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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야**설

[스크랩] 헐크의 여인들 ㅡ 2부ㅡ20장

작성자올챙이|작성시간12.06.14|조회수22,830 목록 댓글 0

동찬이 사우나에서 돌아오자 충영은 무료하지 않도록 그와 주로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식사 때가 되자 충영과 경희가 거실에 상을 폈고 미옥과 경진은 준비한 음식을 상에 놓았다.

“아우. 이거 진수성찬이네요.”
충영이 상 위에 놓인 음식들을 보며 감탄하자 경희가 자랑하듯 그에게 말한다.
“오빠. 우리 엄마는 못하는 음식이 없어. 그리고 하는 것마다 다 맛있어.”
“하하. 그래. 아버님. 이쪽으로 오십시오. 오늘은 제가 아버님하고 대작 좀 해드리겠습니다.”
“허허. 좋지. 막내야. 우선 소주부터 가져와라.”
동찬이 입맛을 다시며 말하자 미옥이 그에게 말했다.
“술 같은 것은 경미 시키지 말아요. 경희야. 네가 가서 맥주랑 소주 좀 가져 와.”
“응. 알았어. 나는 맥주 마셔야지.”
경희가 기분이 무척 좋은지 노래하듯 말을 하며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왔다.

“자. 한 잔 올리겠습니다.”
충영이 동찬에게 술을 따르자 그도 충영의 잔에 소주를 따랐다.
동찬이 건배를 청하자 충영이 잔을 부딪쳤다.
안주 없이 두 남자가 한 번에 잔을 비우자 미옥이 참견한다.
“빈 속에 마시지 말고 안주랑 같이 먹어요. 오늘은 여자들도 끼워주고.”
경희가 미옥에게 말했다.
“엄마. 내가 맥주 따라줄까?”
“응. 우리 둘째가 따라주는 술 한 번 마셔보자.”
미옥이 경희가 따라주는 술을 한 모금 마시자 경진과 경희도 상에 둘러 앉아 서로의 잔에 맥주를 따라주었다.
경미는 아직 어려서 술 대신 음료수로 잔을 채우고 거기 모인 사람들 전부가 잔을 부딪치며 건배를 했다.
“앞으로 문을 열 식당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건배!”

준비한 음식을 나누고 즐겁게 마시다 보니 다들 술이 얼큰하게 취해갔다.
특히 처음부터 안주는 거의 먹지 않고 소주를 물 마시듯 마시던 동찬은 취한 기색이 역력했고 그와 보조를 맞추며 잔을 비운 충영은 주량이 세서 아직 취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동찬히 취기를 드러내자 경진이 노래방을 가자고 제의했다.
식구들 모두 찬성하여 그들은 콘도를 나와 노래방으로 갔다.

가장 큰 특실을 빌려 차례대로 노래를 부르는데 동찬도 옛날 흘러간 노래이긴 하지만 제법 노래를 곧잘 불렀고 맥주를 시키더니 누가 됐든 노래가 끝날 때마다 맥주를 한 잔씩 홀짝거렸다.
그 모습을 보고 경진이 말리려하자 미옥이 그녀의 손을 잡고 고개를 흔들었다.
“오늘은 모처럼 식구들 모두 놀러 왔으니까 마음껏 마시라고 해라. 술 마시고 심하게 주정할 사람은 아니잖아?”
“그래도 몸 상하잖아?”
“저렇게 마시고 싶어 하는 걸 어찌 말리겠니? 오늘만 놔두자.”
“알았어. 엄마 남편인데 엄마가 놔두라면 놔둬야지.”
경진이 웃으며 맥주를 마셨다. 그녀도 이미 주량을 오버하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좋아서 빨리 취하진 않았다.

충영은 노래방에서는 술을 마시지 않고 그저 경진의 식구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오빠! 춤 한 번 출까?”
느린 음악이 나오자 경진이 춤을 청한다.
“좋아.”
충영은 경진의 손에 이끌려 나가 그녀와 함께 춤을 추기 시작했다.

느린 음악에 그녀의 몸을 안고 춤을 추는데 대학 다닐 때 사교춤에 대해 어느 정도 배운 지식이 있어 경진을 리드하며 곧잘 춰 나갔다.

짝짝-
노래가 끝나고 둘이서 들어오자 사람들이 박수를 친다.
“오빠. 춤도 잘 춘다. 키가 커서 그런지 되게 멋있게 보여.”
경희가 칭찬하자 충영이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어보였다.
“잘 추진 못하고 대학 때 조금 배운 거야.”
“이번엔 내 차롄데 내가 부를 노래도 느린 음악이니까 이번엔 엄마하고 춰 봐.”
경희의 말에 경진이 손뼉을 치며 즐거워한다.
“호호. 잘 됐네. 오빠. 우리 엄마하고도 한 번 춰.”
“하하. 그럴까? 어머님, 괜찮으시겠어요?”
충영이 묻자 미옥이 붉어진 얼굴로 그를 보며 웃는다.
“나야 좋지. 이렇게 젊은 남자하고 춤을 춰 본적이 없는데 내가 오늘 단단히 호사하는 구나.”
미옥이 일어서자 충영은 그녀와 함께 자리에서 나갔다.

음악이 시작되고 경희가 노래를 부르자 충영은 미옥의 몸을 안고 춤을 리드해 나갔다.

‘......!’
그냥 옆에서 보기엔 나이 든 장모와 사위가 정겹게 춤을 추는 것 같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흐르고 있는 분위기는 그것이 아니었다.
충영은 스텝을 밟으면서 미옥에게서 전해지는 미묘한 감정들을 느낄 수가 있었다.
낮에 마사지를 받은 후 지금까지 미옥의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확실하게 달라지고 있었다.
당사자가 아니면 느끼기 힘든 그런 미묘한 것들을 두 사람은 주고받고 있는데, 주는 쪽은 미옥이고 받는 쪽은 충영이다.

저녁 식사 때 술을 마시면서도 충영은 미옥이 겉으로 웃고 딸들을 챙기면서도 가끔씩 자신의 눈치를 보는 것을 느꼈다. 그러다 눈이 마주치면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묘한 눈빛을 보이고 얼른 시선을 돌리는 것을 몇 번이나 경험했던 것이다.

노래가 2절로 넘어가자 충영은 조금씩 몸을 가까이 해 그녀의 허리를 당겼다.
그가 당기는 대로 미옥이 딸려오자 충영은 남들이 보지 않는 사각지대로 몸을 틀며 절반쯤 발기한 자지를 그녀 쪽으로 밀었다.
묵직한 질량감을 느낀 미옥이 거리를 두지 않고 오히려 충영의 몸 쪽으로 붙었다.
서로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 둘의 몸은 점점 다가가 하체가 딱 붙었다 떨어지고 또 사람들의 시선이 안 보이는 지점에서 다시 찰싹 달라붙었다.

노래가 다 끝나자 충영은 미옥의 몸을 안고 자리로 들어오며 생각했다.
‘오늘 나한테 필이 꽂힌 것 같은데, 어쩌지?’
미옥의 태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충영은 계속 느끼고 있었다. 틈만 나면 그와 시선을 교환하려 하고 시선이 부딪치면 뭔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듯 애틋한 시선을 보내다 곧바로 눈을 돌린다. 그리고 지금 춤이 끝나고 자리로 돌아가는 중에도 그의 허리를 팔로 붙들고 몸을 기대는데 그녀에게서 뭔가 간절한 감정이 전해져 오는 것이다.

자리에 앉자 경진이 미옥에게 묻는다.
“엄마. 엄마도 춤 잘 추네. 어때? 젊은 남자하고 춤 춘 소감이.”
“아주 좋다. 10년은 젊어진 기분이야.”
미옥이 경진에게 웃으며 말하고 목이 타는지 맥주를 잔이 비도록 다 마신다.

충영은 미옥과 춤이라도 한 번 추시라고 말하려고 동찬에게 시선을 주었다.
‘......!’
하지만 동찬은 이미 술에 만취가 됐는지 몸이 건들거리고 눈에도 힘이 풀려 있었다.
충영은 그 모습을 보고 미옥에게 말했다.
“아버님은 이제 술 그만 마셔야겠는데요?”
미옥이 그의 귓가에 입술을 대고 속삭였다.
“그냥 두게. 다른 말은 잘 듣는데 술에 있어서는 내 말도 잘 안 듣는 사람이거든.”
“예. 그럼 노래라도 시켜야겠네요.”
충영이 동찬에게 노래를 시키자 그가 사양하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아빠, 오늘 기분이 진짜 좋은 가보다. 저렇게 노래도 많이 하고 기분 좋은 모습 첨 본다.”
경희가 경진에게 말하자 경진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러게. 술이 너무 취하긴 했어도 나쁘진 않다. 그지?”
“응.”

들어온 지 두 시간이 넘어서야 그들은 아쉬운 대로 만족하며 노래방을 나갔다.
콘도에 돌아오자 동찬은 몸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취했고 충영은 미옥과 함께 그의 몸을 안고 침대방으로 갔다.

