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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국민학교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6.06.15|조회수73 목록 댓글 0

 

 

 

 

 

 

 

풍산국민학교 

 

 

 





고 계집애. 덧니 난 고 계집애랑
나랑 같이 살았으면 하고 생각했었다 

1학년 때부터 5학년 때까지 .....

목조건물 삐걱이는 풍금소리에 감겨 자주 울던 아이들
장래에 대통령 되고 싶어 하던 그 아이들은
키가 자랄수록 젖은 나무 그늘을 찾아다니며 앉아 놀았지만

교실 앞 해바라기들은 가을이 되면 저마다 하나씩의 태양을 품고
불타올랐다 운동장 중간에 일본놈이 심어 놓고 갔다는
성적표만한 낙엽들을 내뱉던 플라타너스 세 그루
청소시간이면 나는 자주 나뭇잎 뒷면으로 도망가 숨어 있었다

매일 밤마다 밀린 숙제가 잠끝까지 따라 들어오곤 하였다
붉은 리트머스 종이 위로 가을이 한창 물들어갈 무렵
내 소풍날은 김밥이 터지고 운동회 날은 물통이 새고
그래 그날 주먹 같은 모래주머니 마구 던져대던 푹죽터뜨리기

아아 그때부터였다, 청군 백군 서로 갈라져 지금에 이르고 

감추어 둔 비둘기와 오색 종이가루를 찾기 위하여
우리가 저 높은 곳으로 돌맹이 같은 것을 던지기 시작한 것은

그런데 소식도 없이 기러기 기러기는 하늘에다 길을 내고
겨울이 오면 아이들은 변방으로 위문편지를 쓰다가
책상 위에 연필 깎는 칼로 휴전선을 그었다

그 부끄러운 흔적 지우지 못하고 6학년이 되었을 때
가슴속 따뜻한 고향을 조금씩 벗겨내며 처음으로
나는 도시로 가고 싶었다,

 

그렇지만 날이 갈수록

고 계집애
고 계집애는 

실처럼 자꾸 나를 휘감아 왔다



- 안도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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