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목록
박성환 詩
오래 살다 보면
해마다 만나는 사람은 하나둘 줄어든다.
한때는 매일 스치던 얼굴들도
세월의 모퉁이를 돌아
어느새 소식 없는 이름이 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멀어진 만큼 마음은 더 선명해져
잊힌 줄 알았던 목소리 하나,
웃음 한 자락,
함께 걷던 계절의 냄새가
문득 저녁 바람처럼 돌아온다.
삶은 더 많은 사람을 얻는 일이 아니라
떠난 자리를 그리움으로 채워 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이가 든다는 것은
곁이 비어 가는 쓸쓸함이 아니라,
마음속에 살아 있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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