가 글도 모르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다시 다른 교사에게 데려갔다. 그 교사는 요셉에게 “먼저 그리스어를 가르치고 그다음에 히브리어를 가르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교사는 이미 예수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히브리 글자보다는 외국어인 그리스어를 가르치려고 한 것이다.
교사가 알파벳을 써놓고 여러 시간을 가르쳤다. 그러나 오랫동안 대답이 없던 예수는 입을 열었다.
“당신이 정말 교사라면, 그리고 글자를 잘 안다면 알파의 힘에 대해 말해보세요. 그러면 내가 베타의 힘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그러자 예수의 말이 시건방지다고 생각한 교사는 예수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머리를 맞은 예수는 교사를 저주했다.
교사는 즉시 땅바닥에 엎어져 기절했다. 그리고 예수는 집으로 돌아왔다. 이 소식을 들은 요셉은 슬픔에 잠겼다. 그리고
요셉은 마리아에게 “예수를 화나게 하는 사람은 모두 죽으니 예수를 절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시오.”라고 단단히 일렀다.
요셉의 이웃에서 한 아이가 병에 걸려 죽었다. 그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를 잃은 슬픔에 비통하게 울부짖었다.
통곡 소리를 들은 예수는 그 집으로 달려갔다.
아이가 죽은 것을 본 예수는 아이의 가슴에 손을 대고 “아이야, 죽지 마라. 죽지 말고 살아서 네 엄마와 함께 살아라.” 하고 말했다.
그러자 아이가 살아나서 맑게 웃었다.
예수는 아이가 살아나자 “아이를 일으켜서 젖을 먹이세요. 그리고 날 기억하세요.” 하고 말했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놀라서 “이 아이는 정말 신이 거나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임에 틀림없어! 그의 말은 무엇이든지 이루어지니
말이야.” 하고 웅성거렸다. 예수는 그 집을 떠나 아이들과 놀았다.
예수가 열두 살이 되었을 때 예수의 부모는 전통에 따라 유월절을 지내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올라갔다.
유월절이 끝나자 예수의 부모는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예수는 부모를 따라 집으로 가지 않고 예루살렘으로 다시 올라갔다.
예수의 부모는 예수가 없자 여행자들 틈에 끼어있는 줄 알고 예수를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 수소문하고 다녔다. 그로부터 사흘 뒤 예수의 부모는 성전에서 예수를 찾을 수 있었다.
예수는 랍비들 사이에서 그들의 말을 듣기도 하고 질문도 하면서 토론하고 있었다.
모두가 예수에게 관심을 가지고 그의 말을 경청하였다.
어린아이가 원로들, 랍비들과 함께 논쟁을 하고 율법의 주요 문제와 예언자들의 말을 해석하는 것에 사람들은 경탄했다.
이때 마리아가 예수에게 다가가서 “예수야, 우리가 얼마나 너를 찾아 헤맨 줄 알아. 어딜 간다면 간다고 말을 했어야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예수는 “왜 나를 찾아다니셨어요? 내가 아버지 집에 있어야 한다는 걸 몰랐나요?”라고 오히려 되물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인들이 마리아를 보고 “당신이 이 아이의 어머니요?”라고 물었다.
마리아가 “예”라고 대답하자, 그들은 모두 “하느님이 당신의 자녀를 축복했으니,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하느님의 축복을 받은
분이오. 이와 같이 탁월하고 지혜로운 아이는 본 적이 없소이다”라고 칭찬했다.
예수는 그 자리에서 일어나 마리아를 따라갔고, 부모에게 순종했다.
그러나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모든 일을 마음에 묻고 소중히 간직했을 뿐이다.
[출처] 도마 유년기 복음서|작성자 va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