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모를 일이다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어느새 우산을 펴 들었다.
거리에는 저마다의 우산꽃이 피어난다.
가끔은 우산 없이 걷는 이도 있다.
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인지,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람인지 알 수 없다.
또 한 사람,
한 손으로 머리 위를 가린 채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는 여자가 보인다.
그렇게
비를 막아보려 하지만,
빗방울은 어깨에도 내려앉고
옷깃에도 스민다.
그래도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조금 몸을 웅크린 채
서둘러 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그새 다시 해가 반짝였다.
조금 전까지 비를 뿌리던 하늘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밝아졌다.
하늘도 그렇고
사람 사는 일도 그렇다.
금방이라도 큰비가 쏟아질 것 같던 일이
의외로 쉽게 지나가기도 하고,
환하게 개인 줄 알았던 날에
뜻밖의 소나기가 찾아오기도 한다.
우리는 늘 우산을 챙길까 말까 망설이고,
삶의 일들도 예측했다가
빗나가기를 반복한다.
그럼에도 하루는 흘러간다.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가고,
해가 나면 햇살을 받으며 가고,
그러다 또 비가 오면
잠시 처마 밑에 서기도 한다.
사는 일도,
날씨를 올려다보는 일도
참 모를 일이다.
이 말은 체념이 아니라,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이
문득 짓는 옅은 미소일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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