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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딸기가 익었어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6.06.17|조회수88 목록 댓글 0

 

 

그때 딸기가 익었어

 

 

 

 

 

 

 

그랑께 보리 키가 솔찬히 컸을 땡께 유월이나 되았겄제이?

딸기가 한창이었응께, 내가 국민학교 4학년이었제,

날은 따땃하고 마치 주일날이라

지산동 딸기밭이 내려다 뵈는 조대 뒷산을 올라갔제 노래 부름서,

 

바람은 불어 보리는 살랑살랑,

근디 밭 가운데 복숭아나무에 뭔 옷이 걸쳐있는 거여, 빨랫줄 맹키로,

누가 쩌그다 옷을 걸어두고 갔으까이,

부르던 노래 를 뚝 끈치고는 그쪽으로 갈란디

 

오메?

복숭아나무 아래 보리밭에

깨당벗은 사람이 엎어져가꼬 겡기한 짓을 하고 있는거여.

놈의 보리 다 자빨쎄불고,

 

나는 첨에 한 사람인지 알았는디

찬찬히 봉께 두 사람이 포개져 있등만.

요것이 뭔일이다냐,

가슴은 콩닥콩닥 어뜨케 숨을 쉬었는가도 모르고 한참 봤제,

 

우리 담임선생 맹키로 생긴 아저씨가

나한테 뭣을 준다고 부르는 거여.

내가 노래 부른것 말고는 뭔 잘못이여,

당당하게 걸어 갔제.

 

누나 같은 여자가 나무에 걸린 옷을 내려가꼬

지 가슴팍을 덮등만 밑에는 안 꼼치고,

그란디 그 아저씨가 나한테 돈 천원을 줌서 빨리 집에 가라는거여.

안 가먼 우리 담임선생한테 이른다고

우리 담임이 누군지도 모름시로.....

 

연탄 한 장에 구원 하던 시절에 천원이면 오메 뭔 횡제여.

요샛말로  로또제.

뒷도 안 보고 산을 내려갈라고 생각항께 쬐깐 서운하등만.

올체, 인자는 안 들켜야제,

 

나도 그 사람들 맹키로 엎드려

풀잎 새다구로 첨부터 끝까지 다 봤당게,

돈 벌고 공짜로 영화 보고.....

 

그란디 그 뒤로는 예순 넘어 사는 요날까지

나한테 그런 로또가 징상스럽게 안 떨어진당게.

얼마나 더 살어야 그 오진 꼴을 또 보까~이

오래 살기도 징상스러 죽겄구마......

 

 

- 장근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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