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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숨어 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작성자초원의 꽃향기|작성시간26.06.05|조회수68 목록 댓글 0

 

 

 

 

 

 

이곳에 숨어 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곳에 숨어 산 지 오래되었습니다

병이 깊어 이제 짐승이 다 되었습니다

병든 세계는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황홀합니다

이름모를 꽃과 새들, 나무와 숲들, 병든 세계에 끌려 헤매다 보면

때로 약 먹는 일조차 잊고 지내곤 한답니다

 

가만, 땅에 엎드려 귀 대고 누군가의 발자국 소리를 듣습니다

종종 세상의 시험에 실패하고 이곳에 들어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몇 번씩 세상에 나아가 실패하고 약을 먹는 사람도 보았습니다

가끔씩 사람들이 그리우면 당신들의 세상 가까이 내려갔다

돌아오기도 한답니다

 

지난번 보내 주신 약 꾸러미 신문 한 다발 잘 받아 보았습니다

앞으로 소식 주지 마십시오

병이 깊을 대로 깊어 이제 약 없이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병든 세계를 헤매다 보면

어느덧 사람들 속에 가 있게 될 것이니까요

- 송찬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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