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누구세요?”
낮게 가라앉은 수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충영은 얼른 대답했다.
“나야 수진아. 들어가도 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충영은 잠시 망설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있던 수진이 상체를 조금 일으키며 그에게 묻는다.
“왜?”
“저녁 안 먹어서. 전복죽 가져왔어.”
“생각 없다고 했잖아?”
“조금이라도 먹어. 먹어보면 들어갈 거야.”
충영이 침대에 앉자 수진이 고개를 흔든다.
“안 먹어.”
위장은 텅 비어서 배가 고플 텐데도 수진이 고집을 부르며 먹기를 거부하자 충영이 다시 그녀를 달랬다.
“수진아. 조금만 먹자. 응? 착하지?”
“내가 아기인 줄 알아?”
수진이 팔로 쟁반을 치자 충영의 손이 심하게 흔들리며 하마터면 죽이 엎질러질 뻔 했다.
순간, 충영의 안색이 변하며 그가 수진의 얼굴을 보았다.
수진도 그를 보는 중이어서 두 사람의 눈이 부딪쳤다.
‘......!’
한참 동안 그녀를 보며 뭐라 말을 할 듯, 하던 충영은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그래. 죽은 여기 두고 갈 테니까 나중에라도 생각나면 먹어라.”
충영이 몸을 돌리고 나가려하자 수진이 큰 소리로 그의 등을 향해 말했다.
“가지 마!”
충영이 멈칫, 하며 뒤를 돌아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수진이 말없이 그를 보자 충영이 다시 고개를 돌려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
자신이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충영이 나가려고 걸음을 떼자 수진의 얼굴에 다급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오빠, 라고 작게 부를 때 충영이 문에 달린 버튼을 눌러 문을 잠근 뒤 다시 몸을 돌려 수진에게 걸어왔다.
나가는 줄 알았던 그가 오히려 문까지 잠그고 자신에게 오자 수진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그의 얼굴을 보았다.
충영이 수진의 곁에 앉아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키스를 했다.
이번엔 수진이 반항하지 않고 그의 입술과 혀를 모두 받았다.
긴 시간 동안 깊고 격렬한 키스를 나누고 충영이 그녀를 놓아주자 수진이 숨을 헐떡이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오빠!”
수진이 조금 전과 달리 약한 모습을 보이자 충영은 그녀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 충동적으로 그녀의 몸을 밀었다.
수진이 침대에 쓰러지자 충영은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 단단하게 발기한 자지를 보지둔덕에 대고 비벼댔다.
“오빠. 또?”
수진이 놀라 그의 얼굴을 보자 충영이 고개를 저으며 한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니. 그냥 이렇게만 해도 충분하니까 조금만...”
뜨겁게 달아오른 자지를 비비며 충영은 두 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마구 주물렀다.
“아아. 오빠는 그쪽으로 너무 강한 거 같아. 벌써 또 이렇게... 단단해졌어.”
수진이 그의 등을 끌어안으며 한숨을 쉬었다.
“수진이 네가 날 미치게 해.”
충영이 강한 눈빛으로 수진의 얼굴을 보더니 다시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부딪쳤다.
두 사람의 혀가 강하게 얽히자 이번엔 수진도 그의 혀를 받아 적극적으로 빨았다.
“아아. 이제 그만. 거기가 아파. 그만 해 오빠.”
충영이 점점 세게 자지를 밀자 수진이 고통을 호소한다.
“응. 미안.”
충영이 몸을 일으키자 수진도 그를 따라서 상체를 세웠다.
“오빠.”
“응.”
“당분간 생각 좀 정리 하게 날 내버려 둬. 그래줄 수 있지?”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 대신 약속은 꼭 지켜야 돼?”
“오빠란 남자는 정말...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와?”
수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 그의 표정이 너무 진지한 것을 보고 이내 쓴 웃음을 짓고 만다.
“알았어. 난 한 번 한 약속은 꼭 지키니까 기다리고 있어. 내가 시간까지 오빠 편할 대로 약속한 것은 아니잖아?”
“그야 그렇지. 알았으니까 이제 죽 좀 먹자. 응?”
“알았어.”
수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충영은 죽그릇을 다시 가져와 먼저 간을 봤다.
“마침맞게 식었네. 자. 오빠가 먹여줄게, 아 해봐.”
수진이 입을 벌리자 충영은 그녀에게 죽을 떠 먹였다.
배가 고팠는지 수진이 그가 떠준 대로 죽을 다 받아먹는다.
그릇이 깨끗하게 비자 충영은 수진의 입술에 키스하며 혀를 그녀의 입안으로 집어넣고 남은 죽 찌꺼기를 모두 핥아 자신의 입으로 옮겼다.
꿀꺽-
충영이 입속에 든 것을 모두 삼키자 수진이 눈을 찡그리며 그에게 묻는다.
“안 더러워?”
“뭐가? 우리 수진이 입속에 든 건데 뭐가 더럽냐? 맛있기만 하다.”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수진의 입가에도 기어이 미소가 걸리고 만다.
“하여간... 오빤 진짜,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가 없어.”
“웃었다. 우리 수진이 웃었어.”
충영이 기뻐하며 그녀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했다.
수진의 방에서 나온 충영은 죽그릇을 주방에 놓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영진이 의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충영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또 술 마셔?”“응. 잠이 잘 안 와서.”
충영이 그녀의 옆에 앉으며 약간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습관 되겠다.”
“할 수 없지 뭐.”
“그래. 마약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래도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마.”
“응. 자기도 한 잔 할래?”
“그래. 한 잔만 줘봐.”
영진이 위스키를 따라 주자 충영은 아주 작게 한 모금 입에 넣고 혀로 굴렸다.
주향이 입속 가득 퍼져가는 느낌이 좋아 충영은 미소를 지었다.
“맛이 괜찮네.”
“응. 요즘 이 술에 꽂혀서 자주 마시게 되네.”
영진이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다 마시자 충영은 그녀의 잔에 술을 따랐다.
벌써 꽤 오래 전부터 영진은 자기 전, 이렇게 술을 마셨는데 그것은 모두 마약의 금단현상 때문이었다. 마약이란 게 그 후유증이 생각보다 커서 영진은 약을 중단하며 여러 가지 고통에 시달렸고 그 중 하나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충영이 옆에서 도왔다. 그와 땀을 흠뻑 흘리며 섹스를 하는 날에는 쉽게 잠이 들기도 하지만 평상시엔 불면증으로 고생했고 다음날 출근할 때 몸이 무거워 힘들어하는 것이다. 그렇게 금단현상에서 벗어나보려고 한 대체물이 바로 술이었다. 술을 마시면 그나마 조금은 쉽게 잠이 들기 때문에 한두 잔 마시던 게 지금은 양이 꽤 늘었다.
“자! 이것만 마시고 일어 나. 내가 잠들 때까지 안아 줄게.”
“응.”
영진이 잔에 든 술을 한 번에 털어 넣고 충영의 품에 안겨 침대로 갔다.
침대에 같이 누워 충영은 영진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우리 백화점 확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영진이 충영의 품에 안겨 묻자 그가 바로 대답했다.
“당연히 찬성이지. 지금 백화점이 옛날에 지은 거라 불필요한 공간이 많아. 매장은 늘어 가는데 공간은 부족한 상황이라 공사를 해서 공간의 구조조정을 하자고. 그리고 우리 백화점 바로 옆 건물이 싼 가격에 나왔는데 그 건물도 사서 백화점 별관으로 사용하면 우리 화양지점이 단숨에 대성백화점 서열 10위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그래? 잘 됐다. 아빠한테 말해서 건물을 사달라고 하자.”
“응. 자기가 먼저 아버님께 말을 꺼내 봐. 그 다음에 내가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 테니까.”
“좋아. 백화점이 잘 나가니까 일 할 기분도 나고 살맛이 난다.”
“이제 좀 자라. 내일도 할 일이 많아.”
“으응. 자기도...”
영진이 잠에 빠지자 충영은 살며시 그녀에게서 벗어났다.
똑똑-
“들어와!”
안방문을 노크하던 충영은 안에서 화영의 음성이 들리자 문을 열고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와.”
화영이 침대에 누워 그에게 두 팔을 벌리자 충영은 얼른 이불을 들추고 들어가 그녀의 몸을 안았다.
화영의 몸을 자신의 강인한 팔에 가두고 다른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흐응.”
화영이 기분 좋은 신음소릴 내며 손을 아래로 뻗더니 곧바로 그의 자지를 잡는다.
“아아. 벌써 선 거야?”
화영이 탄성을 발하더니 잠옷 속으로 손을 넣어 맨 자지를 손으로 쥐었다.
“따뜻해. 넣고 싶다.”
“우리 자기. 내 자지 맛본지 너무 오래 됐지?”
충영도 잠옷 속으로 손을 넣어 화영의 맨 가슴을 만졌다.
“응.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
“그 동안 거기 안 썼지?”
“당연하지. 이제 자기 거 아니면 난 안 돼. 으응. 애무도 필요 없으니까 얼른 넣어 줘. 자기 자지 먹고 싶어 미치겠어.”
“알았어. 오늘따라 우리 화영이가 너무 보챈다.”
“다른 사정이 생겨서 못하게 될 까봐 불안해서 그래. 자기야. 얼른 벗어 봐. 내가 빨아 줄게.”
“알았어.”
충영이 잠옷과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리자 화영이 고개를 그의 사타구니에 박고 자지를 빨았다.
“맛있어. 이제 넣을 테니까 자기 누워 봐.”
자지를 빤지 1분도 되지 않아 화영이 그의 몸 위로 올라타 스스로 잠옷과 팬티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자지에 보지를 끼우더니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귀두를 삼키려 애를 썼다.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잠시 후 보지가 따뜻하고 축축하게 젖더니 충영의 굵고 큰 귀두를 먹어치웠다.
“하으. 역시 좋아. 자기야. 어쩜 이렇게 따뜻하지?”
화영이 귀두를 삼킨 이후 그 즉시 엉덩이를 세차게 움직이며 왕복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으후. 너무너무 좋아. 오랜 만에 하니까 느낌이 더 좋은 거 같아. 아아. 자기.., 내 가슴 좀 빨아 줘.”
화영이 상체를 숙이고 젖꼭지를 그의 입에 들이대자 충영이 포도알처럼 단단하게 솟은 꼭지를 입속에 넣고 세차게 빨았다.
“아흑. 좋아.”
퍽퍽퍽퍽퍽퍽퍽-
화영이 위아래로 정신없이 요분질을 치자 충영은 할 일이 없어 그녀의 젖꼭지 두 개를 번갈아가며 부드럽게 빨고 핥았다.
“하앙. 자기, 어쩜 가슴도 그렇게 잘 빨아? 너무 좋아.”
