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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로구로를 아느냐?

작성자노출증환자|작성시간05.07.06|조회수604 목록 댓글 0

로구로... 당구를 즐기는 동호인들이라면 아마 가끔은 이 말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주로 상태가 좋지 못한 테이블을 부를 때, 혹은 아스트로 쿠션이나 시그마 쿠션을 부착한 테이블과 반대되는 테이블을 지칭할때 많이 사용하시더군요. 과연 이 단어의 뜻은 무엇이며 유래는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의문이 생겨 여러 선배님들께 여쭤보고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니 그 뜻을 알게 되었습니다.
 
로구로라는 말의 어원은 일본어 'ろく-ろ' (발음 : 녹로)에서 온 것이며 나무 등의 재료를 깎아서 만드는 공예, 혹은 공예품을 일컽는 말입니다. 현재도 로구로라는 말은 '깎아 만드는' 공예, 특히 목재를 소재로 하는 공예에 많이 쓰이며 당구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당구 재료 역사의 초기에는 모든 테이블이 로구로 테이블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와 같이 테이블의 각 부품들을 공장에서 똑같은 규격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목수들이 목재를 직접 '깎아 만드는' 테이블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테이블의 질적인 면은 현재의 테이블들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외국에도 깎아 만드는 수제 장식의 테이블이 많이 있지만 그러한 '수제품' 개념과는 다른 의미였으니까요. 통일된 수치도 없었으며 심한 경우 당구장의 크기에 따라 테이블의 규격을 줄이는 일도 자주 있었다고 합니다. 아뭏튼 일일이 깎아 만들던 시절의 테이블, 그것을 로구로 테이블이라고 불렀고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것이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당구계에서만큼은- 조금 변질이 되었습니다.
 
현재 국내식 보급형 중대의 고무 쿠션은, D고무 회사에서 생산되며 각각 K-33, 시그마, 아스트로라는 모델명으로 불리워지는 세가지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세가지 모델은 반발력에 있어서 큰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아스트로 쿠션의 경우 대대에서 사용되도록 44Hardness의 경도로 제작됩니다.
 
지금은 아스트로나 시그마 등의 고성능 쿠션을 장착한 테이블이 아닌 K-33 일반 고무 쿠션을 장착한 테이블들을 로구로 테이블이라고 많이 부릅니다. 진짜 로구로, 그러니까 공장에서 일관된 규격에 의해 대량 생산되는 당구대가 아닌 목수들이 깎아 만들던 테이블이 사용되던 시기에는 위의 고성능 고무 쿠션들이 등장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다가 테이블들이 규격화되어 대량생산되고 고성능 쿠션들이 장착되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그 이전의 테이블들과 구별하여 부를 필요성이 생기게 되면서부터 로구로라는 표현이 아스트로, 시그마 등의 고성능 쿠션이 장착되지 않은 테이블을 부르는 것으로 쓰여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의미를 따지기로 한다면 잘못된 표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로구로라는 표현으로 불리워지는 테이블들이라고 해도 손으로 깎아 만든 테이블이 아닌 까닭입니다.
 
당구 재료의 명칭으로 국적 불명의 왜색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따지기에 앞서 그 표현 자체가 맞지 않는다면 구태여 그 이름으로 부를 필요는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로구로라는 이름보다는 아스트로 테이블, 시그마 테이블 등과 같이 'K-33 테이블', 혹은 의미는 좀 흐리지만 고성능 쿠션들과 대비되는 의미에서 '일반 쿠션 테이블' 등의 단어 중에서 적당한 것을 찾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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