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홍의 나쁜 생각 1451 - 공존共存
그러니까 너는 네가 옳다는 것이고 나는 너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므로 너의 생각을 이해는 하지만 함께하긴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니까 너는 네 자리에서 잘 살아가면 되고 나는 아무리 외로워도 여기에서 이렇게 살면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혹시나 하고 너를 기웃거리지 않겠다는 말이다. 굳어진 성격과 습관은 변화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이 말은 내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나는 끝내 당신 입맛에 맞는 사람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함께 한다는 것은 요구하는 게 아니라 서로의 다른 점을 인정해 주는 것이다.
나는 무명인! 당신은 누구세요? / 에밀리 디킨슨 / 김천봉 옮김 (끝)
비밀
SECRET
하늘은 비밀을 지키지 못한다!
산에게 말해 버린다 -
산도 곧 과수에게 말한다 -
과수는 또 수선화들에게!
그 길을 우연히 지나가는 새도
수월하게 전말을 엿듣는다.
내가 그 작은 새를 매수한들
새가 말을 안 할지 누가 알랴?
그렇지만 나는 안 할 것 같다
때로는 모르는 게 더 좋으니까.
가령, 여름이 자명한 이치라면
눈雪이 무슨 마법을 부리랴?
그러니 비밀을 지키세요 아버지!
당신의 신식 세상에서
사파이어 빛깔의 동무들이 뭘 하는지
가능하면, 알려고 하지 않을게요.
나는 천국에 갔다
I WENT TO HEAVEN
나는 천국에 갔다 -
그곳은 작은 마을,
루비 등불 빛나는
횟대 위에 솜털 마을.
이슬 흠뻑 젖은
들판보다 고요하고
아무도 못 그려 본
그림처럼 아름다운 곳.
나방 같은 사람들,
매클린 무늬의 창틀,
거미줄 같은 일과와
오리 솜털 같은 이름들.
못내 흐믓한 마음으로
나도 그 유일한 세상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