쉬지 않고 왕복을 하던 화영이 지친 듯 엉덩이를 누른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 내가 위에서 할까?”
충영이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작게 한 번 올라버렸어. 이제 자기가 끝날 때까지 위에서 해.”
“좋아.”
충영은 그녀의 몸을 뒤집어 정상위로 자세를 바꿨다.
자지를 깊이 묻어두고 화영의 입술에 키스를 하자 그녀가 그의 입술을 빨았다.
“하아. 너무 좋아. 자기야.”
“응?”
“영진이는 자는 것 확인하고 왔지?”
“응. 술 몇 잔 마시고 깊이 잠들었어.”
“영진이 술 마셔?”
“마약 끊고 밤에 잠을 못자는 날이 많아서 술로 대신 해결하는 가 봐.”
“괜찮을까? 그러다 알콜중독 되는 거 아냐?”
“그 정도는 아닌데 갈수록 조금씩 술이 늘어가니까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해.”
“자기가 잘 좀 해 줘. 이제 간신히 마음잡고 사는 앤데 다시 옛날로 돌아가면 그땐 회복하기 힘들 거야.”
“나도 알아. 신경 많이 쓰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 마.”
“아아. 자기가 있어서 너무 좋다. 든든해. 믿을 수 있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나, 자기 너무 사랑하는 거 같아.”
“나도 자기 사랑해. 내 여자라서도 좋지만 사위 챙겨주는 장모도 좋아. 자기는 내 보물이야. 알지?”
“응. 알아. 자기가 나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아. 아아. 이제 또 느껴진다. 자기야. 움직여 봐.”
화영이 또 시동을 걸자 그녀가 이렇게 되길 기다리고 있던 충영은 그제야 묻어두었던 자지를 절반 쯤 빼내 왕복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
결코 서두르지 않고 충영은 천천히, 부드럽게 자지를 움직였다.
인내심을 갖고 화영의 몸이 충분히 달아오를 때까지 충영이 천천히 좆질을 하자 그녀가 견디지 못하고 그에게 애원했다.
“아아. 자기야. 더 세게. 더 세게 해 봐.”
“어떻게 해 달라고?”
충영이 묻자 화영이 그의 등을 끌어당기며 애원한다.
“그렇게 하니까 감질 나. 더 세게 해 봐.”
“화영이 보지 뚫어지게 박아줄까?”
“응.”
화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충영이 웃으며 말했다.
“말로 해 봐. 뚫어지게 박아달라고 말로 해.”
화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에게 매달리며 말한다.
“자기. 박아 줘. 그 큰 자지로 내 보지 뚫어지게 박아 줘요. 제발.”
“알았어.”
충영이 그녀의 몸을 붙들고 빠르고 강하게 좆질을 가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점점 가속도가 붙자 충영은 화영의 보지에 불이 날 정도로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탁탁탁탁탁탁탁탁탁-
“아으응. 미치겠어. 아아. 정말 거기가 뚫어질 것 같아. 으으으. 자기야!”
화영이 절정으로 치달아가자 쉬지 않고 수 분 동안 좆질을 하던 충영도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
“으으으. 간다.”
충영이 굵은 신음소릴 내며 마지막 박차를 가하자 화영이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감으며 몸을 경직시켰다.
“아아! 어서. 흐윽!”
화영이 절정에 이르자 충영은 그녀의 보지에 좆을 깊이 박고 힘차게 사정을 시작했다.
사정이 끝나고 열기가 가라앉자 충영이 화영의 몸을 안고 물었다.
“좋았어?”
“응. 지금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그 정도로 좋았어.”
그가 화영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말했다.
“고마워.”
“뭐가?”
“그냥, 이것저것 다 고마워.”
그 말은 충영의 진심이었다.
화영이 그에게 여러 가지 고마운 일들을 많이 베풀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고마운 일은 역시 수진이다. 그녀가 수진이란 딸을 낳았기에 오늘 수진의 처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화영이 그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고마운 쪽은 나지. 자기가 아니었다면 난 평생을 이런 좋은 경험 한 번 못해보고 죽었을 거야. 정말 남자가 여자한테 어떤 의미인지 자기를 통해서 알게 됐으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쁘고 좋은 일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쁘고 황홀한 일은 자기하고 이런 거 할 때야. 자기 만나기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 확실하게 알아. 그리고 영진이 다 죽게 생긴 거 구해주고 새 사람 만든 게 다 자기 덕분이잖아? 그 외에도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한테 고마워. 앞으로도 나 지금처럼 계속 사랑해 줄 거지?”
“응. 자기가 날 싫어서 밀어내지 않는 한 계속 사랑할 거야.”
“무슨 그런 말을... 난 절대로 안 변해.”
화영이 맹세라도 할 것 같은 표정을 짓자 충영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나서 말했다.
“그럼 우린 누구 한 사람 죽을 때까지 안 변하겠다. 그렇지?”
“응.”
“사랑해.”
충영이 다정하게 말하며 입술을 가져가자 화영이 무쇠라도 녹일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입술을 받았다.
다음 날.
충영은 백화점에 출근해서 지영을 사장실로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응. 거기 앉아.”
충영이 그녀의 맞은편에 앉으며 바로 본론을 꺼냈다.
“우리 백화점 확장하는 건에 대해서 상의 좀 하려고 불렀어...”
충영이 어젯밤 영진과 나눴던 것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을 꺼내자 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반색을 표했다.
“그렇지 않아도 건의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역시 사장님은 탁월하십니다.”
“허어. 이거 우리 지영이 입에서 아부 성 말도 곧잘 나오고, 많이 변했네.”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지영도 그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부 아닌데... 아무튼 옆 건물까지 우리가 사들일 수 있다면 우리 백화점은 매출이 지금과 비교도 안 되게 늘 겁니다. 여기 화양동이 옛날엔 서울에서 변두리였지만 지금 대단위 아파트도 많이 들어섰고 조금 떨어진 지역엔 정부 고위관료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 바운더리가 꽤 커요. 그래서 롯데백화점도 후발주자로 차고 들어온 것이구요. 사장님이 이번에 한 번 더 힘을 쓰셔서 꼭 옆 건물을 매입해 주세요. 나머지는 우리 실무진들이 알아서 기획안을 올리겠습니다.”
“좋아. 해 보자고.”
충영이 활기 찬 표정으로 말했다.
오전에 몰아두었던 일들을 처리하자 충영의 오후 시간이 한가해졌다.
시간을 확인한 뒤 충영은 경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수화기 저편에서 밝고 활기 찬 경희의 목소리가 들리자 충영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수업 끝났어?”
“응. 어제 수능 끝나서 이젠 그냥 학교에서도 놀아. 지금 오빠네 백화점에 가려는데 괜찮지?”
“응. 어제 못 가서 미안하다.”“아니야. 언니한테 얘기 다 들었어. 오늘은 나 혼자 가는데 오빠 괜찮겠어?”
“괜찮아.”
“바쁜 거 아니지?”
“응. 우리 경희 만나려고 일을 전부 오전으로 당겨서 봤어. 빨리 와라.”
“알았어. 그럼 있다 봐.”
전화를 끊고 한 시간이 못 되어 경희가 전화를 걸었다.
“오빠. 나 백화점에 도착했어.”
“지금 어디니?”
“1층에 있어. 정문 입구에.”
“알았다. 어디 가지 말고 거기 있어. 오빠가 갈게.”
“응.”
전화를 끊고 충영은 퇴근 준비를 서둘렀다.
“경희야!”
경희를 발견하고 충영이 부르자 그녀가 그의 얼굴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여긴 처음이지?”
충영이 가까이 다가가며 묻자 경희가 그를 보며 웃었다.
“응. 오빠가 이렇게 큰 백화점 사장이야?”
“그렇게 됐다.”
충영이 물었다.
“시험 잘 봤다며?”
“응. 공부한 것만큼은 봤어.”
“그래? 잘 했네. 우리 경희 시험도 잘 보고 우리 백화점도 처음 오고 그랬으니까 오빠가 선물 하나 사줘야겠는데...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아니. 선물 안 줘도 돼.”
“그래도 백화점까지 왔으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말 해. 우리 경희, 뒤로 빼고 그런 캐릭터 아니잖아?”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경희도 그를 따라 웃었다.
“날이 추워서 목도리 하나 있으면 했는데, 오빠 그럼 목도리 사 주라.”
“좋아. 가자.”
충영이 경희의 손을 잡고 목도리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갔다.
“어머! 사장님!”
매장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충영을 보고 죽은 부모라도 만난 것처럼 반색을 하며 반긴다.
“여기 이 학생이 할 건데, 목도리 괜찮은 걸로 좀 내놔 봐요.”
“예, 사장님.”
직원이 몇 가지를 골라 내 놓자 충영이 경희에게 말했다.
“경희 네가 마음에 드는 거 골라 봐.”
“응.”
경희가 웃으며 몇 개를 뒤적이다 그 중 한 개를 골라 목에 둘러본다.
“오빠. 이거 어때?”
“예쁘다. 괜찮아. 이걸로 해라.”
붉은 컬러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목도리가 경희의 뚜렷한 얼굴 윤곽과 잘 어울려 보여 충영은 그것을 권했다.
“응. 나도 마음에 들어.”
충영이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건네주는데 경희가 그녀에게 물었다.
“언니. 이 목도리 얼마예요?”
“50만원입니다.”
“에에?”
경희가 화들짝 놀라더니 충영에게 말했다.
“오빠. 그거 말고 좀 싼 거 사자.”
“이건 오빠가 사주는 거니까 가만있어. 빨리 계산 해줘요.”
직원이 충영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고 카드를 받았다.
“무슨 목도리 하나에 50만원이야? 해도 너무 하네.”
경희가 투덜거리자 충영은 웃으며 그녀를 달랬다.
“품질이 좋은 거라 그래. 오빠가 우리 경희 좋아서 사 주는 거니까 이제 그만 하고 기분 좋게 받아라. 알았지?”
“응. 알았어.”
경희가 배시시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자 충영은 문득 수진의 얼굴을 떠올렸다.
‘......!’
수진과 경희는 같은 나이다.
어제 수능도 똑같이 보고 지금 교복차림에 손에 코트를 들고 있는 것까지 비슷하다. 그런데 수진과 비교하니까 경희는 얼굴과 몸매, 그리고 하는 행동까지 모두 한참이나 떨어져 보인다. 물론 경희의 얼굴이나 몸매가 남들에 비해 결코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언니 경진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목구비는 오히려 언니보다 뚜렷하고 몸매도 날씬하다. 하지만 수진의 갸름한 얼굴형과 비교하면 경희는 동그란 편에 그냥 무난한 형이고 이목구비도 수진과 비교하면 다 평범해 보인다.
