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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인생

굽어 돌아가는 길/박노해

작성자상현 덕비|작성시간26.06.11|조회수12 목록 댓글 0

굽어 돌아가는 길/박노해

올 곧게 자란 소나무보다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아름답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
휘청 굽이 친 강줄기가 더 정답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 보다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하지 말아라
돌아서지 말아라 삶은 가는 것이다
그래도 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남아 있다는 것

곧은 길 만이 길이 아니다
빛나는 길 만이 길이 아니다
굳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 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이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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