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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애인을 만나다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6.06.16|조회수69 목록 댓글 0

 

 

옛 애인을 만나다 





   

옛 애인을 만났어.   

마주하지 못해서 무성하게 자라난   

시간 너머로 기억의 철길은 곧게 뻗어 있더군.
   

넓고 긴 강을 건너갈 때처럼   

마른 몸 어데서는   

쿵쾅쿵쾅 소리가 들리데.
   

…… 참 오랜만이야 ……   

…… 귀천은 문 닫을 거라며?   

…… 오래되었으니까 ……
   

카페의 불빛처럼 낡은   

우리들의 오랜 시간이 소주 몇 잔에 붉어질 즈음,   

내가, 그대가 휙휙 지나와야 했던 시간들은   

바알간 속살을 드러내고
   

…… 정 말 사 랑 했 었 어, 당 신.
   

그제서야 과거시제로 피어 있던 말린 꽃 한 송이   

푹 고개 꺾는 소리를 들었네.
   

몇 개의 강물을 우린 건너왔을까.   

지나온 시간보다  지나가야 할 시간이 많지 않은 저문 인사동,   

길가 한구석에 잔뜩 웅크리고 있는 쓰레기더미 옆을 지나가며   

슬며시 잡은 손길을 우리는 풀었네.
   

종량제 봉투에도 담기지 않는   

푸른빛 기억에 오래도록   

손을 흔드는 시간.

    

- 권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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