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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수의 탄원서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6.06.11|조회수78 목록 댓글 2

 

 

 

종신수의 탄원서 (죄와벌 - K씨의 탄원)

 

 

 

 

간절한 마음으로 어루만지면

돌멩이가 부처 되는 것처럼

내 으깨진 손바닥으로 또 두드리면

문이시여 열리겠습니까?

여기 문이 있습니다

이십 년 동안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문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이 문은

나와 함께 삭아가는 시간의 흔적을 굳게

걸어버린 거대한 철문입니다

 

 

일생 내 이름 목 놓아 부르다 야위어가는

한 여인이 있습니다

이제 샐비어꽃빛 입술에 어둠 나앉고

깊게 잠긴 볼엔 검버섯이 묵화처럼 피었습니다

내 손을 놓고선 죽어도 못 죽을, 훌훌

떠나지 못할 당신은 수평선 너머

천 리 남쪽 외딴섬에 계십니다

 

 

내가 생의 불씨마저 놓아버린 뒤 벼랑 끝

짐승 되어 울부짖던 그때부터였던가요

당신의 겨울은 구들에 불을 지피지 않습니다

뼛속 파고드는 냉기를 여태

당신의 체온으로 데운다지요

 

 

여기 문이 있습니다

부디 바라옵고 원하는 것은,

이 문 두드리는 것은,

나를 신(神)으로 섬긴 당신을, 내가 당신을

단 하루라도 신으로 섬기려는

종신수(終身囚)입니다

 

 

- 조삼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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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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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유일 잠파노 | 작성시간 26.06.12 어째 남도냄새가 풍긴다싶더니..
    순창 49년 출생 시인이군요..^^
  • 답댓글 작성자초원의 꽃향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2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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