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한끝' 차이
한나 아렌트가 아돌프 하인리히의 재판을 보면서 놀란 것은
악행 자체의 논리적 완결성(치밀하게 준비해
근면하게 학살했다는 점에서)에 비하면,
그 일을 행한 자의 정신적 수준은
너무나 천박하다는 점이었다.
하인리히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그 일을 했다고 대답한다.
악행의 이유는 그렇게 짧거나 사실상 거의 없다.
악행은 정신적 수준이 저열하고
천박한 사람도 가능하다.
그래서 그들은 악행의 이유를 모른다.
그러나 선행을 행하려면 수준이 높아야만 한다.
세 살배기도 악행은 저지를 수 있지만,
선행을 하려면 좀 더 배워야 한다.
한나 아렌트에 의하면,
악행이 끔찍하면 끔찍할수록
천박한 인간일 가능성이 높다.
사실 악은 선의 결여일 뿐이다.
선을 행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행위가 바로 악행이다.
선을 행하는 건 힘들다.
하지만 악을 행하는 논리는 너무나 빈약하거나 없다.
악은 그저 선을 행하지 못하는 자들의 행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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