이렇게 비교대상이 있고 보니 그는 수진의 존재가 얼마나 높게 보이는 것인지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수진의 얼굴을 떠올리자 금방 그녀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다.
충영은 마음을 가다듬고 경희에게 말했다.
“저녁때가 되는데 식사하러 가자.”
“응. 뭐 먹을까?”
경희가 웃으며 행복한 고민을 하자 충영이 물었다.
“어제는 뭐 먹었는데?”
“식구들이랑 나가서 삼겹살 먹었어.”
“음. 그럼 오늘은 고기 종류 말고 다른 거 먹자. 우리 회 먹을까?”
“회? 좋지.”
경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충영은 그녀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갔다.
근처에 있는 일식집으로 가 충영은 경희에게 고급회를 시켜주었다.
“오빠. 나 어제 아빠가 줘서 맥주 한 잔 했는데, 오늘도 한 잔 해도 되지?”
경희가 술을 마시고 싶어 하자 충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어제 맥주 마셨으면 오늘은 와인 한 잔 할래?”
“와인?”
“응.”
“한 잔만 마셔볼 건데. 오빠는 운전해야 하니까 술 마시기 그렇지?”
“그래. 경희 너 집에도 데려다줘야 하고.”
“그럼 그냥 맥주 마실래. 남기면 아깝잖아?”
“저번에 와서 보니까 와인은 잔으로도 팔 던데, 한 잔 정도면 와인으로 마셔 봐.”
“그럴까?”
경희가 호기심에 눈빛을 반짝이자 충영은 웃으며 그녀를 위해 와인도 한 잔 시켰다.
술과 회가 나오자 두 사람은 화목하게 먹고 마시며 얘기를 나누었다.
“그래. 대학은 어디 예상하고 있어?”
충영이 묻자 경희가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다.
“으음. 난 서강대나 성균관대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부모님은 교대 가면 좋겠대.”
“아우. 우리 경희가 공부 잘 했구나. 그 정도 가려면 점수가 꽤 나와야 하는데...”
충영이 웃으며 그녀를 칭찬했지만 어제 전과목 만점을 맞은 수진이와 또 절로 비교가 된다.
“뭐. 점수 낮은 학과 잘 택해서 지원하면 연고대도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야.”
경희가 조금은 우쭐 대는 표정으로 말하자 충영은 그녀를 아낌없이 칭찬해 주었다.
“그래. 우리 경희가 집안도 어려운데 이 정도 하느라 애 많이 썼다. 오빠가 축하하는 의미로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해 줄 테니까 앞으로 돈 걱정하지 말고 다니도록 해.”
경희가 감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오빠! 정말 그렇게 해 줄 거야?”
충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옛날, 경진이 약 먹고 입원했을 때 말이야. 그때 이 오빠가 우리 경희 대학등록금 다 대준다고 말 한 거 같은데?”
“했어. 그때 참 힘들었는데”
경희가 옛날 일을 회상하는 듯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힘들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좋았던 기억도 있어.”
“뭐가 좋았는데?”
충영이 묻자 경희가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았다.
“그때 오빠랑 많이 친해졌잖아? 그 전에도 오빠가 좋긴 했지만 그날 마음이 너무 힘들고 어려웠는데 오빠랑 같이 있으니까 든든하고 오빠가 믿음직스럽고, 아무튼 그때 생각하면 오빠의 따뜻한 품에 안겨 있었던 생각만 나.”
충영은 말없이 웃고 있었지만 그 역시도 그때 이후로 경희와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경진이 혼수상태에 빠져있을 때 두 사람은 서로 큰 의지가 됐고 그 어려운 상황을 같이 보낸 동지의식이랄까, 뭔가 강한 유대감을 느꼈었다.
“그래도 그때 일은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경희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이야. 그리고 오빠가 우리 식구들한테 너무 잘 해 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하하. 예쁘니까 잘 해주지. 경진이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경희하고 경미까지 다 착하고 너무 예뻐. 너희들 보고 있으면 진심으로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난다니까?”
“호호. 나도 그래. 오빠 보고 있으면 괜히 듬직하고 기분이 좋아져.”
“하하.”
충영이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식사가 끝나자 식당을 나온 충영은 경희를 태우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기 싫은데...”
경희가 중얼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충영이 물었다.
“어디 더 가고 싶은 데 있어? 말해. 오빠가 데려다 줄게.”
“아니. 그냥 오빠랑 드라이브나 더 하고 싶어.”
“그래 그럼.”
충영은 한강변을 따라서 차를 몰았다.
한참 동안 가다 경희가 그에게 말했다.
“오빠! 잠시 한강 쪽으로 내려 갈 수 있을까?”
“응. 조금만 가면 고수부지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리 가.”
“응.”
충영이 핸들을 꺾어 도로 오른 쪽으로 내려가자 바로 한강이 보였다.
전망 좋은 곳에 차를 세우고 충영이 경희에게 물었다.
“내려서 걷고 싶어?”
“아니. 추워서 그냥 여기 있을래.”
“그래.”
충영이 시동만 켠 채 라이트를 껐다.
순간 사방이 조용해진다.
경희가 한강을 보며 중얼거렸다.
“조용하다. 세상에 오빠랑 나, 둘만 존재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후후. 우리 경희가 이런 감상적인 여자인 줄 몰랐네.”
그녀가 충영을 보며 말했다.
“오빠!”
“응?”
“나, 오빠한테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뭔데?”
“음.”
경희가 망설이자 충영이 웃으며 손을 그녀의 어깨로 뻗었다.
“왜? 말하기 어려운 부탁이야? 말 해 봐. 우리 경희, 시험도 잘 봤고 예쁘니까 어지간한 부탁은 다 들어줄게.”
경희가 잠시 망설이다 그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나... 첫 키스는 오빠하고 하고 싶어.”
“경희야!”
충영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자 경희가 그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오빠하고 키스하고 싶어.”
“음.”
충영이 신음소릴 냈다.
물론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어제는 수진이와 강제로 몸을 섞기까지 했는데 지금 경희의 고백과 청을 들어주는 것은 그에게 너무나 간단한 일인 것이다. 더구나 경희의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녀는 남자와 키스 한 번 해 보지 못한 숫처녀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경희는 경진의 친 동생이다. 경진이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충영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내심 굳게 다짐했는데 친 동생인 경희와 그런 관계를 맺어버리고 그 사실을 경진이 안다면 그녀에게 면목이 없어진다. 더구나 막내 경미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충영이 경희와 일을 벌일 수는 없는 것이다.
충영이 경희를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경희야.”
“응.”
“오빠가 경진이와 어떤 사이인지 경희도 알지?”
“알아.”
“나도 경희가 좋으니까 키스 정도 하는 것은 상관없어. 하지만 경진이가 알면 우리 두 사람한테 무척 실망할 거야.”
“나도 많이 생각하고 하는 말인데... 오빠가 너무 좋아서 그래. 그 동안 키스 같은 거 궁금했지만 남자하고 한 번도 안 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하고 싶어서였어. 내가 정말 좋아하고 마음에 우러나와서 하고 싶은 그런 남자하고 할 생각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키스하고 싶은 사람은 오빠밖에 없는 걸 어떡해?”
“경희야.”
“언니가 알아도 싫어하진 않을 것 같아. 내가 진정으로 좋아서 한 거라면 언니도 이해해 줄 거야. 시험 잘 본 선물로 하는 거니까. 오빠가 정 마음에 걸리면 언니한텐 비밀로 해. 난 절대로 말 하지 않을 거니까.”
“정말 괜찮을까?”
충영이 한 번 더 빼자 경희는 애가 타는지 그에게로 완전히 몸을 돌리고 말했다.
“나도 언니한테 들어서 다 알아. 어차피 언니하고는 결혼할 수 없는 사이잖아? 언니도 처음에 자살하려는 이유가 오빠하고 더 이상 만나지 못할 거라는 절망감에 그랬다고 했어. 지금은 그저 오빠하고 같이 있을 수 있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걸 다 견디고 살 수 있다고 했으니까...”
“으음!”
“언니가 나하고 경미를 아주 많이 사랑해.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언니가 알면 결코 나하고 오빠를 미워하거나 실망하지 않을 거라 자신해. 그러니까 오빠.”
“내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 거니? 오빠는 잘 생기지도 않았고 그저 평범한 얼굴인데. 여고생들은 아이돌 그룹 같은 꽃미남들을 좋아하지 않나?”
충영이 마음속으로 허락할 뜻을 굳히며 묻자 경희도 그의 얼굴에서 그걸 느끼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미남도 좋지. 하지만 난 현실적인 여자야. 나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꽃미남이 무슨 소용이야? 하지만 오빠는 내가 가까이 볼 수 있고 또 나한테 얼마나 잘해 주는데. 대학등록금도 그래. 요즘 부모가 능력이 안 돼서 빚을 내거나 건전하지 못한 이상한 데 나가서 돈 벌어 등록금 내는 여자들도 있어. 그런 부모도 해 주기 어려운 대학등록금을 오빠는 나한테 아무 망설임 없이 그냥 해 준다는데 감동 안 할 여자가 어디 있어? 그리고 그런 현실적인 문제 말고도 오빠가 좋았어. 그러다 언니 죽을 고비 맞았을 때 오빠랑 같이 있으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어. ‘만약 언니가 잘 못 돼서 죽게 되면 내가 언니 대신 오빠한테 잘 해 줘야지.’ 물론 나만의 상상이고 언니가 살아 돌아와서 너무 다행이지만 그런 상상까지 할 정도로 오빨 좋아하게 됐어.”
경희의 진실한 고백까지 듣자 충영도 더 이상 뺄 수가 없었다.
그가 그녀의 몸에 걸려 있는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경희야. 이리 와.”
경희가 다가오자 충영은 자신도 안전벨트를 풀고 그녀에게 바짝 붙어 그녀의 몸을 안았다.
한찬 동안 그렇게 꼭 안고만 있다가 충영이 그녀의 몸을 밀고 대신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감정을 교류하다 경희가 먼저 신호를 보냈다.
그녀가 살며시 두 눈을 감자 충영이 고개를 숙여 입술을 가져갔다.
두 사람의 입술이 가볍게 닿자 충영이 얼굴을 약간 틀며 혀를 내밀어 경희의 입술을 가볍게 빨았다.
먼저 윗입술을 입속에 담고 지루할 정도로 오랫동안 빨다 다시 아랫입술을 똑같이 반복해서 빨아주자 경희가 콧속으로 신음소릴 내며 그의 등을 끌어안았다.
“흐응!”
그가 입술을 빨고 나서 혀를 넣자 그것을 애타게 기다리던 경희가 그의 혀를 거세게 빨아들였다.
