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동양고전

신분에 안 맞으면/허균의『한정록』

작성자상현 덕비|작성시간26.06.07|조회수18 목록 댓글 0

신분에 안 맞으면

 

옛날 중국 형산 땅에 가난한 선비가 살았다.

그는 끼니 때마다 걸식을 했다.

 

어쩌다 돈이 생기면 술을 마셨고,

술이 깨면 다시 저잣거리에 나타났다.

 

어느  그의 허름한 행색이 마음에 걸렸던 부자 친구가

도포  벌을 선물했다.

 

며칠  부자 친구는 길에서 우연히 그를 마주쳤다.

그런데 자신이 선물한 도포가 아니라

여전히 더러운 베옷을 입고 있는  아닌가.

 

의아하게 여긴 부자 친구가 물었다.

내가  도포는 어쩌고 행색이 여전히  모양인가?” 
 
가난한 선비가 대답했다.

도포가 없을 때는 아무데서나 빌어먹고,

잠을  때도 문을 잠그지 않았네.

 

그런데도포가 생긴 뒤로는 밖에 나갈 때마다 문을 잠그고,

잠을  때에도 자물쇠까지 채웠다네.

 

오늘 도포를 입고 거리에 나왔다가

문득 내가  옷에 매여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네.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도포를 벗어주었더니

이렇게 편하고 좋을 수가 없군.”

 

허균의한정록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