동찬을 침대에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주자 그가 바로 코를 골며 잠이 들었다.
“어우. 술 냄새. 이 양반. 오늘 술을 너무 많이 마셨네.”

미옥이 인상을 쓰며 밖으로 나오자 경진이 묻는다.
“아빠, 잠 들었어?”
“응. 코도 심하게 골고 술 냄새가 너무 나서 오늘은 도저히 같이 못 자겠다.”
미옥의 말에 경미가 그녀에게 쪼르르 달려가더니 팔을 붙들고 소리쳤다.
“엄마. 나랑 같이 자자. 엄마도 오빠 옆에서 자. 내가 오빠 왼쪽, 엄마가 오빠 오른쪽.”
“호호. 그럴까?”
미옥이 사양하지 않자 경진과 경희도 그녀를 보며 웃는다.
“엄마. 정말 그럴 거야? 오빠 옆에서 잘래?”
경진이 묻자 경희가 부추겼다.
“그래. 오늘은 엄마랑 오빠, 경미 이렇게 셋이서 거실에서 자. 난 경진이 언니하고 다른 방에서 잘게. 언니. 나랑 같이 자는 거 괜찮지?”
“당연히 좋지. 우리 둘째. 이 언니가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경진이 경희의 몸을 끌어안자 경희가 그녀의 몸을 마주 안으며 애교를 부렸다.
“으응. 나도 우리 언니, 세상에서 제일로 사랑해.”
술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경희가 평소와 달리 무척 살갑게 굴자 경진은 기분이 좋아 활짝 웃으며 그녀의 몸을 꼭 껴안았다.
“오늘 이렇게 꼭 안고 자자.”
“응.”

미옥이 조금 아쉽다며 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내오자 충영은 탁자에 안주를 놓고 경미를 뺀 나머지 여자들과 가볍게 맥주를 마셨다.

옆에서 어른들 얘기 하는 것을 보던 경미가 지루했는지 하품을 하자 경진이 경미를 재운다며 거실에 이불을 폈다.

경미가 잠이 들자 경진과 경희도 그만 자야겠다며 욕실로 갔고 자리엔 충영과 미옥 두 사람만 남았다.
“여기 남은 것만 마시고 끝낼까?”
미옥이 묻자 충영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대답했다.
“저는 아직 괜찮습니다. 내일이면 서울로 가야하는데 왠지 아쉽기도 하고... 어머님은 어떠세요. 더 마시고 싶으세요?”
“아니. 술은 이 정도면 됐어. 아직 잠은 오지 않지만 애들도 잔다고 하니까 이제 그만 하지.”
미옥이 충영의 얼굴을 보는데 그 눈빛 속에 뭔가 애틋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다 쏟아낸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여기는 제가 간단하게 정리하겠습니다.”
“그냥 둬. 내가 할 테니까.”
“아닙니다. 어차피 욕실도 써야 하니까 경진이 나올 때까지 어머님이나 돕고 있을 게요.”
“그래.”
미옥을 도와 먹고 마시던 것들을 정리하던 충영은 욕실에서 경진과 경희가 나오자 그들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제 잘 거지?”
“응. 거기도 끝났어?”
경희의 말에 충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시간도 늦었는데 이제 끝내야지. 나도 욕실 쓸 거니까 둘 다 잘 자고 내일 보자.”
“응. 오빠도 잘 자.”

두 자매와 인사하고 욕실로 들어간 충영은 간단하게 양치와 세면을 한 뒤 거실로 나왔다.

경진과 경희는 이미 잠을 자러 방으로 들어갔고 미옥은 주방에서 뭔가를 분주하게 하고 있었다.

충영은 잠옷으로 갈아입고 경미의 곁에 누웠다.

몸을 경미 쪽으로 틀어 등을 보이며 자고 있는 그녀의 몸을 끌어안고 충영은 생각에 잠겼다.
과연 미옥은 그의 곁에서 잠을 잘 것인가...
아니면 그냥 경미 곁에서 잘 수도 있고 동찬이 자고 있는 방으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충영은 묘하게도 미옥이 자신의 곁으로 올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느낌이지만 분명히 미옥이 자신을 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은 거의 정확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었다.

충영은 손을 뻗어 경미의 가슴을 가볍게 주물렀다. 그러다 양이 차질 않자 허리 아래로 손을 뻗어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손을 위로 올리자 브래지어도 하지 않은 경미의 맨 가슴이 만져진다.
충영은 탄력 만점인 경미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으응.”
잠결이지만 기분이 좋은지 경미가 콧소리를 낸다.

자지가 단단하게 서자 충영은 그 발기한 자지를 경미의 엉덩이 골짜기에 바짝 대고 비볐다.
어차피 4년 정도 기다리면 경미는 자신의 여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죄책감이나 미안함도 없었고 그렇게 자지를 비비다 보니 여자의 보지가 간절해진다.

그제는 경진이와 더할 수 없이 만족한 섹스를 했고 어제는 경희의 숫처녀를 경험했다. 이틀 연속 섹스를 했지만 오늘 술에 취해서인지 몰라도 여자 생각이 어제나 그제보다 더욱 간절하게 난다.

그때 주방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멈추더니 미옥이 욕실로 들어가는 기척이 났다.

그렇게 몇 분이 흐르자 욕실문이 열리며 미옥이 거실로 나와 이쪽으로 다가왔다.
충영은 아직 잠이 들지 않았지만 깨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아 경미 쪽으로 누워 있는 몸을 그대로 두고 아주 천천히 경미의 가슴을 주물렀다.

밖에서 들어오는 조명 빛이 신경 쓰이는 걸까?
창으로 가서 블라인드를 다 내려 거실을 칠흑같이 어둡게 만든 미옥이 그제야 이쪽으로 와서 이불을 들추고 충영의 곁으로 누웠다.
‘역시...’
충영은 등 뒤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기척에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하며 그대로 가만있었다.

충영이 미동도 하지 않고 가만있자 미옥이 옅은 한숨을 쉬더니 그에게로 몸을 틀고 손을 뻗어 그의 허리를 감았다.
미옥이 먼저 접근하자 충영은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경미를 향해 있던 몸을 돌려 천장을 보고 누웠다.
그러자 미옥의 몸이 잠시 물러나더니 전보다 더 가깝게 붙었다. 그리고 그녀의 행동도 전보다 더욱 대담해졌다.

미옥의 손이 충영의 아랫배로 다가와 잠옷을 들추고 매끄러운 살을 쓰다듬었다. 한 동안 아랫배에서 머물던 손이 위로 올라가 평원처럼 드넓은 가슴을 만지다 이내 아래로 다시 내려온다. 아랫배에서 잠시 주춤하던 그녀의 손이 이내 뭔가 결심한 듯 아래 잠옷을 들추고 팬티마저 침범한 뒤 서서히 자지를 향해 내려왔다. 그러다 자지에 손이 걸리자 미옥은 단번에 좆대를 움켜잡았다.
그리고 터져 나오는 그녀의 신음소리...
“아아. 이럴 수가.”
쇠몽둥이처럼 단단하게 발기해 있는 그의 자지를 잡고 그 크기에 놀란 미옥이 저도 모르게 소릴 낸다. 그러다 도저히 궁금해 견딜 수가 없어 그녀는 손을 위로 올려 귀두를 움켜쥐었다.
“아아. 정말...”
미옥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목격한 사람처럼 안타까운 신음소릴 냈다.
그때 충영의 손이 다가와 그녀의 귀두를 잡고 있는 손을 덮었다.

미옥도 그가 잠이 들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 그다지 놀라지 않고 그냥 가만히 있었다.
충영이 몸을 그녀 쪽으로 틀고 미옥의 얼굴을 보았다.

‘......!’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웠지만 코와 코가 마주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서로의 눈빛이 빛나고 있어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괜찮겠어요?”
충영이 나직하게 묻자 미옥이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응. 이번 한 번만...”
말을 하면서도 미옥이 자신의 자지를 잡고 놓질 않자 충영은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잡았다.
안에 브래지어를 하지 않아 말랑거리는 가슴의 감촉이 그대로 느껴진다.

잠시 가슴을 주무르다 충영은 곧바로 손을 아래로 뻗어 그녀의 잠옷을 들추고 내려갔다.
까칠한 보짓털이 느껴지자 그곳을 부드럽게 쓰다듬다 다시 더 손을 내려 보지껍질을 파헤치고 바로 속살을 향해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이미 홍수가 날 정도로 보지는 젖어있었지만 그때까지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미옥은 충영이 질입구를 찾아 그 안으로 굵은 중지 하나를 쓱 집어넣자 그제야 헉, 신음소릴 내며 그의 자지를 꽉 움켜쥐었다.