쯥쯥쯥-
두 사람의 혀와 혀가 만나 뱀처럼 뒤엉켰다.
첫 키스답지 않게 경희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자 충영은 처음엔 그녀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뒤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 두고 보았다.
“하아!”
숨이 막힐 때까지 그의 입술을 물고 늘어지던 경희가 마침내 입술을 떼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
심호흡을 하느라 경희의 가슴이 볼록거리자 충영은 그녀의 가슴으로 시선을 주었다.
‘이 집 세 자매들은 하나같이 가슴이 빵빵하단 말이야.’
교복을 뚫고 나올 것처럼 팽팽하게 솟은 가슴을 보자 충영은 불현듯 그것을 만지고 싶어졌다. 오늘 경희와 만난 후 처음으로 뭔가 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 그는 한 손으로 경희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유도했다.
능숙하게 경희의 입술과 혀를 빨며 다른 손을 뻗어 상의 교복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
충영이 밑에서부터 단추를 풀자 그것을 느낀 경희가 반대에 위치한 위쪽 단추를 스스로 풀며 그의 행동을 도왔다.
중간 쯤 왔을 때 이미 단추가 다 풀리자 충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너무 쉬워...’
어제 수진이와 섹스를 할 때는 머리가 터질 것처럼 긴장하고 흥분했는데 지금 경희와 함께 있을 때는 긴장감은 고사하고 너무 쉬운 느낌이 든다.
이대로 끝까지 요구해도 다 들어줄 것 같은 경희의 태도에 한 가닥 아쉬움마저 느끼며 충영은 손을 교복 속으로 집어넣었다.
얇은 내의가 느껴지자 충영은 옷 위 그대로 가슴을 움켜잡고 가볍게 주물렀다.
“흐응.”
입술을 충영에게 내주고 있는 상태에서 경희가 가볍게 콧소리를 낸다.
충영도 손안 가득 잡히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질감에 이젠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돼 버렸다.
가슴을 주무르며 길고 긴 키스를 하던 충영이 마침내 경희의 입술을 놔주고 물러났다.
“하아!”
경희가 얼굴을 붉힌 채 자신을 바라보자 충영은 두 손을 뻗어 그녀의 교복을 어깨에서부터 내렸다.
충영의 의도를 깨닫고 경희가 오른 팔과 왼 팔을 번갈아가며 빼내 주자 교복 상의가 밑으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내 친 걸음이다.’
충영은 내의도 똑같은 방식으로 벗긴 뒤 마지막 남은 브래지어 호크마저 풀어버렸다.
그러자 경희의 가슴이 그의 눈앞에 드러났다.
‘세 자매 중에서 이 녀석 가슴이 제일 크네.’
아직 고3인데도 C컵 정도 돼 보이는 가슴이 조금도 밑으로 처지지 않고 탄력 있게 솟아 있어 충영은 그녀를 보며 절로 감탄사를 발했다.
“경희야. 너, 가슴 정말 예쁘다.”
충영이 진심어린 표정으로 칭찬하자 경희가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웃는다.
“진짜?”
“응. 정말 예뻐.”
“내가 언니나 경미보다 가슴은 더 큰데...”
“아주 예쁘다.”
“남자한테 한 번도 안 보여줬어. 오빠라면... 마음대로 해도 돼.”
경희가 속삭이듯 유혹하는 목소리를 내자 충영은 더 이상 사양을 하지 않고 두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한꺼번에 움켜쥐었다.
“아아. 오빠!”
크고 두툼한 그의 손이 가슴 전체를 움켜쥐고 주무르는데 또 그 손길은 너무 부드럽고 능숙해서 경희가 입 밖으로 크게 신음소릴 내고 만다.
충영은 서두르지 않고 경희의 가슴을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은 더 이상 깊이 진도를 나갈 생각이 없었기에 급하게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하얀 가슴을 마사지하듯 주무르다 그의 얼굴이 점점 가슴 중앙을 향해 다가갔다.
‘......!’
젖꼭지에 뜨거운 입김을 느낀 경희가 약한 신음소릴 내다 그가 기어이 여리고 작은 돌기를 입에 물자 앙, 하고 울음 섞인 소릴 내 버렸다.
“하아! 하아!”
충영의 혀가 꼭지를 굴리고 쓰다듬고 핥자, 경희가 연신 신음소릴 내며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소중하게 끌어안았다.
“오빠! 사랑해. 진짜로 오빠가 너무 좋아.”
충영이 꼭지를 뱉어내고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우리 경희가 좋아. 씩씩하고 솔직하고 예뻐.”
충영이 다시 손을 뻗어 가슴을 주물렀다. 밀가루 반죽을 하듯 탐스러운 가슴을 마음껏 주무르다 타액에 흠뻑 젖은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자 경희가 몸을 훌쩍, 떨며 그에게 호소한다.
“오빠. 더 하고 싶어. 아아. 더 해 주면 안 돼?”
경희가 뭘 말하는지 충영은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가슴 말고 그 밑으로도 그의 애무를 받고 싶어 하는 경희에게 충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경희야. 여기까지만 하자. 더 이상 하면 서로 후회할지 모르니까 충분히 생각해보고 나서 결정 해. 그래야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 하지.”
충영이 애무를 그치고 그녀의 옷을 덮어주자 경희가 한숨을 내쉰다.
“후우. 오빠는 언니만 사랑하는 것 같아. 불공평해. 나도 언니 못지않게 오빨 좋아하는데...”
“그래. 경희가 오빠 좋아해주는 거 나도 고마워. 하지만 언니를 먼저 알았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언니를 지켜주고 평생 사랑해주겠다는 약속도 했고 그 약속을 끝까지 지킬 책임이 나에겐 있어. 언니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 때문에 목숨을 건 사람이거든.”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네. 난 오빠 때문에, 아니 그 어떤 이유로도 목숨을 버릴 생각은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라면 언니가 오빨 더 사랑하는 게 맞겠지. 하지만... 후우. 모르겠어.”
충영이 경희의 몸을 꼭 안아주며 말했다.
“생각이 복잡할 땐 거기서 멈추는 게 좋아.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집에 가자. 좋은 기분을 이런 일로 망칠 순 없잖아?”
“알았어. 아무튼 고마워 오빠. 오늘 오빠 땜에 정말 좋았어. 너무 행복해.”
경희가 충영에게 달라붙더니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었다.
쪽쪽쪽-
경희가 일방적인 키스를 하고 물러나자 충영은 웃으며 차의 라이트를 켰다.
그렇게 경희를 바래다주고 충영은 집으로 돌아갔다.
영진이 자는 것을 확인한 충영은 침대에서 일어나 한숨을 쉬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자꾸 수진의 얼굴이 떠오르고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잠마저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이거, 내가 상사병에 걸린 걸까?’
어제 수진의 처녀를 따먹고 그야말로 큰 승리감에 도취됐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 이상하게 전보다 수진이 더욱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특히 경희와 만나고 나니 못 견디게 수진이 그리워지고 얼굴만이라도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충영은 한참을 망설이다 휴대폰을 꺼내 수진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자니?)
수진에게서 바로 답글이 왔다.
행여 수진이 문자를 씹을까, 노심초사하던 충영은 기쁜 마음에 문자를 확인했다.
(아직 안 자. 왜?)
(수진이 얼굴 한 번 보고 싶어서...)
(당분간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했잖아?)
(알아. 그런데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수진이 네 생각이 나서 잠이 안 와. 1분만... 얼굴 한 번만 보여주면 안 되겠니?)
문자를 보내는데 충영은 수진의 한숨 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잠시 후 문자가 떴다.
(그럼 1분만 있다가 가.)
(정말? 지금 간다...)
충영은 휴대폰을 팽개치듯 던져놓고 재빨리 수진의 방으로 달려갔다.
아주 작게 시늉으로만 노크를 한 뒤 충영은 수진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수진이 침대에 누워 상체만 세운 채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충영이 가까이 다가가자 수진이 그를 보았다.
“시간이 늦었는데 잠이 안 와?”
“응.”
충영은 수진의 얼굴을 보며 그 예쁜 모습에 절로 감탄사를 터뜨렸다.
조물주가 정성을 들여 조각을 해 놓은 것 같은 갸름한 얼굴에 맑은 눈동자와 고귀한 혈통을 자랑하듯 곧게 선 콧날, 그리고 어제 자신이 그렇게 빨았던 촉촉하고 탄력 있는 입술.
‘하나도 안 변했다...’
충영은 씁쓸한 기운이 가슴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어제 처녀를 접수했으니까 뭔가 자신이 우위에 서야 하는데 지금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충영은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렇다고 이 늦은 시간에 오면 어떡해? 영진 언니도 그렇고, 명기 오빠라도 보면 의심 받을 텐데...”
“누나는 깊이 잠들었고 들어 올 때 조심해서 들어왔어. 걱정 마.”
“어제 생각할 시간을 달라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해 놓고 하루를 못 넘겨?”
수진이 핀잔을 주듯 말하고 있는데 그녀의 얼굴에 화가 난 기색은 없다.
충영이 한숨을 쉬며 나직하게 말했다.
“내가 미쳤나 봐. 아니면 병에 걸렸든지.”
“무슨 병에 걸려?”
“상사병.”
“뭐?”
“안 그러려고 그러는데 이상하게 하루 종일 수진이 너만 생각이 나고 밤에 침대에 누워도 네 얼굴을 안 보고는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는 거야.”
수진이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았다.
‘......!’
충영의 눈에서 진심을 읽은 수진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오빠 때문에 나도 미치겠다. 생각할 기회 좀 달라니까...”
“생각할 기횔 주면 네가 나한테서 달아날까 두려워.”
충영이 근심스런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하자 수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렇지 않아. 안 그럴게. 그러니까 오빠도 맘 놓고 일에 전념 해. 응? 지금 한창 바쁜 시기잖아?”
“알았어. 이를 악물고 노력할게. 하지만 앞으로도 오늘처럼 도저히 참을 수 없으면 문자라도 할게. 이렇게 얼굴만이라도 한 번 보여주라. 그것도 안 되겠어?”
충영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애원하자 수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정말 못 견디겠으면 그렇게 해.”
“정말이지? 고맙다. 수진아.”
충영이 곁에 바짝 붙어 앉으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키스 한 번만 하면 안 될까?”
“안 돼.”
수진이 딱 잘라 말하자 충영이 계속 치근댔다.
“한 번만 하자. 그럼 안심하고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안 돼.”
“그럼 뺨에다... 뺨에도 안 돼? 그것도 못하게 하면 나, 이 방 안 나가.”
“아우. 이 고집쟁이. 오빠! 진짜 왜 이렇게 날 못살게 굴어? 옛날엔 안 그랬는데 점점 더 날 못살게 하는 거 같아.”
