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늦잠을 자도 되는 날인데
오히려 평소보다 더 일찍 눈을 떴다.
뒷뜰 숲에서는
까치들이 한바탕 부산을 떨었고
잠시 틈이 비는 사이
작은 새 몇 마리의 기척이 스며들었다.
베란다 창을 건너오는 소리들.
까마귀도 그 곁에 있음을 알리고
순환선을 달리는 자동차 소음은
작은 숲을 지나며
한결 부드러워진다.
그륵그륵 울어대는 새가 있다.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름보다 먼저
존재가 도착하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특별할 게 없다.
여느 때처럼 일을 나갈 테고
그렇게 하루는
제 몫의 시간을 채워갈 것이다.
그리고 늦은 오후가 되면
나는 또 보게 될지도 모른다.
빈 유모차를 밀고 가던
한 할머니의 뒷모습을.
아무것도 싣지 않은 유모차가
어쩌면 가장 많은 시간을 싣고 있다는 듯
기울어가는 햇빛 속을
천천히 건너가던 풍경을.
일상은 반복되는데
날마다 아주 조금씩 다르다.
어쩌면 우리는
이렇게 사소하게 다른 것들을 알아차리며
하루를 살아내는 것인지 모른다.
빈 유모차를 밀고 가던 할머니도
이름 모를 새의 울음도
나도
어딘가에서 잠시
이해받지 못한 채로 서 있었던 존재였을 것이다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은
무언가를 동의받고 싶은 일이 아니라
내가 잠시라도
여기에 있었음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설명하다가
침묵하다가
조용히 흘러가다가
어쩌면
시를 남기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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