“아아. 흐으으.”
충영의 현란한 손가락질이 질속에서 펼쳐지자 미옥의 입에서 억제할 수 없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충영도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미옥의 보지를 애무하고 있었는데 방으로 들어간 동찬이나 경진, 경희 등 사람들이 지금 시간에 밖으로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경미도 깊은 잠에 들었고 두 사람의 이런 행위를 들킬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충영은 자기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미옥의 보지를 손으로 유린할 수 있었다.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중지 외에 약지 하나가 더 들어가 두 손가락이 움직이자 미옥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에게 하소연했다.
“아아. 제발... 제발 이걸로 해 줘. 이 뜨거운 게 꿈틀거리고 있어. 아아. 제발 이걸로.”

충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미옥의 보지에서 손가락 두 개를 모두 빼냈다.
“혹시라도 사람들 오면 안 되니까 등 돌리고 뒤로 해 봐요.”
충영의 말에 미옥이 그에게 등을 보이고 돌아누웠다.
미옥의 아랫도리를 벗기고 자신도 아래만 벗은 뒤 충영은 그녀의 엉덩이에 자지를 댔다.
항문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는 입구를 찾아 자지를 밀자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
‘역시... 섹스를 안 한지 꽤 됐구나.’
많은 경험을 통해 충영은 미옥의 보지도 한 동안 남자의 자지 맛을 보지 못했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아이를 셋이나 낳은 미옥인데도 자지가 단번에 들어가지 않고 꽤 저항감을 보이는 것이었다.

몇 번 입구를 두드리다 충영이 힘껏 힘을 가하자 그의 굵은 귀두가 저항을 물리치고 드디어 미옥의 보지 안으로 들어갔다.
“하악!”
보지에 굵고 단단한 자지가 들어오자 미옥이 불이라도 삼킨 듯, 급박한 신음소릴 냈다.
충영도 자지가 들어가자마자 보지가 귀두를 조여오자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자지를 곧바로 움직였다.
질꺽질꺽질꺽-
“흐윽! 흐윽!”
자지가 뒤로부터 자궁을 향해 깊숙하게 들어오자 미옥이 입을 딱 벌리며 신음소릴 내는데 그 굵고 묵직한 질량감은 이제껏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 입에서 절로 터져 나오는 소릴 참고 싶어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후욱! 후욱!”
끝없이 밀고 들어올 것 같던 자지가 자궁입구에 막히자 잠시 주춤하더니 이내 더욱 강하게 압박해온다.
“아아아!”
미옥이 감당할 수 없는 쾌감에 몸을 떨자 충영은 자지를 뿌리 끝까지 밀어 넣고 그녀의 몸을 뒤에서 꼭 안아주었다.
“흐응!”
미옥이 어리광을 부리듯 그의 가슴에 자신의 등을 뒤로 한껏 비비며 탄성을 발한다.

충영이 그 동안의 경험으로 터득한 것인데, 여자는 보지가 뚫리면 그 다음부터는 최대한 남자와 살이 많이 접촉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지금도 그는 미옥의 등에 가신의 가슴과 배를 딱 붙이고 닿는 면적을 최대한 넓혔다.

그 상태로 충영의 입술은 미옥의 귓바퀴에 닿고 앞으로 뻗은 두 손은 각각 아래위로 나뉘어 가슴과 클리토리스를 점령했다.
충영의 큰 체격에 자신의 몸을 완전히 점령당한 미옥의 입에서 황홀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흐으응! 으응.”
충영이 미옥의 가슴을 주무르며 귓바퀴를 이로 잘근잘근 깨물다 속삭였다.
“기분 좋아?”
“응. 너무 좋아서 이대로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미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충영이 깊이 묻어두었던 자지를 더욱 세차게 밀었다.
“그러면 안 되지. 앞으로 할 일이 많은데.”
“흐응. 앞으로 이보다 더 좋을 일은 절대로 없을 것 같아서... 지금 너무 좋아서 미칠 것 같아.”
미옥이 엉덩이를 조금 앞으로 빼더니 스스로 움직이며 왕복운동을 한다.
충영은 그녀가 하는 대로 놔두고 계속 손과 입으로 애무를 했다.
“아아. 이럴 줄 알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아. 아아.”
충영이 물었다.
“오늘 낮에 경락 받으면서 이런 생각했어?”
“응.”
“나도 당황했는데. 그쪽이 너무 좋아해서...”
충영은 그녀를 범한 후로 어머니란 말을 쓰지 않는다.

“아응. 어쩔 수가 없었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걸 느끼게 되니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어.”
“그런 것 같더라. 경진일 생각하면 안 되는 건데 거기가 나를 원하는 것 같아서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으응. 경진이... 옛날 경진이하고 충영일 집에 두고 경미와 시장을 간 적이 있었어. 한 시간이 넘도록 장을 보고 집에 돌아왔는데 경진이 표정이 너무 행복해 보이는 거야. 둘이서 이런 거 했다는 건 짐작했지만 경진이 얼굴이 너무 예뻐지고 빛이 나 보이는 데다 그 아이가 충영일 바라보는 눈빛이 얼마나 따뜻하던지... 그때 생각했었어. 대체 충영이가 경진이한테 얼마나 잘 해 줬으면 저 아이가 저런 표정을 다 지을 수가 있을까...”
“뭐야? 그럼 그때부터 날 생각하고 있었단 거야?”
“충영이 놀라 그녀의 가슴을 세게 주무르자 미옥이 고개를 끄덕인다.
“응. 딸이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언감생심 표현은 전혀 할 수 없었지만 마음으로는 의식을 했어. 그러다 경진이가 자살을 기도하자 그런 생각은 더 굳어졌었어. 정말 경진이한테 충영이가 얼마나 잘 해 줬으면 목숨까지 끊을 생각을 한 걸까. 충영이한테 그런 사랑을 받은 경진이가 부럽기도 했고.”
“지금 거기에 들어 있는 내 건 어때? 느낌이 좋아?”
충영이 귓불을 깨물며 묻자 미옥이 고개를 움츠리며 대답한다.
“이렇게 뜨겁고 튼튼한 건 정말 상상 이상이야. 틀림없이 좋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토록 크고 굵은 게 있을 줄은 정말. 아아아. 조금만 움직여주면 안 돼? 몸이 뜨거워져서 미칠 것 같아.”
미옥이 애원하자 충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지를 서서히 움직였다.
굵고 큰 그의 자지가 묵직하게 왕복하자 미옥의 입에서 연신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보지에서도 애액이 샘 솟듯 솟으며 충영의 자지를 흠뻑 적셔갔다.

퍽-퍽-퍽-퍽-퍽-퍽
충영의 힘 찬 좆질이 시작되자 미옥의 엉덩이도 그의 좆질에 맞춰 움직였다.

“으으응.”
미옥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소릴 들으며 충영은 점점 더 좆질의 강도를 높였다.
그녀의 행동은 격렬하지 않았지만 주위를 의식해서 최대한 참느라 그런 것일 뿐 그녀의 보지에서는 지금 숨길 수 없는 반응들이 쉴 새 없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좆질을 한 번씩 할 때마다 미옥의 보지에서는 가물었던 샘에서 물이 터지듯 애액이 계속 솟아 흘렀고 그럴 때마다 자지를 조여 충영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좆질을 반복하자 미옥이 몸을 부르르 떨며 또 한 번 애액을 왈칵 쏟았다.

“후으!”
미옥이 긴장했던 몸을 풀며 긴 한숨을 쉬자 충영이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끝났어?”
“몰라.”
미옥이 고개를 저었다.
“한 번 한 거 같은데?”
“응. 너무너무 좋았어. 그런데 거기는 안 했잖아?”
“나야 안 해도 상관없어. 지금 뺄까?”
“안 돼! 싫어.”
미옥이 강하게 도리질을 한다.
“거기 사정할 때까지 하고 싶어. 나 지금 너무 좋아서... 행복해서 죽을 것 같아.”
“알았어. 안에다 해도 되지?”
“응. 나올 때면 안에다 마음껏 해 줘.”