“수진이 네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우니까 그러지. 그러지 말고 한 번만 하자. 응?”
“진짜로 귀찮아 죽겠어. 그럼 한 번만 하고 가서 자는 거야?”
“응. 약속 할게.”
“이제 오빠 약속은 못 믿어.”
수진이 새침하게 말하는데 그 표정이 미치도록 귀여워서 충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를 덮쳤다.
“윽!”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잡고 뺨이 아닌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자 수진이 가볍게 비명을 지르며 그의 몸을 밀었다. 하지만 그의 힘을 당할 리 없어 잠시 앙탈하다 그대로 힘을 풀고 그의 입술을 받고 만다.
쪽쪽쪽-
수진이 반항을 포기하자 충영은 그녀의 입술을 미친 듯 빨기 시작했다.
그러다 수진의 입이 열리자 혀를 집어넣고 그녀의 혀를 꺼내 쭉쭉, 빨았다.
길고도 오랜 시간 동안 수진의 입을 탐하고 나서야 충영이 그녀를 놔주었다.
“미워.”
수진이 뺨에 붉은 빛을 띄우며 그를 보는데 말과는 달리 그 눈빛이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충영은 그런 수진의 모습을 보며 내심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수진아! 넌 내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진짜 내 여자로 만들고 말 거야.’
12월이 되자 겨울의 본격적인 차가운 날씨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충영이 사장으로 있는 백화점은 차가운 날씨와 대조적으로 훈풍이 돌았고 금상첨화란 말처럼 회장 김동민의 허락이 떨어져 백화점 옆 건물까지 구입을 하기로 결정이 났다.
백화점 직원들의 사기도 그 어느 때보다 올라 있었고 이 모든 일이 충영의 부임 이후로 단 기간에 이뤄진 것들이어서 직원들의 사장 충영에 대한 신뢰도는 가히 종교적 수준이라 할 만큼 깊어졌다.
충영이 백화점 확장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동민이 충영과 명기 둘을 한 자리에 불렀다.
한정식 식당으로 두 사람을 부른 동민은 식사가 끝나자 차를 마시며 본론을 꺼냈다.
“너희 두 사람, 작년 이맘 때 본사로 출근하면서 일 시작했는데 이제 딱 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알고들 있지?”
동민이 두 사람 모두에게 묻자 충영과 명기가 똑같이 대답했다.
“예.”
“예 아버님.”
“그 동안 둘 다 사회 초년생으로 고생 많았고, 특히 충영이가 부담스러운 직무를 맡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 줘서 아주 뿌듯하다.”
동민이 충영에게 먼저 말을 하자 충영이 명기를 바라보며 웃었다.
“명기한테 맡겨주셨으면 저보다 더 잘 했을 겁니다.”
명기가 웃기만 하자 동민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사업이 꼭 머리로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우리 대성이 작은 그룹도 아니고, 처음부터 잘 나간다고 해서 꼭 끝까지 성공하라는 법도 없으니까 너무 성과에 연연하는 것도 좋지는 않아.”
동민의 말에 충영이 바로 고개를 숙였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동민이 이번엔 명기를 보며 말했다.
“명기 너도 1년 동안 경험 쌓았으니까 이번에 백화점 하날 맡겨볼 생각인데 어떠냐? 해 보겠냐?”
명기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예. 해 보겠습니다.”
“음. 마침 이번에 강남 쪽에 있는 백화점 하나가 이번에 사장이 교체되는데 말이야. 거기가 지금 형편이 조금 안 좋거든. 처음 입지 선정할 때 그곳이 바운더리도 좋고 해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세운 곳인데 몇 년 전부터 계속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 다행히 저번에 광고 나간 뒤 회복세로 접어들긴 했는데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고전하고 있는 형편이지. 그런 이유로 이번에 사장이 경질된 것이기도 하고...”
충영과 명기가 자신의 입을 주시하고 있자 동민이 잠시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나서 말했다.
“처음엔 그냥 명기 너에게 강남 쪽 백화점을 맡길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조금 더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인데 명기 네가 화양지점을 맡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화양지점은 지금 충영이가 사장으로 있잖아요?”
명기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지. 지금 그대로 충영이가 화양지점을 맡고 명기 네가 강남 쪽을 맡아도 괜찮아. 그래도 두 사람이 장소를 바꿔서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해 본 말이다. 이 문제는 너희 둘이서 상의해서 결정을 하도록 해라. 난 어떤 식으로든 너희가 내린 결정에 따를 거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냐?”
“예.”
“예”
두 사람은 동민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동민과 헤어지고 충영은 식당 입구에서 명기에게 물었다.
“얘기 좀 해야겠지?”
“그래. 오랜만에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애기할까?”
명기가 웃으며 말하자 충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
“그런데 오늘 수빈이 만나기로 했거든. 수빈이랑 같이 마셔도 되지?”
“당연하지. 수빈이 얼굴 본지도 꽤 오래됐는데 잘 됐네.”
“어디로 갈까?”
“수빈이 집에서 가까운 데로 갈까?”
“나야 그럼 좋지.”
“나도 오늘은 시간 많으니까 괜찮아.”
수빈의 집 근처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 룸 하나를 잡고 충영은 명기와 술을 마셨다.
“너 그 동안 정말 대단했어. 부러운 생각마저 들더라.”
명기가 양주 한 모금을 마시며 말하자 충영이 쑥스러운 듯 그를 보며 웃었다.
“운이 좋았지 뭐. 영진이 누나가 생각보다 로비도 잘 해 줬고.”
“그러게 말이야. 영진이 누나, 옛날엔 완전 포기 상태였는데 지금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어.”
“명기 넌 어때? 1년 동안 본사에서 일 해 보니까...”
“많이 배웠어. 지금은 맡겨주면 뭐든 잘 할 자신이 있지만 또 모르지.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니까 꼭 내 맘대로 되지 않은 일도 많이 생기겠지.
충영이 명기의 자신감 넘치는 얼굴을 보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수빈이 들어왔다.
‘......!’
명기와 자신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녀를 보자 충영은 문득 가슴이 싸아, 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우. 전에 봤을 때보다 더 예뻐졌네.’
수빈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그가 감탄할 때 그녀가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명기 옆자리로 다가왔다.
날씬한 몸매와 그에 비해 불균형적으로까지 느껴지는 볼록하게 두드러진 가슴선을 보자 충영은 속으로 신음했다.
‘역시. 이 여자, 최고다.’
수진이와 비교해서 유일하게 꿀리지 않고 당당히 설 수 있는 여자는 아마 이 여자뿐일 거라고 생각하며 충영은 그녀에게 인사했다.
“오랜만이네.”
“충영 오빠도 오랜만이에요.”
수빈이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자 충영은 갑작스럽게 밀려온 성욕으로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을 얼른 누르고 가벼운 어투로 그녀의 말을 받았다.
“이제 학기는 다 마쳤을 거고. 곧 졸업이겠네.”
“그러게요. 대학생활이 너무 짧게 끝나는 거 같아서 좀 아쉬워요.”
“하하. 한 잔 해도 돼?”
충영이 마지막은 명기를 향해 묻자 그가 수빈에게 다시 물었다.
“한 잔 할 거야?”
“응. 집 앞이고 오늘 오랜만에 충영 오빠도 만났으니까 조금 마셔볼까?”
수빈이 양주잔을 들자 충영이 그녀의 잔에 술을 따랐다.
“자. 건배 한 번 하자.”
충영이 잔을 들자 명기와 수빈 모두 그의 잔에 잔을 부딪쳤다.
“우리 신임 사장님을 위하여.”
충영이 소리치자 수빈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무슨 말이에요?”
명기가 그녀에게 웃으며 말했다.
“한 잔 마시고 얘기해 줄게.”
“음.”
수빈이 궁금한 표정으로 술을 마시자 충영과 명기도 한 번에 술을 털어 넣었다.
“말 해 봐요.”
궁금해하는 수빈에게 명기가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으음... 그러니까 회장님이 오빠 둘이서 어떤 백화점을 선택할 지 결정권을 줬다 이 말이죠?”
“응.”
명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 결정 내렸어요?”
“아니. 우선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천천히 결정하려고...”
“회장님도 참 짓궂으시네. 그냥 결정해 주시면 알아서 따를 텐데.”
수빈의 말에 명기가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이것도 아버지가 우리에게 준 시험이라고 나는 생각해. 두 사람이 얼마나 서로 배려하는지도 보고 서로 적성에 맞는 자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도 테스트 해 보려는 의도이신 거 같아. 뭐, 만약 잘 못 되면 책임을 우리 두 사람에게 떠넘기려는 속셈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 갑자기 들기도 하네.”
“하하. 설마...”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수빈도 따라 웃더니 화제를 바꾸려는지 충영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오빠 참 대단해요. 경력도 거의 없이 백화점 사장을 맡았는데 몇 개월 만에 그토록 큰 일을 해내다니...”
“하하. 아까 명기한테도 얘기했지만 운이 많이 따라줬어.”
“글쎄요. 그게 운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아무튼 축하해요.”
“고마워. 수빈이도 이제 대학 마친 거나 마찬가지니까 명기 사장 되면 옆에서 도울 일이 많겠네.”
“호호. 오빠가 날 취직시켜줘야 가능한 일이죠.”
수빈이 밝게 웃자 명기가 충영에게 말했다.
“충영이 넌 어때? 강남이 좋아. 지금 하고 있는 화양지점이 좋아?”
충영이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강남도 요즘 매출이 떨어졌다지만 사실 엄청난 곳이잖아? 화양지점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크고. 하지만 이번에 화양도 옆 건물을 사들였고 대규모 공사를 계획하고 있으니까 그게 끝나면 규모로는 강남에 뒤지지 않을 거야.”
“그렇지. 그래도 충영이 넌 지금 화양이 좋지 않아? 어렵게 일군 자리라 정도 들었을 거고.”
“그런 점은 있지.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성그룹이 잘 되는 것이니까 난 상관없어. 이번 일은 내 생각보다 명기 네가 결정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명기가 충영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내가 결정을 내리라고?”
“응. 난, 아무 데나 다 좋거든. 계속 화양에서 일 하는 것은 당연히 해 오던 거니까 계속 하면 되고, 강남으로 가더라도 사실 화양에서 한 번 성공을 했으니까 다음엔 좀 실패를 하더라도 크게 낙담하진 않을 것 같아. 하지만 명기 넌 입장이 조금 다르잖아? 이번에 첫 출사표를 던지는데, 더구나 내가 한 번 성공을 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조금은 부담도 있을 거고.”
명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충영이 네가 말을 해 주니까 고마운데 사실 그게 좀 부담이 되긴 해. 그냥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비교되고, 그런 거 싫은데.”
