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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론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6.06.10|조회수63 목록 댓글 0

 

 

장식론. 1   - 홍윤숙 -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나는 것은
젊음을 하나씩 잃어가는 때문이다.

씻은 무 같다든가 뛰는 생선 같다든가
진부한 말이지만 그렇게 젊은 날은
젊음 하나만도 빛나는 장식이 아니겠는가

때로 거리를 걷다 보면
쇼윈도 비치는 내 초라한 모습에 사뭇 놀란다.
어디에 그 빛나는 장식들을 잃고 왔을까
이 피에로 같은 생활의 의상들은 무엇일까

안개 같은 피곤으로 문을 연다
피하듯 숨어보는 거리의 꽃집
젊음은 거기에도 만발하여 있고
꽃은 그대로가 눈부신 장식이었다.

꽃을 더듬는 내 흰 손이
물기 없이 마른 한 장의 낙엽처럼 쓸쓸해져
돌아와 몰래 진보라 고운 자수정 반지 하나 끼워 달래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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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론 2   - 홍 윤 숙 -

 

 

                                

여자가

장식을 하나씩

달아가는 것은 ​

지난 꿈을 하나씩

잃어가기 때문이다

꽃이 진 자리의

아쉬움을

손가락 끝으로

가려보는 마음

나뭇잎으로

치부를 가리던

이브의 손길처럼

간절한 것이기에

꽃 대신 장식으로

상실을 메꾸어 보는 것이다

(누가 10대의 소녀가 팽팽한 손가락에

한 캐럿 다이아 반지를 끼고 다니던가

그 애들은 그대로가 가득 찬

꿈이겠는 걸)

잃어버린 사랑이나 우정

작은 별의 꿈들이

여름 풀밭처럼 지나간 자리에

한 장 가랑잎을 떨구는 가을

장식은

그 마지막 계절을 피워보는 향수다

파란 비취의

청허한 고독을

배워보는 창이다

아닌 끝내 버릴 수 없는

나, 여자의

간절한 꿈을 실어 보는

날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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