미옥이 말과 함께 고개를 뒤로 한껏 돌렸다.
충영의 얼굴을 보고 싶어 그러는 것 같았는데 그녀가 뒤이어 말한다.
“키스하고 싶어.”
충영은 잠시 망설였다.
‘키스까지 하게 되면 정말 오늘로 끝나지 않을 수 있는데...’
다음에 또 미옥과 섹스를 나눈다는 것은 그의 마음을 부담스럽게 만드는 것이 될 것이다. 경진 외에 이미 경희가 그의 여자가 되었고 경미는 몇 년 후에 그의 여자가 된다. 특히 경진과 경미는 자신이 평생을 돌봐줄 생각이고 지금 기세로 보아 경희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그들의 엄마인 미옥까지 자신의 여자로 둘 순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마음을 그냥 무찌를 순 없는 형편이었다. 만약 그녀와 사이가 틀어진 상태에서 경희와 섹스한 사실이 들통 나면 충영의 입장이 굉장히 난처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와의 관계를 잘 세워놓고 오늘만이라도 그녀를 만족시켜주어 자신의 성적 노예로 만들 수 있다면 나중에 세 자매를 모두 자신이 취한다 해도 그녀가 오히려 방패막이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일단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보자.’
충영은 잠시 드는 생각을 접어 두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바로 혀가 인안으로 들어오자 충영은 그녀의 혀를 빨아 능숙하게 키스를 주도해갔다.
“아아. 어쩜 키스도 이렇게 잘 할까? 몸이 녹는 것 같아.”
미옥이 입술을 떼며 감탄하자 충영은 그녀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감탄사를 발했다.
“딸들이 다 엄마 가슴을 닮았나 봐. 가슴이 참 부드럽고 탄력이 있네.”
“경진이 말고 누구 또 만져본 적 있어?”
“경미.”
충영의 말에 그녀가 말했다.
“경미가 많이 좋아하긴 하지.”
“경진이한테 무슨 말 못 들었어?”
“약간 듣긴 했는데 자세히는 몰라.”
“경미다 날 많이 좋아하고 나하고 이런 것까지 하고 싶어 해.”
충영이 멈추고 있던 자지를 다시 세차게 박으며 말하자 미옥이 몸을 움찔 떨었다.
“그래서?”
“경미를 달래느라 대학 가면 그때 하자고 그랬지. 그러면서 간단하게 애무 정도는 했어. 경진이도 경미는 내가 맡는 것이 좋겠다며 허락한 상태고. 어차피 거기하고도 이렇게 됐는데 경미는 내가 책임질게. 그래도 되지?”
“응. 그러면 나는 사실 더 고마워. 경미가 내 평생 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짐을 거기가 대신 맡아주겠다는 거니까.”
“그럼 대학 갈 때 말고 조금 일찍 경미를 가져도 되겠네?”
“뭐?”
“내가 말고 경미가 원하면 말이야. 요즘도 가끔씩 경미가 날 원하는 눈치를 보이는데 달래느라 애를 꽤 먹거든. 대학 갈 때까지 못 기다리고 경미가 보채면 어쩔 수 없을 것 같기도 해서. 뭐 내가 먼저 그러는 건 절대로 없을 테니까 안심하고.”
“아아. 알았어. 거기 좋을 대로 해, 지금 해 봐. 또 안에서 뭐가 올라 와.”
미옥이 다시 요구하자 충영은 묻어두었던 자지를 빼내 중간쯤에서 좆질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

뒷치기 자세를 바꾸지 않고 그렇게 수십 분 동안 충영은 좆질을 했다.

그 동안 미옥은 여러 번의 절정을 맛보았고 그렇게 지칠 줄 모르고 자지를 움직이던 충영도 한계점에 도달하자 귀두가 더욱 크게 부풀었다.

그가 사정을 준비하자 그걸 알아차린 미옥이 갑자기 몸을 떨며 얼굴을 돌렸다.
“으으응. 해 봐. 나올 것 같으면 해 봐. 어서. 아아악!”
보지가 물을 왈칵 쏟아내며 자지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힘으로 조이더니 그녀의 입에서 짐승 같은 신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우으으!”
귀두가 끊어질 듯 압박을 받으며 자지 전체가 물에 빠진 것처럼 흥건하게 느껴지자 충영은 손가락으로 클리토리스를 빠르게 문지르며 자지를 마지막으로 강하게 박아댔다.

퍽퍽퍽- 퍽퍽퍽퍽퍽-
“하아앙! 어서!”
미옥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사정을 원하자 충영은 그제야 귀두를 있는 힘껏 부풀리며 불알에서 정액을 뽑아냈다.

쿨럭-쿨럭-쿨럭-

충영은 시원하게 정액을 배출하며 미옥의 몸을 꼭 끌어안았다.
그녀도 움직이지 않고 뒤에서부터 쏟아져 들어오는 충영의 정액을 자궁으로 모두 삼켰다.


‘......!’
사정이 모두 끝나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정적만이 거실을 가득 메웠다.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동찬의 코 고는 소릴 들으며 충영은 생각했다.
‘오늘은 정말 길게 한 것 같은데... 한 시간은 넘은 것 같아.’

시간이 조금 더 흐르고 미옥이 안정을 찾은 것 같아 충영은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냈다.
‘......!’
자지가 빠지자 그녀가 몸을 움찔 떨더니 옅은 한숨을 내 쉰다.
충영은 자지로부터 허벅지로 이어지는 부근이 너무 축축한 느낌에 손을 뻗어 그 언저리를 만져보았다.
‘이게 뭐야? 정말 엄청나게 많이 나왔네.’
자신의 자지에서 나온 정액의 양은 한정이 돼 있으니까 거의 다 미옥의 보지에서 나온 분비물이다.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고여 있는 분비물을 만져보다 문득 궁금한 생각에 충영은 손을 그녀의 엉덩이 쪽으로 가져갔다.
‘......!’
역시 미옥의 엉덩이와 허벅지는 충영보다 훨씬 더 물이 많이 고여 있었다.

“좀 씻어야할 것 같아요.”
충영의 말에 미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불을 만져 본다.
“다행이다, 이불은 그렇게 많이 안 젖었어.”
“먼저 씻을래요?”
“아니. 충영이 먼저 씻어. 난 여기 정리 좀 하고...”
“응.”

충영이 일어나 욕실로 갔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나오자 미옥이 어느새 새 이불을 깔고 그를 맞았다.
“여기서 자. 난 경미 옆에서 잘게.”
“그러는 게 좋겠네요.”
충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안으로 들어가자 미옥이 그의 옆이 아닌 경미의 옆자리에 이불을 깔고 욕실로 들어갔다.

‘아우. 피곤하다.’
충영은 크게 하품을 하며 두 눈을 감았다.
이 집 여자들과 3일 동안 날마다 바꿔가며 섹스를 한 셈이고 이제 남은 여자는 경미밖에 없다. 그런 생각을 하자 자신이 정말 나쁜 놈이란 생각도 들었지만 어쩐 일인지 이집 식구들과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어도 이렇게 흘러와 버렸다.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좋다는데 거절할 수도 없고. 서울 가서 더 잘해 주면 되겠지.’
충영은 생각을 접고 잠을 청했다.
그러자 몇 초도 지나지 않아서 깊은 잠으로 빠져들었다.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충영은 모든 상황이 어제와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어 조금 놀랐다.

미옥은 어젯밤 그토록 뜨겁게 타올랐던 것이 마치 연극인 양, 그를 평소처럼 대했고 그녀가 편하게 대해주자 충영도 더 이상 그녀에 대해 신경 쓰지 않고 3박4일의 여행을 잘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올 수 있었다.



용평에서 즐거운 휴가를 보내고 서울로 돌아온 후 충영의 생활은 다시 바빠졌다.
공사는 계속 진행 중이었고 갈수록 백화점을 찾는 손님들도 늘어 충영은 영진과 함께 정신없이 일에 매달렸다.


그렇게 몇 달이 흘러 공사가 모두 끝나자 대성백화점 화양지점은 이전의 촌스러운 모습을 탈피하고 새롭게 단장한 모습을 고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충영은 식당가에서 비교적 목이 좋은 곳에 경진의 식구들을 입점시켰고 한정식을 주 메뉴로 개업한 미옥은 첫 날부터 손님들이 가득 차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식구들과 함께 식당일에 전력투구했다.

새롭게 변한 백화점엔 손님들이 갈수록 늘어갔다.

충영과 영진의 가족 내 입지도 더욱 탄탄해지고 있었는데 강남에 첫 경영을 맡은 명기도 수빈과 함께 열심히 노력한 덕분인지 전보다 매출이 오르고 있어 동민의 마음을 더욱 흡족하게 했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 묘한 것이다.
아침에 깰 때가 다르고, 저녁에 잠이 들 때의 마음이 또 다르다.

한창 정신없이 바쁠 때는 의식하지 않았는데 이제 백화점이 완전히 성장 궤도에 오르고 탄탄해져가자 충영과 영진 사이에서 잠재되었던 문제점 하나가 터져 나왔다.

날이 점점 무더워 가는 6월 어느 날 저녁, 충영은 수진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항상 자신이 먼저 보내는 쪽이었는데 수진으로부터 문자를 받고 보니 마음이 초조해져 견딜 수 없어진 충영은 영진의 눈치를 보다 그녀가 잠들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수진의 방으로 들어갔다.

똑똑-

가볍게 노크를 하고 안으로 들어간 충영은 수진이 컴퓨터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그쪽으로 재빨리 다가갔다.
“어! 언제 퍼머했어?”
수진의 머리 스타일이 바뀐 것을 보고 충영이 놀라 물었다.
“오늘 오후에 했어. 처음 해 보는 퍼머라서 조금 이상해 보이는데. 어때? 오빠 눈에는 괜찮아 보여?”
충영이 훨씬 성숙해 보이는 그녀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미소 지었다.
“수진이 넌 뭘 해도 예쁘지. 그래도 이렇게 머리스타일이 확 바뀌니까 꼭 다른 사람 같다.”
“보기 안 좋아?”
“아니. 그렇지 않아도 총명한 얼굴이 더 지적으로 보이고 좀 더 성숙해 보여.”
“나쁜 건 아니지?”
“응. 예쁘다니까? 오빨 미치게 하려고 작정했니?”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키스를 했다.
“으음.”
수진이 얼굴을 들어 그의 키스에 응했다.