충영은 속으로 생각했다.
‘왜 안 그러겠냐? 더구나 비교대상이 옛날에는 거의 종으로 부리던 놈이었는데 말이야.’
명기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충영은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나도 명기 너하고 생각이 같아. 옛날처럼 내가 널 도울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는데.”
그러자 명기가 한숨을 쉰다.
“그러게 말이다. 나도 너하고 같이 다니던 그때가 정말 그립다.”
“비록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뭐, 이런 말도 있잖아? 난 항상 명기 네 편이니까 너무 그런 쪽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이번에도 네가 잘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려라. 수빈이하고 백화점 두 군데 다 돌아다니면서 뭐가 명기 너하고 잘 맞는지 충분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 난 명기 네가 먼저 고르면 남은 거 하면 되고.”
“정말 그렇게 할 거야?”
충영이 아주 호의적으로 나오자 수빈과 명기 모두 얼굴에 함박미소가 걸렸다.
“당연하지. 그리고 백화점 돌면서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 봐. 내가 몇 달이지만 현장에서 해 보니까 책상에서 사무만 보는 거와는 많이 다르더라고. 이번 뉴스에 우리 백화점 나오게 된 거 말이야. 내가 자세하게 애기해 줄까?”
“응. 말 해 봐.”
명기와 수빈이 궁금한 표정을 짓자 충영은 미화와 그 남편 문성환에게 로비한 일들을 실감나게 얘기해주었다. 물론 실상은 미화를 성의 노에로 만들며 성사시킨 것이지만 사실을 얘기할 순 없어 각색을 해가며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야아. 사장이 할 일이란 게 정말 많구나.”
충영의 말이 끝나자 명기가 감탄하며 수빈에게 물었다.
“수빈이 네 생각은 어때? 화양지점이 나은 것 같아, 아니면 강남 쪽이 좋을까?”
수빈이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난 강남 쪽이 훨씬 나을 것 같아.”
“왜?”
“우선 화양지점은 충영 오빠가 고생해서 일궈낸 곳이잖아?”
충영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난 그런 거 괜찮다니까?”
“아니. 꼭 그것 때문이 아니라... 잠깐 충영 오빠 말을 들으니까 화양동 그쪽은 지금 사장님과 부사장님의 역할이 대단하고 또 두 사람 로비로 많은 일들이 이뤄졌는데 만약 갑자기 사장이 바뀌면 고객들이나 직원들 모두 반감이 클 거라고 봐. 기껏 잘하고 있는 사장이 나가고 명기 오빠가 들어가면 처음에 많이 고전할 것 같아. 직원들도 보는 시선도 안 좋을 거고 고객들도 많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아.”
“그건 수빈이 말에 일리가 있네.”
충영이 그녀의 편을 들었다.
“왜냐하면 지금 vip 고객들 중에 영진이 누나 팬들이 많이 생겼거든. 그 누나가 사교성이 좋아서 하는 일이 고객들하고 점심 먹고 어울려 다니는 게 일의 전부야. 그러니까 누날 좋아하는 고객들이 엄청 많고 또 나하고 친한 고객들도 꽤 되는데 만약 우리가 강남으로 가면 그쪽까지 쫓아올 고객들이 상당수 될 것 같아. 그렇다고 우리 보고 온다는 고객들을 냉정하게 물리칠 수도 없잖아?”
“음. 학교 다닐 땐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영진이 누나도 꽤 쓸 모가 있구나.”
명기의 말에 수빈이 보충설명을 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야. 강남은 어차피 매출이 떨어진 상태라서 직원들도 사장에 대한 불신임이 큰 상태일 거고 그때 회장 아들인 오빠가 사장으로 들어가는 거니까 문제 될 게 하나도 없지. 그리고 화양은 매출이 떨어지면 당연히 그 전 사장이던 충영 오빠와 비교 당할 수밖에 없잖아? 회장님의 믿음까지 저버리게 될 거고 강남은 설사 매출이 떨어지더라도 그 전부터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태였으니까 그다지 위험부담이 크진 않을 거야.”
“이거. 말을 듣고 보니 화양지점은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되겠구나.”
명기가 웃으며 말하자 충영도 따라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그리고 수빈이네 집도 강남하고 가깝잖아? 앞으로 수빈이가 명기 너 도울 일이 많을 텐데 기왕이면 가까운 쪽에서 출퇴근하는 것도 좋겠다.”
명기가 수빈에게 웃으며 말을 던졌다.
“수빈이 너. 설마 그런 이유로 강남을 권하는 건 아니겠지?”
“호호. 그럴 리가 있어?”
충영이 명기에게 말했다.
“아무튼 그렇게 마음을 정했더라도 며칠 더 생각해 봐라. 백화점 답사도 해 보고. 그리고 아버님께 말씀을 드릴 때는 내가 먼저 선택했다고 해. 내가 먼저 원하는 곳을 지명하고 그 다음에 명기 너는 남은 곳을 택했다고 하자고. 그러면 혹시 나중에 실패를 하더라도 책임이 조금 덜 할 네니까.”
충영의 말에 명기가 감격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충영이 너 정말 그렇게까지 신경 써주는 거야?”
수빈도 충영의 얼굴을 호의적으로 보며 말한다.
“충영 오빠. 이제 보니 참 좋은 사람이네. 처음 오빨 봤을 때도 느낀 거지만 명기 오빠에 대한 의리가 대단해.”
“하하. 내가 의리 빼면 시체거든. 특히 우리 명기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같이 붙어 다녔는데 지금 잠깐 떨어졌다고 의리 없는 짓을 하거나 그러면 안 되지.”
“호호.”
충영은 수빈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물론 명기에 대한 의리도 있지만 수빈이 너한테 잘 보이려는 마음도 무척 크다.’
처음에 수빈이를 봤을 때 충영은 그녀가 딱 자신의 이상형이라 생각했었다. 작년 여름 네 명이서 강원도에 놀러갔을 때도 그랬다. 그때 파트너인 경진이도 물론 마음에 들었지만 수빈이의 외모는 경진과 비교할 수 없는, 가히 최상급이었다. 자신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명기 정도 되는 스펙이어야 그녀와 어울릴 수 있는, 아주 높은 곳에 위치한 여자여서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밖에 없는 여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영진과의 결혼으로 대성 그룹의 직계 가족이 되었고 명기보다 먼저 백화점 사장이 되어 대박을 터뜨렸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감히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라 할 수 있는 수진이의 처녀까지 함락시킨 전력이 있다. 옛날에 눈치 보며 말 한 번 제대로 붙이지 못하던 때와는 사뭇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분위기 상 명기의 강남 행은 거의 확정이 된 것 같았는데 충영도 사실 그것을 바랬다. 이제 화양지점에 대대적인 공사를 할 것이고 식당가도 새롭게 단장을 할 터인데 그때 경진의 가족에게 목 좋은 곳 하나를 골라 식당을 경영하게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만약 그가 강남으로 가게 되면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인데 다행스럽게도 모든 것이 순조롭게 결정되어질 전망이다.
수빈이 기분 좋다며 제법 술을 마시자 충영은 명기와 함께 그녀를 집에까지 바래다 준 다음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세요?”
낮게 가라앉은 수진의 목소리가 들리자 충영은 얼른 대답했다.
“나야 수진아. 들어가도 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충영은 잠시 망설이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있던 수진이 상체를 조금 일으키며 그에게 묻는다.
“왜?”
“저녁 안 먹어서. 전복죽 가져왔어.”
“생각 없다고 했잖아?”
“조금이라도 먹어. 먹어보면 들어갈 거야.”
충영이 침대에 앉자 수진이 고개를 흔든다.
“안 먹어.”
위장은 텅 비어서 배가 고플 텐데도 수진이 고집을 부르며 먹기를 거부하자 충영이 다시 그녀를 달랬다.
“수진아. 조금만 먹자. 응? 착하지?”
“내가 아기인 줄 알아?”
수진이 팔로 쟁반을 치자 충영의 손이 심하게 흔들리며 하마터면 죽이 엎질러질 뻔 했다.
순간, 충영의 안색이 변하며 그가 수진의 얼굴을 보았다.
수진도 그를 보는 중이어서 두 사람의 눈이 부딪쳤다.
‘......!’
한참 동안 그녀를 보며 뭐라 말을 할 듯, 하던 충영은 한숨을 쉬며 돌아섰다.
“그래. 죽은 여기 두고 갈 테니까 나중에라도 생각나면 먹어라.”
충영이 몸을 돌리고 나가려하자 수진이 큰 소리로 그의 등을 향해 말했다.
“가지 마!”
충영이 멈칫, 하며 뒤를 돌아 그녀의 얼굴을 보았다.
“......!”
수진이 말없이 그를 보자 충영이 다시 고개를 돌려 문 쪽을 향해 걸어갔다.
자신이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충영이 나가려고 걸음을 떼자 수진의 얼굴에 다급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오빠, 라고 작게 부를 때 충영이 문에 달린 버튼을 눌러 문을 잠근 뒤 다시 몸을 돌려 수진에게 걸어왔다.
나가는 줄 알았던 그가 오히려 문까지 잠그고 자신에게 오자 수진은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그의 얼굴을 보았다.
충영이 수진의 곁에 앉아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키스를 했다.
이번엔 수진이 반항하지 않고 그의 입술과 혀를 모두 받았다.
긴 시간 동안 깊고 격렬한 키스를 나누고 충영이 그녀를 놓아주자 수진이 숨을 헐떡이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오빠!”
수진이 조금 전과 달리 약한 모습을 보이자 충영은 그녀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져 충동적으로 그녀의 몸을 밀었다.
수진이 침대에 쓰러지자 충영은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 단단하게 발기한 자지를 보지둔덕에 대고 비벼댔다.
“오빠. 또?”
수진이 놀라 그의 얼굴을 보자 충영이 고개를 저으며 한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아니. 그냥 이렇게만 해도 충분하니까 조금만...”
뜨겁게 달아오른 자지를 비비며 충영은 두 손으로 그녀의 젖가슴을 마구 주물렀다.
“아아. 오빠는 그쪽으로 너무 강한 거 같아. 벌써 또 이렇게... 단단해졌어.”
수진이 그의 등을 끌어안으며 한숨을 쉬었다.
“수진이 네가 날 미치게 해.”
충영이 강한 눈빛으로 수진의 얼굴을 보더니 다시 입술을 그녀의 입술에 부딪쳤다.
두 사람의 혀가 강하게 얽히자 이번엔 수진도 그의 혀를 받아 적극적으로 빨았다.
“아아. 이제 그만. 거기가 아파. 그만 해 오빠.”
충영이 점점 세게 자지를 밀자 수진이 고통을 호소한다.
