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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수필인생

구겨진 생을 펴다/김해자

작성자상현 덕비|작성시간26.06.13|조회수22 목록 댓글 0

구겨진 생을 펴다/김해자

저마다 하루치의 수고를 닫아 건
캄캄한 골목길 오늘도 우성세탁소 안은 환하다
열린 문 사이로 스팀다리미 뿌연 열기 줄지어 승천하고
세탁통은 둥글게 둥글게 돌아가는데
몸에 맞지 않는 옷 덮고 미싱은 구석에서 말없이 존다
문득 다림판 앞에 서서 구겨진 허물
정성껏 펴는 아저씨 얼굴이 성자 같다
그의 등 뒤로 활짝 펴진 생들이 천장 가득 하늘거리는데
무거운 짐을 펴는 그의 등은 누가 펴줄까
하늘을 보니 별빛 몇 모여 세탁소 간판을 걸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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