한참 동안 키스에 심취해 있던 두 사람은 숨이 막힐 때까지 서로의 입술과 혀를 빨다 아쉬운 표정으로 떨어졌다.
“아직도 하고 싶은 마음은 안 들어?”
충영이 묻자 수진이 그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직은 참을 만 해.”
“참 지독하다.”
충영이 질렸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저번 수진의 졸업식 때 산정호수에서 섹스를 하고 그 후로 두 사람은 더 이상 섹스를 나누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충영이 문자나 전화를 하면 수진은 꼭 답글을 주었고 오늘처럼 드물지만 먼저 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그럴 때면 충영은 이렇게 은혜라도 받은 듯 그녀와 가벼운 애무를 하며 그녀의 몸을 만질 수 있었는데 그는 수진이 그렇게라도 해주는 걸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 수진은 그에게 세상 그 어떤 보석보다 더 값지고 귀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오늘은 무슨 일로 먼저 문자를 다 줬어?”
충영이 묻자 수진이 먼저 한숨을 쉰다.
“후우. 오늘 기말고사 마지막 시험이 있었는데 준비한 만큼 점수가 안 나올 것 같아서 우울해.”
“그래서 기분전환 하려고 퍼머한 거야?”
“응. 퍼머도 그렇고, 오빠 얼굴 한 번 보면 좀 마음이 풀릴 것 같아서 문자했어.”
“어때? 조금 풀렸어?”
“응. 괜찮아. 기분 많이 좋아졌어.”
수진이 웃자 충영은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다 말했다.
“수진이 너, 학교에서 그렇게 웃고 다니지 마라.”
“왜?”
“내가 매번 말했잖아? 그거 흉기라니까? 네가 그렇게 웃으면 상사병으로 남자들 가슴에 멍이 들어.”
“후훗. 오빠나 그렇지, 모든 남자가 다 그러나? 뭐 그렇다고 해도 내가 그쪽으로 관심이 없으니까 오빤 그런 걱정 안 해도 돼.”
“후. 관심 없어서 좋은 점도 있구나. 내가 수진이하고 자주 못하는 건 아쉬워도 다른 남자한테 관심 안 가진다니까 그 점은 또 괜찮네.”
“호호. 그런데 영진이 언니는 지금 자?”
“아니. 자는 거 확인 못하고 나왔어. 지금 시간이면 자고 있겠지.”
수진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면 안 돼. 혹시 모르니까 이제 들어가 봐. 난 오빠 얼굴 본 걸로 충분하니까.”
“그럴게.”
수진의 말이라면 거역을 하지 못하는 충영이라 그는 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방을 나왔다.

달칵-
문을 열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온 충영은 영진이 탁자에 앉아서 아직도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보자 얼른 그녀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마시고 있어?”
“응. 오늘은 왠지 잠이 더 안 오네.”
“같이 할까?”
충영이 그녀 옆에 앉자 영진이 그의 잔에 양주를 따르며 묻는다.
“어쩐지 즐거워 보인다. 방금 나가서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 좋은 일은 무슨... 요즘 백화점도 최고 호황을 누리고 있고 모든 것이 잘 되니까 짜증날 일이 없지. 왜? 자기는 안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거야?”
“그렇진 않고. 요즘 자기하고 권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으음.”
충영이 신음소릴 내며 양주를 단번에 비웠다.
영진이 그렇게 말하는 데도 충영이 반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신도 그걸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혼 초에는 거의 날마다 섹스를 했던 두 사람이지만 언제부터인지 그 횟수가 줄어들더니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 아니면 그 이상 안 할 때도 부지기수였다.
백화점이 바쁠 때는 거기에 전력투구하느라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이제 두 사람이 특별하게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구르는 수레바퀴처럼 백화점은 잘 굴러갔다. 그렇게 한가한 시간을 갖다 보니 평소 그냥 지나쳤던 것이 지금은 크게 부각되며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영진이 술을 따르자 충영은 한 잔을 더 비웠다.

영진이 세 번째 잔을 채우자 충영이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자기 말에 부정은 하지 않겠어. 사실 우리 사이가 좋은 채로 꽤 오래 지속돼 왔다는 생각도 들고. 옛날 신혼여행 때 그랬나? 자기는 남자하고 사귀면 두 달을 못 넘긴다고 했잖아? 그런데 지금 우리 벌써 1년을 넘겼다.”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영진도 그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그러게. 내가 생각해도 참 신통해. 그냥 남자랑 사귀는 거하고 결혼해서 남편하고 사는 것은 좀 다른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지금도 자기 보면 전혀 싫지 않아. 옛날처럼 가슴 뛰는 그런 감정이 없을 뿐이지. 뭐랄까, 믿음직스럽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은 전보다 더 강해진 것 같거든.”
“나도 그래. 자기가 좋아. 맘 잘 맞는 친구처럼 뭔가 상의하면 뜻도 잘 통하고 사업 파트너로도 전혀 부족하지 않고.”
“음. 우린 그 점에서도 생각이 같네?”
“그러게.”
영진이 잠시 망설이다 충영에게 말한다.
“자기한테 한 가지 할 말이 있는데...”
“말 해.”
“요즘 내게 들이대는 남자가 하나 있거든?”
“정말?”
충영이 관심을 보이며 집중하자 영진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최근에 우리 백화점 고객이 되기 시작한 남자야. 원래 롯데백화점 최우수고객이었는데 어디서 내 소문을 들었대. 그래서 날 만나보고 싶다고 우리 백화점에 와서 나를 보게 됐지.”
“그래서?”
“나를 한 번 보더니 자기 꿈속에 그리던 이상형이라며 백화점도 우리 쪽으로 옮기고 거의 날마다 백화점으로 와서 날 만나고 가는 거야.”
“그런지 얼마나 됐어?”
“보름 정도?”
“뭐하는 남잔데? 여자도 아니고 남자가 백화점이나 드나들고, 좀 이상한 사람 아니야?”
충영이 의심하는 말을 하자 영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 사람, 성진그룹 최회장의 둘째 아들이야.”
“뭐?”
충영이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
성진그룹이라면 재계 서열 10위 안에 드는 막강한 그룹이다. 물론 아직 대성그룹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파워를 지닌 회사인 것이다.

충영은 한 동안 말을 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그의 안색이 밝지 않자 영진이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보았다.
“기분 나빠?”
“뭐, 좋을 리는 없지.”
충영이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그래서. 그 남자하고 잤어?”
영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하지만 한 번 자볼까, 하는 마음은 있어.”
“후후.”
충영은 실소를 금치 못하며 영진의 얼굴을 보았다.
‘역시. 쿨한 여자 맞네.’
남편 앞에서 저토록 시원하게 다른 남자와 자고 싶다는 말을 할 수 있는 여잔 우리 대한민국에서 몇 명이 안 될 것이다.

충영이 다시 물었다.
“그 남자, 꽤 매력 있나 보지?”
“응, 그런 것 같아. 나이는 좀 많은데 얼굴이 굉장히 잘 생겼어.”
“하하. 그렇구나.”
충영의 웃음이 어색하게 변했다.
나이가 많고 얼굴이 잘 생겼다는 말은 충영 자신과 반대되는 성향의 남자라는 말이다. 자신은 영진보다 연하에다 얼굴은 보통이니까...

충영의 얼굴이 굳어지자 영진이 그의 눈치를 본다.
“자기. 기분 나빠?”
“좋을 리는 없지. 하지만 고맙다. 나한테 말 안 하고 그냥 그 남자랑 자도 난 전혀 모르고 지나갔을 텐데...”
“난 그러기 싫어. 뭐든 솔직한 게 좋아.”
“그러시겠지. 나도 자기처럼 쿨한 여자는 처음 보니까.”
“아무래도 우리 자기가 화 난 것 같은데?”
영진이 눈웃음을 치며 그의 곁에 바짝 붙자 충영은 그녀의 몸을 안고 말했다.
“그럼 이 상황에서 웃으며 반길 남편이 있다고 생각하냐? 있다면 그게 남편이냐? 병신이지.”
“그렇지. 아니면 와이프한테 전혀 관심이 없는 남자거나.”
“자기 좋도록 하고 한 가지만 부탁할게. 나한테서 마음이 이미 떠났다면 그것만은 솔직하게 말 해 줘. 그래야 나도 마음의 정리를 하지.”
영진이 정색하며 말한다.
“그런 거 아니야. 나, 진짜로 자기한테 마음 떠나서 그런 거 아니라니까. 맹세라도 할 수 있어. 내가 지금 오히려 불안한 마음이 든다. 자기가 나한테 마음 떠나서 날 버리면 어쩌나, 생각하니까 마음이 추워져.”
“내가 뭘? 자기가 다른 남자하고 자고 싶다고 지금 말하고 있으면서...”
“난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했지만 혹시 내가 실제로 그런 일을 벌이면 자기가 날 떠날 것 같아서 불안해.”
“사람 마음을 어떻게 알겠어?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인데... 내가 변할 수도 있고 아니면 자기가 다른 남자하고 잔 뒤로 마음이 떠날 수도 있지.”