“응. 미안.”
충영이 몸을 일으키자 수진도 그를 따라서 상체를 세웠다.
“오빠.”
“응.”
“당분간 생각 좀 정리 하게 날 내버려 둬. 그래줄 수 있지?”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게. 대신 약속은 꼭 지켜야 돼?”
“오빠란 남자는 정말... 지금 이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와?”
수진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 그의 표정이 너무 진지한 것을 보고 이내 쓴 웃음을 짓고 만다.
“알았어. 난 한 번 한 약속은 꼭 지키니까 기다리고 있어. 내가 시간까지 오빠 편할 대로 약속한 것은 아니잖아?”
“그야 그렇지. 알았으니까 이제 죽 좀 먹자. 응?”
“알았어.”
수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충영은 죽그릇을 다시 가져와 먼저 간을 봤다.
“마침맞게 식었네. 자. 오빠가 먹여줄게, 아 해봐.”
수진이 입을 벌리자 충영은 그녀에게 죽을 떠 먹였다.
배가 고팠는지 수진이 그가 떠준 대로 죽을 다 받아먹는다.
그릇이 깨끗하게 비자 충영은 수진의 입술에 키스하며 혀를 그녀의 입안으로 집어넣고 남은 죽 찌꺼기를 모두 핥아 자신의 입으로 옮겼다.
꿀꺽-
충영이 입속에 든 것을 모두 삼키자 수진이 눈을 찡그리며 그에게 묻는다.
“안 더러워?”
“뭐가? 우리 수진이 입속에 든 건데 뭐가 더럽냐? 맛있기만 하다.”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수진의 입가에도 기어이 미소가 걸리고 만다.
“하여간... 오빤 진짜,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가 없어.”
“웃었다. 우리 수진이 웃었어.”
충영이 기뻐하며 그녀의 입술에 다시 키스를 했다.
수진의 방에서 나온 충영은 죽그릇을 주방에 놓고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영진이 의자에 앉아 술을 마시고 있는 모습이 보이자 충영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또 술 마셔?”“응. 잠이 잘 안 와서.”
충영이 그녀의 옆에 앉으며 약간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습관 되겠다.”
“할 수 없지 뭐.”
“그래. 마약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그래도 너무 많이 마시지는 마.”
“응. 자기도 한 잔 할래?”
“그래. 한 잔만 줘봐.”
영진이 위스키를 따라 주자 충영은 아주 작게 한 모금 입에 넣고 혀로 굴렸다.
주향이 입속 가득 퍼져가는 느낌이 좋아 충영은 미소를 지었다.
“맛이 괜찮네.”
“응. 요즘 이 술에 꽂혀서 자주 마시게 되네.”
영진이 잔에 담긴 술을 단숨에 다 마시자 충영은 그녀의 잔에 술을 따랐다.
벌써 꽤 오래 전부터 영진은 자기 전, 이렇게 술을 마셨는데 그것은 모두 마약의 금단현상 때문이었다. 마약이란 게 그 후유증이 생각보다 커서 영진은 약을 중단하며 여러 가지 고통에 시달렸고 그 중 하나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물론 충영이 옆에서 도왔다. 그와 땀을 흠뻑 흘리며 섹스를 하는 날에는 쉽게 잠이 들기도 하지만 평상시엔 불면증으로 고생했고 다음날 출근할 때 몸이 무거워 힘들어하는 것이다. 그렇게 금단현상에서 벗어나보려고 한 대체물이 바로 술이었다. 술을 마시면 그나마 조금은 쉽게 잠이 들기 때문에 한두 잔 마시던 게 지금은 양이 꽤 늘었다.
“자! 이것만 마시고 일어 나. 내가 잠들 때까지 안아 줄게.”
“응.”
영진이 잔에 든 술을 한 번에 털어 넣고 충영의 품에 안겨 침대로 갔다.
침대에 같이 누워 충영은 영진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우리 백화점 확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영진이 충영의 품에 안겨 묻자 그가 바로 대답했다.
“당연히 찬성이지. 지금 백화점이 옛날에 지은 거라 불필요한 공간이 많아. 매장은 늘어 가는데 공간은 부족한 상황이라 공사를 해서 공간의 구조조정을 하자고. 그리고 우리 백화점 바로 옆 건물이 싼 가격에 나왔는데 그 건물도 사서 백화점 별관으로 사용하면 우리 화양지점이 단숨에 대성백화점 서열 10위 안에 들어갈 수 있을 거야.”
“그래? 잘 됐다. 아빠한테 말해서 건물을 사달라고 하자.”
“응. 자기가 먼저 아버님께 말을 꺼내 봐. 그 다음에 내가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 드릴 테니까.”
“좋아. 백화점이 잘 나가니까 일 할 기분도 나고 살맛이 난다.”
“이제 좀 자라. 내일도 할 일이 많아.”
“으응. 자기도...”
영진이 잠에 빠지자 충영은 살며시 그녀에게서 벗어났다.
똑똑-
“들어와!”
안방문을 노크하던 충영은 안에서 화영의 음성이 들리자 문을 열고 재빨리 안으로 들어갔다.
“어서 와.”
화영이 침대에 누워 그에게 두 팔을 벌리자 충영은 얼른 이불을 들추고 들어가 그녀의 몸을 안았다.
화영의 몸을 자신의 강인한 팔에 가두고 다른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흐응.”
화영이 기분 좋은 신음소릴 내며 손을 아래로 뻗더니 곧바로 그의 자지를 잡는다.
“아아. 벌써 선 거야?”
화영이 탄성을 발하더니 잠옷 속으로 손을 넣어 맨 자지를 손으로 쥐었다.
“따뜻해. 넣고 싶다.”
“우리 자기. 내 자지 맛본지 너무 오래 됐지?”
충영도 잠옷 속으로 손을 넣어 화영의 맨 가슴을 만졌다.
“응. 한 달 정도 된 것 같아.”
“그 동안 거기 안 썼지?”
“당연하지. 이제 자기 거 아니면 난 안 돼. 으응. 애무도 필요 없으니까 얼른 넣어 줘. 자기 자지 먹고 싶어 미치겠어.”
“알았어. 오늘따라 우리 화영이가 너무 보챈다.”
“다른 사정이 생겨서 못하게 될 까봐 불안해서 그래. 자기야. 얼른 벗어 봐. 내가 빨아 줄게.”
“알았어.”
충영이 잠옷과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리자 화영이 고개를 그의 사타구니에 박고 자지를 빨았다.
“맛있어. 이제 넣을 테니까 자기 누워 봐.”
자지를 빤지 1분도 되지 않아 화영이 그의 몸 위로 올라타 스스로 잠옷과 팬티를 벗어 던졌다. 그리고 자지에 보지를 끼우더니 엉덩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귀두를 삼키려 애를 썼다.
그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아 잠시 후 보지가 따뜻하고 축축하게 젖더니 충영의 굵고 큰 귀두를 먹어치웠다.
“하으. 역시 좋아. 자기야. 어쩜 이렇게 따뜻하지?”
화영이 귀두를 삼킨 이후 그 즉시 엉덩이를 세차게 움직이며 왕복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
“으후. 너무너무 좋아. 오랜 만에 하니까 느낌이 더 좋은 거 같아. 아아. 자기.., 내 가슴 좀 빨아 줘.”
화영이 상체를 숙이고 젖꼭지를 그의 입에 들이대자 충영이 포도알처럼 단단하게 솟은 꼭지를 입속에 넣고 세차게 빨았다.
“아흑. 좋아.”
퍽퍽퍽퍽퍽퍽퍽-
화영이 위아래로 정신없이 요분질을 치자 충영은 할 일이 없어 그녀의 젖꼭지 두 개를 번갈아가며 부드럽게 빨고 핥았다.
“하앙. 자기, 어쩜 가슴도 그렇게 잘 빨아? 너무 좋아.”
쉬지 않고 왕복을 하던 화영이 지친 듯 엉덩이를 누른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제 내가 위에서 할까?”
충영이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인다.
“응. 작게 한 번 올라버렸어. 이제 자기가 끝날 때까지 위에서 해.”
“좋아.”
충영은 그녀의 몸을 뒤집어 정상위로 자세를 바꿨다.
자지를 깊이 묻어두고 화영의 입술에 키스를 하자 그녀가 그의 입술을 빨았다.
“하아. 너무 좋아. 자기야.”
“응?”
“영진이는 자는 것 확인하고 왔지?”
“응. 술 몇 잔 마시고 깊이 잠들었어.”
“영진이 술 마셔?”
“마약 끊고 밤에 잠을 못자는 날이 많아서 술로 대신 해결하는 가 봐.”
“괜찮을까? 그러다 알콜중독 되는 거 아냐?”
“그 정도는 아닌데 갈수록 조금씩 술이 늘어가니까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해.”
“자기가 잘 좀 해 줘. 이제 간신히 마음잡고 사는 앤데 다시 옛날로 돌아가면 그땐 회복하기 힘들 거야.”
“나도 알아. 신경 많이 쓰고 있으니까 너무 걱정 마.”
“아아. 자기가 있어서 너무 좋다. 든든해. 믿을 수 있고, 안 보면 보고 싶고... 나, 자기 너무 사랑하는 거 같아.”
“나도 자기 사랑해. 내 여자라서도 좋지만 사위 챙겨주는 장모도 좋아. 자기는 내 보물이야. 알지?”
“응. 알아. 자기가 나 얼마나 좋아하는지 잘 알아. 아아. 이제 또 느껴진다. 자기야. 움직여 봐.”
화영이 또 시동을 걸자 그녀가 이렇게 되길 기다리고 있던 충영은 그제야 묻어두었던 자지를 절반 쯤 빼내 왕복을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
결코 서두르지 않고 충영은 천천히, 부드럽게 자지를 움직였다.
인내심을 갖고 화영의 몸이 충분히 달아오를 때까지 충영이 천천히 좆질을 하자 그녀가 견디지 못하고 그에게 애원했다.
“아아. 자기야. 더 세게. 더 세게 해 봐.”
“어떻게 해 달라고?”
충영이 묻자 화영이 그의 등을 끌어당기며 애원한다.
“그렇게 하니까 감질 나. 더 세게 해 봐.”
“화영이 보지 뚫어지게 박아줄까?”
“응.”
화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충영이 웃으며 말했다.
“말로 해 봐. 뚫어지게 박아달라고 말로 해.”
화영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에게 매달리며 말한다.
“자기. 박아 줘. 그 큰 자지로 내 보지 뚫어지게 박아 줘요. 제발.”
“알았어.”
충영이 그녀의 몸을 붙들고 빠르고 강하게 좆질을 가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
점점 가속도가 붙자 충영은 화영의 보지에 불이 날 정도로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탁탁탁탁탁탁탁탁탁-
“아으응. 미치겠어. 아아. 정말 거기가 뚫어질 것 같아. 으으으. 자기야!”