영진이 충영에게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자기 스와핑 한 번 해 볼 생각은 없어?”
“스와핑?”
충영이 의아한 표정으로 영진의 얼굴을 보았다.
“자기 그런 거 한 번도 안 해 봤지?”
“응. 여자하고 정식으로 사귄 것도 두 명 정도밖에 안 되는데 스와핑 같은 거는 생각도 안 해 봤지. 자기는 많이 해 봤나 보구나.”
충영의 말에 영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미국에 살 때는 뭐, 여러 번 해 봤지. 그 남자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꽤 오래 했다는데 내가 운을 떼니까 바로 오케이 할 기세더라고.”
“음.”
충영이 생각에 잠기자 영진이 그에게 말했다.
“나만 하면 미안해서 그래. 옛날엔 내 기분 내키는 대로 하고 살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살면 안 될 것 같고. 그렇다고 마음까지 숨기며 살다가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하면 그땐 더 어긋나지 않을까, 해서 생각해낸 건데... 자기는 싫어?”
“나야 싫은 건 없지. 어차피 자기가 그 남자하고 잘 거라면 같이 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한 번도 안 해 본 거라 호기심도 있고. 대신에 한 가지만 약속하자.”
“뭐든 말해.”
“그걸 하고 나서 우리 관계 끝내기 없기. 그냥 권태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이라 생각하고 끝나면 다시 우리 위치로 돌아오는 거야. 약속할 수 있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네. 난 그 남자하고 계속 지속하거나 할 맘은 추호도 없어. 나이가 나랑 12살이나 차이 나는 띠동갑인데, 그냥 얼굴 인상이 딱 내 타입이라 한두 번 정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뿐이야. 미국에서도 그 정도 잘 생긴 남자는 널렸는데 내가 마음만 먹었다면 거기서 이미 잘생긴 놈하고 쭉 관계를 지속했겠지.”
“뭐, 아무튼 좋아. 그 사람 부인도 동의할 지 의문이고 꼭 성사되라는 법은 없으니까 그 정도로 하고 자자. 피곤하다.”
“알았어. 그럼 자기가 동의한 걸로 알고 그 사람한테 정식으로 말한다?”
“응.”

충영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영진이 그에게 말했다.
“자기야. 오늘 한 번 할까?”
충영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스와핑이 성사되면 그 남자하고 해. 그 전까지는 우리 섹스하지 말자.”
“으응. 우리 자기. 화 난 거 맞구나.”
영진이 일어나 그의 허리에 매달리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화 난 거 아니라니까. 그냥 그러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그래. 우리 결혼생활에서 최대의 사건이 터졌는데 이번 기회에 서로에 대해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알았어. 난 별 부담 없는데 자기가 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네. 좋아. 자기 말대로 할게.”


침대에 누운 충영은 왠지 잠이 오질 않아 옆에서 곤히 잠든 영진의 얼굴을 보았다.
‘술을 좀 많이 마시더니 세상 모르고 떨어졌네...’
“스와핑이라...”
물론 자신은 결혼 하고 나서 여러 여자와 섹스를 즐기며 살았기 때문에 영진이 다른 남자와 잔다고 해서 크게 화가 나진 않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둘 사이가 벌어져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그 다음에 자신의 입지가 어찌 되나 그게 염려스러웠다.
처음 결혼할 때만 해도 하기 싫은 결혼 억지로 하느라 마음이 무거웠지만 막상 결혼하고 백화점 사장이 되어 일을 하고 보니 적성에도 맞고 앞으로 더욱 발전시킬 의욕도 넘치고 있는 상태였다. 그런데 이로 인해 어떤 안 좋은 변화가 생긴다면 지금 상황이 너무 좋은 충영에게는 아주 달갑지 않은 일이 될 지도 모른다.

‘뭐. 혹시 깨진다고 해도 화영이 있으니까 지금 화양지점 정도는 내게 물려주겠지.’
복잡하게 생각해 봤자 머리만 아플 것 같아 충영은 마음을 정리하고 잠을 청했다.


영진과 스와핑 얘기가 나온 지 일주일이 지난 오후, 그녀가 사장실로 찾아왔다.
“오! 어서 와. 요즘은 한가하지?”
충영이 웃으며 반기자 영진이 탁자 앞 의자에 앉아 그를 불렀다.
“자기. 이리 앉아 봐.”
충영이 그녀의 맞은편에 앉자 영진이 목소리를 낮춰 그에게 말했다.
“드디어 성사가 됐어.”
충영은 무슨 말인지 짐작이 갔지만 짐짓 모르는 척 물었다.
“뭐가?”
“스와핑 말이야. 오늘 그 남자한테 연락이 왔는데 와이프가 드디어 허락을 했대.”
“그럼 일주일 동안 남편이 그 부인을 설득한 거야?”
“응. 그 와이프가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그 남자, 이번 일 성사시키느라 정말 와이프한테 손이 발이 되도록 빌고 또 빌었다네.”
“허허 참. 자기는 기분 좋겠다. 자기하고 섹스 한 번 하려고 와이프를 남의 남자한테 사정사정하며 내 맡기려는 그런 남자도 다 있고 말이야.”
“자기. 질투하지 마. 내가 미안해지잖아. 자기도 이번 기회에 한 번 즐겨봐. 스와핑 하면서 부부 사이가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지고 서로에 대해 이해심이 깊어지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까.”
“기왕 하는 거 나도 즐기면서 해야지. 그런데 여자가 내 맘에 들지 모르겠네. 그 여자 맘에 또 내가 들지, 안 들지도 모르고... 조금 긴장되기는 하네.”
충영이 미소를 짓자 영진이 웃으며 말을 받는다.
“그 남자가 옛날별명이 재계 최고 꽃미남이었대. 집안도 엄청나고 얼굴도 그렇게 미남인데 이상한 여자하고 결혼 했겠어? 하긴 여자 쪽 집안이 정계에 진출해 있다니까 정략결혼인지도 모르지만, 그것까지 물어보진 않아서 잘 모르겠고.”
“그럼 그 여자도 정말 조심스럽겠다. 집안이 정계에 진출해 있는데 만약 이런 사실이 소문이라도 나게 돼 봐. 정치인은 스캔들이 치명적인데...”
“그러니까 우리가 딱이지. 우리도 절대로 스펙이 그들에게 뒤지지 않잖아? 더구나 우린 그들보다 훨씬 더 젊어. 이른 나이에 벌써 백화점 사장 부사장인 데다 어려운 백화점 상황을 단숨에 역전시켜 엄청나게 신장시킨 경력이 있지. 우리 부부, 지금 재계에선 꽤 알려진 사람들이야.”
“재계의 젊은 다크호스?”
“호호. 맞아.”
“그 여자는 나이가 몇 살이야?”
“그 남자하고 6살 차이라니까 우리 나이로 35세 정도 되겠다.”
“나보다 8살 연상이네.”
“자기! 마누가가 연상이라 연상녀는 싫지?”
“아니.”
충영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난 그런 거 상관없어. 지금은 여자보다 일이 좋아서... 내 적성에 맞는 백화점 일을 더 열심히 하고 싶어.”
“그래. 스와핑은 이번 한 번만 해 보고 그 다음은 서로 의견을 존중해서 결정하도록 하자.”
“좋아. 이번 일은 자기가 원한 거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 좋고 편한 대로 해. 난 거기에 따르기만 할 테니까.”
“고마워. 우리 남편.”
영진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의 곁으로 와서 뺨에 뽀뽀를 했다.

“오늘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시간 비워 둬.”
영진이 사장실을 나가면서 하는 말에 충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았어. 시간 되면 사장실로 와. 같이 퇴근 하게.”
“응.”


저녁 7시 정각에 충영은 영진과 함께 약속된 식당에서 그들을 만났다.
“여기예요.”
아마도 같은 시간에 들어 온 듯 식당 입구에서 영진이 손을 흔들며 누군가를 부르자 충영은 그녀의 시선이 가는 곳으로 얼굴을 돌렸다.

‘......!’
주차장에서 한 여자와 함께 입구로 들어오는 사내가 있어 충영은 그에게 눈길을 주었다.
‘어우 씨팔. 존나 미남이네...’
충영은 남자의 얼굴을 보고 속으로부터 밖으로 터지려는 욕을 눌러 참았다.
키가 175정도나 될까, 늘씬한 체형에 얼굴이 생각보다 훨씬 더 미남인 남자가 영진을 향해 멋진 미소를 날리고 있었다.
“우리가 좀 늦었네요.”
남자가 세련된 미소를 지어보이며 영진에게 인사를 하자 영진이 그의 말을 받았다.
“아니. 우리도 지금 막 도착했어요.”
영진이 사내를 향해 생글생글 웃자 충영은 가슴 속으로 뭔가 욱, 하는 게 치밀어 올랐지만 여기서 바보가 될 수는 없는지라 그저 사람 좋은 웃음만 흘리고 있었다.
“하하. 안녕하십니까? 저는 멀리서 몇 번 본 적이 있는데 그쪽은 내 얼굴 처음이죠?”
사내가 먼저 자신을 향해 인사하자 충영도 그에게 고개를 숙였다.
“예. 저는 처음 뵙네요. 그보다 여긴 비좁으니 안에 들어가서 정식으로 인사 나누죠.”
충영의 말에 사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 옆에 고개를 숙이고 서 있는 여자를 불렀다.
“여보. 안으로 들어가자.”
여자가 고개를 숙인 그대로 사내의 팔을 꼭 붙들고 안으로 들어가자 충영은 그 모습을 보고 속으로 탄식했다.
‘후우. 얼굴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 저런 여자를 대체 어떻게 설득한 거지?’
충영은 바람만 불어도 넘어질 것 같은 여자의 호리호리한 뒷모습을 보며 사내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충영이 영진과 방 안으로 들어가자 사내가 영진에게 다가와 의자를 빼내 준다.
충영은 마치 자기가 영진의 남편이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하는 사내의 면상을 한 대 갈겨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꾹 참고 영진의 옆에 앉았다.

서로 마주보는 자세로 자리를 한 일행은 먼저 통성명을 했다.
“저는 최세진이라고 합니다.”
“정충영입니다.”
두 남자가 먼저 성명을 밝히자 여자들도 자신의 이름을 소개했다.
“김영진이에요.”
“...이에요.”
마지막 최세진의 아내가 이름을 말하는데 소리가 너무 작아서 들리지가 않는다.
영진이 웃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잘 안 들리네요. 조금만 크게 말씀해 주세요.”
“음.”
여자가 자존심이 상했는지 그때까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영진의 얼굴을 정면으로 보았다.

‘......!’
충영은 여자의 얼굴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뭐야 이거...’
청순하면서도 가련한 인상의 얼굴이다. 비극의 드라마에 나오는 여주인공 역에 딱 어울릴만한 인상, 바로 충영이 좋아하는 그런 타입인 것이다. 첫눈에 사람들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타입은 아니지만 갸름한 얼굴형에 이목구비도 죽은 데 없이 잘 갖춰져 있어 보면 볼수록 호감을 주는 그런 인상의 여자였다.

가슴이 뛸 정도로 여자가 마음에 든 충영은 그녀의 얼굴을 똑바로 보았다.

여자가 영진의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번엔 아주 또렷하고 분명한 어조였다.
“박정희예요.”
“와우.”
영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나라에 새마을 운동을 일으킨 대통령과 이름이 같네요.”
“하하. 그렇지 않아도 이름 때문에 가끔 놀림을 받는답니다.”
세진이 옆에서 참견을 하자 정희가 영진의 얼굴에서 시선을 돌려 충영의 얼굴을 보았다.

‘......!’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자 충영이 먼저 미소를 지으며 무언의 인사를 했다.
순간 정희의 얼굴이 붉어지는 가 싶더니 얼굴을 남편 쪽으로 돌려버린다.
‘이거. 난 첫 인상부터 별로인가?’
충영은 여자가 자신을 외면하자 속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 썼다.
‘하긴... 저렇게 잘 생긴 남편하고 사는데 나 같은 놈이 눈에나 들어오겠냐? 더구나 새파랗게 젊은 데다 덩치는 또 커 가지고...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나.’
충영은 그녀의 아담하고 가녀린 몸을 보며 자신의 체격이 큰 것에 대해 조금은 부모를 원망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그렇게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그들은 음식을 들여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 도중에도 주로 대화는 세진과 영진이 다 이끌었고 충영은 필요한 말 외에는 하지 않고 말을 아꼈다. 그리고 정희는 그마저도 하지 않고 자신에게 물어보는 말에만 간신히 대답을 하곤 했다.

그렇게 식사가 끝나자 세진이 제안을 하나 했다.
“우리 어차피 파트너를 바꿀 거니까 지금 미리 간단하게 데이트나 한 번 하죠.”
“파트너를 바꿔서요?”
영진이 묻자 세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와 영진 씨야 안면이 있지만 여기 두 사람은 아무래도 서로 많이 어색해 보여서 대화라도 좀 나누면 한결 낫지 않을 까 싶네요.”
영진이 충영에게 묻는다.
“자기는 어때?”
“좋은 생각인 거 같아.”
충영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새끼. 듣던 중 제일 마음에 드는 말이네.’
충영도 정희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녀와 따로 시간을 갖고 싶었다.

“여보. 당신도 그렇게 해.”
세진이 정희에게 말하자 그녀가 망설이다 마지못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충영의 눈에 들어왔다.
‘그래. 허락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잘 결정했다.’
충영은 정희에게 속으로 칭찬을 퍼부었다.

식당을 나온 일행은 거기서 파트너를 바꾸었다.
“훗!”
영진이 충영과 정희를 보고 웃는다.
충영도 자신의 옆에 선 정희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
그녀의 키가 160이 조금 안 돼 보이는데, 자신과 최소한 30cm 이상 차이가 나는 데다 그녀는 몸도 가늘어서 꼭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두 사람의 모습이 부조화스럽고 어색해 보인다.
“자기. 집에서 보자.”
영진이 충영을 향해 윙크하며 웃자 그도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일찍 들어 와.”
“알았어. 자기는 데이트 충분하게 하고 좀 늦게 들어와라.”
“후후.”
충영이 웃으며 세진의 차에 타는 영진을 배웅했다.

세진의 차가 먼저 사라지자 충영은 그제야 정희의 곁으로 다가가 말을 걸었다.
“가시죠.”
정희가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뒤를 따르자 충영은 조수석 문을 열고 그녀를 자신의 차에 태웠다.
정희가 자리에 앉자 충영이 안전벨트를 매주며 그녀에게 물었다.
“어디로 갈 까요?”
“모르겠어요. 계획에 없던 거라서.”
“그럼 제가 알아서 모시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정희가 고개를 끄덕이자 충영은 차를 몰고 남산 쪽으로 갔다.
드라이브를 하는 중이라 일부러 천천히 운전하며 충영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참 인상이 좋으시네요.”
“제가요?”
정희가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며 충영을 보았다.
“예. 참 아름다우십니다.”
“그쪽 부인이 훨씬 더 아름답죠. 오늘 그 분을 보고 우리 남편이 과연 쏙 빠질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제 눈엔 정희 씨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 데요? 참. 정희 씨라고 불러도 실례가 안 되겠죠?”
“편할 대로 하세요. 난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마음이 많이 불편해 보이세요.”
충영의 말에 정희가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후우. 남편의 마음을 도무지 모르겠어요. 대체 왜 이런 이상한 짓을 하자는 것인지... 그쪽도 좋아서 하는 것 같진 않던데, 이런 거 동의하세요?”
“아닙니다. 저도 일주일 전에 처음 아내한테 말을 듣고 많이 놀랐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정희 씨 남편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것을 안 이상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솔직하게 말해준 아내가 어떤 점에서는 고맙기도 하더군요. 나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두 사람이 바람을 피워도 저는 전혀 모를 상황이었으니까요.”
“그건 그렇죠.”
정희가 고개를 끄덕인다.
“저도 이런 거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 난감하기도 하지만 어차피 아내가 하려고 마음먹은 이상 그 두 사람을 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왕 그럴 바에는 아내의 부담이라도 덜어주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차피 이런 일로 부부관계를 깨뜨리고 싶지 않은데 나도 같이 동참하면 아내도 나한테 덜 미안할 것이고 지금 권태기에 있는 우리 부부관계에 더 활력소가 될 지도 모르니까요.”
“결혼한 지 몇 년이나 됐어요? 참, 전 그쪽 나이도 몰라요.”
정희의 말에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하하. 결혼한지는 1년이 조금 넘었고 제 나이는 이제 스물일곱입니다. 정희 씨보다 8살 연하죠. 그리고 그쪽이라 부르지 말고 제 이름을 부르세요. 제 이름은 정충영입니다.”
“알아요. 얼굴은 오늘 처음이지만 이름은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단골로 다니는 롯데백화점에 엄청난 시련을 안겨주고 있는 대성백화점의 무서운 신예 사장님이라고...”
“하하. 과찬이십니다. 운이 좋았고 백화점 일이 제 적성에 맞아 열심히 하고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한 번 말을 트자 충영은 정희와 꽤 많은 말을 주고받았다.
“저기 경치가 괜찮은데 차에서 잠시 내려 좀 걸을 까요?”
충영이 차를 멈추자 정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그렇지 않아도 답답했는데 잘 됐네요.”

차에서 내린 두 사람은 선선한 저녁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했다.
길을 걸으며 충영이 그녀에게 물었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도 될 까요?”
정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예. 물어보세요.”
“처음 볼 때도 그렇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정희 씬 이런 거 할 분이 전혀 아니신데요. 어떻게 남편 제안에 승낙을 했나요?”
“으음.”
정희가 어두운 표정을 짓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우린 결혼한 지 올 해로 10년째예요.”
“음. 우리 10배로 오래 됐군요.”
충영이 웃으며 농담을 하자 정희도 살며시 미소를 짓는다. 그러다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그런데 아직까지 아이가 없어요.”
“자식이 없단 말씀인가요?”
“예. 그 동안 무척 노력했는 데도 안 생겨서 이젠 포기 상태죠.”
“그렇군요. 아이를 원하세요?”
충영이 묻자 정희가 눈을 빛내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예. 너무나 간절히 원해요. 남편은 그렇게까지 원하지 않지만 저는 너무 기다렸어요. 하지만 아무리 해도 아이가 안 생기자 남편한테 입양을 하자고 제의를 했어요. 그런데 남편은 입양은 절대로 하기 싫다며 반대를 했죠. 그렇게 1년 동안 줄다리기를 하다 일주일 전에 남편이 충격적인 말을 했어요.”
“제가 아내한테 들었던 말을 똑같이 들었군요.”
정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처음엔 너무 어이가 없어 제가 잘못 들은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하지만 남편이 날마다 나를 성가시게 하며 보채다 마지막엔 이번 한 번만 자신이 원하는 걸 해주면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하더군요.”
“아!”
충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표정을 짓자 그녀가 말했다.
“그토록 싫어하던 입양까지 허락하면서 그 짓을 하고 싶을까, 생각하니 얄밉기도 했지만 자식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커서 그만 승낙하고 말았어요.”
“그랬군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난 아직도 결심이 안 선 상태예요. 충영 씨에겐 미안하지만 당일에 제가 마음이 변할지도 몰라요, 그땐 제발 저를 이해해 주세요.”
“으음.”
충영이 잠시 난색을 표하다 이내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전 지금까지 살면서 여자를 몇 번 경험해 보진 않았지만 여자가 싫다는 데 강제로 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니까요.”
정희가 그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저는 남편 외엔 경험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너무 두려워요. 충영 씨가 그런 제 입장을 이해해 주셨으면 정말 좋겠어요.”
“알겠습니다. 그래도 우리가 아예 처음부터 거절하면 두 사람의 입장이 난처할 테니까 자리에 참석을 하도록 하죠. 그리고 정말 제가 싫어서 마음에 내키지 않으면 저도 무리하지 않겠습니다.”
“충영 씨가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에요. 그 점은 오해하지 마세요.”
정희가 고개를 흔들자 충영이 쓴 웃음을 지었다.
“아닙니다. 저도 제 주제를 잘 알거든요. 남편 분은 정말 잘 생기시고 매너도 좋으시고, 저는 덩치만 컸지 매력 하나 없는 놈입니다. 오죽하면 제 별명이 헐크겠습니까?”
“호호. 별명이 헐크예요?”
정희가 웃자 충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고등학교 때부터 체격이 갑자기 크기 시작해서 붙여진 별명이죠. 정희 씬 저같이 덩치만 큰 남자는 싫으시죠?”
“아니에요. 전 남자가 체격이 크면 좋던데... 제가 작고 가늘어서 그런지 몰라도 남자라면 체격이 큰 사람이 좋아요. 믿음직스럽고 의지할 마음도 들고.”
“하하. 그래도 정도가 있지, 저는 좀 심하게 큰 편이죠.”
“아닌데.. 내 눈에는 괜찮게 보이는데...”
정희의 말에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며 말했다.
“정희 씨를 보고 처음에 깜짝 놀랐습니다.”
“왜요?”
“제가 완전히 좋아하는 타입이거든요.”
“예?”
“청순하고 순결해 보이는 타입을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남자 한 명을 사랑하면 죽을 때까지 그 남자만 바라보며 살 것 같은 그런 외골수적인 타입의 얼굴. 정희 씨가 꼭 그런 타입이에요. 제 아내는 그 반대죠, 아름답고 쾌활하고 솔직해서 좋긴 한데 저는 이상하게 정희 씨처럼 청초하고 순진하게 생긴 여잘 보면 필이 팍 꽂혀서 헤어나질 못합니다. 하하.”

충영의 말에 정희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인다.

그 모습을 보고 충영은 확 덮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어우. 나이도 꽤 들었는데 왜 이렇게 귀엽냐?’
실제 나이는 35살이라는데 겉보기엔 이십 대 중반이나 후반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어찌 보면 영진보다 더 어려보이기까지 하는 정희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며 충영은 그녀에게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툭, 쳤다.
“저기 경치 좀 보세요. 참 아름답지 않아요?”
정희가 고개를 들자 충영이 산 아래로 보이는 도시의 휘황한 불빛들을 손으로 가리켰다.
그러자 그녀가 그의 손길을 따라 얼굴을 돌렸다.
“잘 안 보이는데...”
정희의 키가 작아 경치를 제대로 불 수 없자 충영은 그 틈을 타 그녀의 뒤에서 골반을 양손으로 잡고 쑥 들어올렸다.
“어머!”
몸이 허공으로 쑥 들어 올려지자 정희가 놀라 비명을 지른다.
“하하. 가만 계세요.”
충영이 마치 가벼운 역기를 들 듯 정희의 몸을 위로 끝까지 들어 올리며 쾌활하게 말했다.
“제가 정희 씨 남편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인 것 같네요. 높은 곳에서 감상하세요.”
“무거워요. 내려주세요.”
정희가 그의 머리 위에서 소리치고 있지만 그다지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기색이 아닌 것을 보고 충영은 내친 김에 그녀의 다리 사이로 고개를 밀어 넣고 무등을 태웠다.
“전 힘이 하나도 안 드니까 차분하게 감상하세요.”
“아아. 난 괜찮은데...”
“저도 괜찮습니다. 하하.”
충영이 내려줄 기색을 보이지 않자 정희가 포기하고 그의 목 위에서 서울 야경을 바라보았다.

한참 동안 말없이 경치를 바라보다 정희가 약간 갈라진 음성으로 그를 향해 말했다.
“이제 됐어요. 내려주세요.”
충영이 그녀의 몸을 다시 한 번 가볍게 위로 올리자 정희가 탄성을 발했다.
“아아.”
충영은 그녀의 몸을 살며시 아래로 내려 전혀 충격 없이 발이 땅에 닿도록 했다.

‘......!’
정희가 자신을 쳐다보는데 충영은 그녀의 눈빛이 처음보다 많이 풀어진 것을 느끼고 기분이 좋아 조용히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목을 그의 두툼한 손에 잡히자 정희가 흠칫, 몸을 떤다.
뺄까, 말까, 망설이는 것일까...
입술을 깨물다 정희가 그의 손에 자신의 손을 맡기고 몸을 돌렸다.
“이제 그만 돌아가요. 집에 가고 싶어요.”
“예. 알겠습니다.”
충영이 그녀의 손을 놓지 않고 차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다.


정희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충영이 돌아가자 영진이 먼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땠어?”
“뭐가?”
영진이 그에게 말한다.
“그 여자하고 잘 됐어?”
“뭐, 그냥. 처음보다는 더 친해졌어. 지금도 그 여자는 롯데백화점 이용한대. 한 번 단골을 정하면 좀처럼 바꾸기 어렵다면서...”
“그래?”
“응. 뭐, 최소한 고객 한 명 정도는 우리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겠더라. 섹스하지 않더라도 말이야.”
“그 여자가 섹스하는 거 원치 않는대?”
“응. 그러더라도 이해해 달라고 그러더라.”
“으음. 그러면 곤란한데...”
영진이 턱에 손을 괴고 생각에 잠기자 충영이 그녀에게 말했다.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신경 쓰지 말고. 자긴 어땠어? 벌써 진도 나간 거 아니지?”
“응. 가볍게 키스 정도?”
“얼굴 보니까 가볍게 한 거 아닌데?”
영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으응. 하다보니까 조금 진하게 하긴 했지. 그래도 그 정도까지야. 더 이상은 본 게임 때 하자고 미뤄뒀어.”
“그래. 날짜 잡아라. 기왕 하기로 한 거 빨리 해 치우자.”
“오케이. 세진 씨도 엄청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 남자도 미국에서 유학생활 할 때 꽤 놀았나 봐. 스와핑도 여러 번 해 봤다고 하더라.”
“잘 됐네. 경험 많으니까 두 사람이 잘 리드 해 봐. 기왕 하기로 한 거 나도 해 보기는 해야 할 텐데... 그 여자가 강경하게 거부하면 난 못하는 거니까.”
“알았어. 세진 씨한테 말할게.”
충영은 세진씨, 라고 말하는 영진의 행복해하는 얼굴을 보자 약간의 질투가 느껴졌지만 마음속으로 참고 넘겼다.
‘그래. 내가 질투할 입장이냐? 그 동안 따 먹은 여자만 해도 영진이한테 면목이 없는 거다.’

충영은 영진에게 다가가 그녀의 몸을 살며시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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