화영이 절정으로 치달아가자 쉬지 않고 수 분 동안 좆질을 하던 충영도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퍽퍽퍽퍽퍽퍽퍽퍽퍽-
“으으으. 간다.”
충영이 굵은 신음소릴 내며 마지막 박차를 가하자 화영이 그의 허리를 두 팔로 감으며 몸을 경직시켰다.
“아아! 어서. 흐윽!”
화영이 절정에 이르자 충영은 그녀의 보지에 좆을 깊이 박고 힘차게 사정을 시작했다.
사정이 끝나고 열기가 가라앉자 충영이 화영의 몸을 안고 물었다.
“좋았어?”
“응. 지금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그 정도로 좋았어.”
그가 화영의 젖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며 말했다.
“고마워.”
“뭐가?”
“그냥, 이것저것 다 고마워.”
그 말은 충영의 진심이었다.
화영이 그에게 여러 가지 고마운 일들을 많이 베풀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고마운 일은 역시 수진이다. 그녀가 수진이란 딸을 낳았기에 오늘 수진의 처녀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화영이 그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고마운 쪽은 나지. 자기가 아니었다면 난 평생을 이런 좋은 경험 한 번 못해보고 죽었을 거야. 정말 남자가 여자한테 어떤 의미인지 자기를 통해서 알게 됐으니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기쁘고 좋은 일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쁘고 황홀한 일은 자기하고 이런 거 할 때야. 자기 만나기 전에는 몰랐지만 이제 확실하게 알아. 그리고 영진이 다 죽게 생긴 거 구해주고 새 사람 만든 게 다 자기 덕분이잖아? 그 외에도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자기한테 고마워. 앞으로도 나 지금처럼 계속 사랑해 줄 거지?”
“응. 자기가 날 싫어서 밀어내지 않는 한 계속 사랑할 거야.”
“무슨 그런 말을... 난 절대로 안 변해.”
화영이 맹세라도 할 것 같은 표정을 짓자 충영은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고 나서 말했다.
“그럼 우린 누구 한 사람 죽을 때까지 안 변하겠다. 그렇지?”
“응.”
“사랑해.”
충영이 다정하게 말하며 입술을 가져가자 화영이 무쇠라도 녹일 것 같은 미소를 지으며 그의 입술을 받았다.
다음 날.
충영은 백화점에 출근해서 지영을 사장실로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응. 거기 앉아.”
충영이 그녀의 맞은편에 앉으며 바로 본론을 꺼냈다.
“우리 백화점 확장하는 건에 대해서 상의 좀 하려고 불렀어...”
충영이 어젯밤 영진과 나눴던 것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을 꺼내자 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반색을 표했다.
“그렇지 않아도 건의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역시 사장님은 탁월하십니다.”
“허어. 이거 우리 지영이 입에서 아부 성 말도 곧잘 나오고, 많이 변했네.”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지영도 그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아부 아닌데... 아무튼 옆 건물까지 우리가 사들일 수 있다면 우리 백화점은 매출이 지금과 비교도 안 되게 늘 겁니다. 여기 화양동이 옛날엔 서울에서 변두리였지만 지금 대단위 아파트도 많이 들어섰고 조금 떨어진 지역엔 정부 고위관료들도 많이 살고 있어서 바운더리가 꽤 커요. 그래서 롯데백화점도 후발주자로 차고 들어온 것이구요. 사장님이 이번에 한 번 더 힘을 쓰셔서 꼭 옆 건물을 매입해 주세요. 나머지는 우리 실무진들이 알아서 기획안을 올리겠습니다.”
“좋아. 해 보자고.”
충영이 활기 찬 표정으로 말했다.
오전에 몰아두었던 일들을 처리하자 충영의 오후 시간이 한가해졌다.
시간을 확인한 뒤 충영은 경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수화기 저편에서 밝고 활기 찬 경희의 목소리가 들리자 충영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수업 끝났어?”
“응. 어제 수능 끝나서 이젠 그냥 학교에서도 놀아. 지금 오빠네 백화점에 가려는데 괜찮지?”
“응. 어제 못 가서 미안하다.”“아니야. 언니한테 얘기 다 들었어. 오늘은 나 혼자 가는데 오빠 괜찮겠어?”
“괜찮아.”
“바쁜 거 아니지?”
“응. 우리 경희 만나려고 일을 전부 오전으로 당겨서 봤어. 빨리 와라.”
“알았어. 그럼 있다 봐.”
전화를 끊고 한 시간이 못 되어 경희가 전화를 걸었다.
“오빠. 나 백화점에 도착했어.”
“지금 어디니?”
“1층에 있어. 정문 입구에.”
“알았다. 어디 가지 말고 거기 있어. 오빠가 갈게.”
“응.”
전화를 끊고 충영은 퇴근 준비를 서둘렀다.
“경희야!”
경희를 발견하고 충영이 부르자 그녀가 그의 얼굴을 보며 손을 흔들었다.
“여긴 처음이지?”
충영이 가까이 다가가며 묻자 경희가 그를 보며 웃었다.
“응. 오빠가 이렇게 큰 백화점 사장이야?”
“그렇게 됐다.”
충영이 물었다.
“시험 잘 봤다며?”
“응. 공부한 것만큼은 봤어.”
“그래? 잘 했네. 우리 경희 시험도 잘 보고 우리 백화점도 처음 오고 그랬으니까 오빠가 선물 하나 사줘야겠는데... 뭐 갖고 싶은 거 없어?”
“아니. 선물 안 줘도 돼.”
“그래도 백화점까지 왔으니까 필요한 거 있으면 말 해. 우리 경희, 뒤로 빼고 그런 캐릭터 아니잖아?”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경희도 그를 따라 웃었다.
“날이 추워서 목도리 하나 있으면 했는데, 오빠 그럼 목도리 사 주라.”
“좋아. 가자.”
충영이 경희의 손을 잡고 목도리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갔다.
“어머! 사장님!”
매장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충영을 보고 죽은 부모라도 만난 것처럼 반색을 하며 반긴다.
“여기 이 학생이 할 건데, 목도리 괜찮은 걸로 좀 내놔 봐요.”
“예, 사장님.”
직원이 몇 가지를 골라 내 놓자 충영이 경희에게 말했다.
“경희 네가 마음에 드는 거 골라 봐.”
“응.”
경희가 웃으며 몇 개를 뒤적이다 그 중 한 개를 골라 목에 둘러본다.
“오빠. 이거 어때?”
“예쁘다. 괜찮아. 이걸로 해라.”
붉은 컬러의 고급스러워 보이는 목도리가 경희의 뚜렷한 얼굴 윤곽과 잘 어울려 보여 충영은 그것을 권했다.
“응. 나도 마음에 들어.”
충영이 카드를 꺼내 직원에게 건네주는데 경희가 그녀에게 물었다.
“언니. 이 목도리 얼마예요?”
“50만원입니다.”
“에에?”
경희가 화들짝 놀라더니 충영에게 말했다.
“오빠. 그거 말고 좀 싼 거 사자.”
“이건 오빠가 사주는 거니까 가만있어. 빨리 계산 해줘요.”
직원이 충영에게 꾸벅 고개를 숙이고 카드를 받았다.
“무슨 목도리 하나에 50만원이야? 해도 너무 하네.”
경희가 투덜거리자 충영은 웃으며 그녀를 달랬다.
“품질이 좋은 거라 그래. 오빠가 우리 경희 좋아서 사 주는 거니까 이제 그만 하고 기분 좋게 받아라. 알았지?”
“응. 알았어.”
경희가 배시시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자 충영은 문득 수진의 얼굴을 떠올렸다.
‘......!’
수진과 경희는 같은 나이다.
어제 수능도 똑같이 보고 지금 교복차림에 손에 코트를 들고 있는 것까지 비슷하다. 그런데 수진과 비교하니까 경희는 얼굴과 몸매, 그리고 하는 행동까지 모두 한참이나 떨어져 보인다. 물론 경희의 얼굴이나 몸매가 남들에 비해 결코 뒤처지는 것은 아니다. 언니 경진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이목구비는 오히려 언니보다 뚜렷하고 몸매도 날씬하다. 하지만 수진의 갸름한 얼굴형과 비교하면 경희는 동그란 편에 그냥 무난한 형이고 이목구비도 수진과 비교하면 다 평범해 보인다.
이렇게 비교대상이 있고 보니 그는 수진의 존재가 얼마나 높게 보이는 것인지 확실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수진의 얼굴을 떠올리자 금방 그녀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다.
충영은 마음을 가다듬고 경희에게 말했다.
“저녁때가 되는데 식사하러 가자.”
“응. 뭐 먹을까?”
경희가 웃으며 행복한 고민을 하자 충영이 물었다.
“어제는 뭐 먹었는데?”
“식구들이랑 나가서 삼겹살 먹었어.”
“음. 그럼 오늘은 고기 종류 말고 다른 거 먹자. 우리 회 먹을까?”
“회? 좋지.”
경희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충영은 그녀를 데리고 주차장으로 갔다.
근처에 있는 일식집으로 가 충영은 경희에게 고급회를 시켜주었다.
“오빠. 나 어제 아빠가 줘서 맥주 한 잔 했는데, 오늘도 한 잔 해도 되지?”
경희가 술을 마시고 싶어 하자 충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에게 말했다.
“어제 맥주 마셨으면 오늘은 와인 한 잔 할래?”
“와인?”
“응.”
“한 잔만 마셔볼 건데. 오빠는 운전해야 하니까 술 마시기 그렇지?”
“그래. 경희 너 집에도 데려다줘야 하고.”
“그럼 그냥 맥주 마실래. 남기면 아깝잖아?”
“저번에 와서 보니까 와인은 잔으로도 팔 던데, 한 잔 정도면 와인으로 마셔 봐.”
“그럴까?”
경희가 호기심에 눈빛을 반짝이자 충영은 웃으며 그녀를 위해 와인도 한 잔 시켰다.
술과 회가 나오자 두 사람은 화목하게 먹고 마시며 얘기를 나누었다.
“그래. 대학은 어디 예상하고 있어?”
충영이 묻자 경희가 생각하는 표정을 짓는다.
“으음. 난 서강대나 성균관대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부모님은 교대 가면 좋겠대.”
“아우. 우리 경희가 공부 잘 했구나. 그 정도 가려면 점수가 꽤 나와야 하는데...”
충영이 웃으며 그녀를 칭찬했지만 어제 전과목 만점을 맞은 수진이와 또 절로 비교가 된다.
“뭐. 점수 낮은 학과 잘 택해서 지원하면 연고대도 아주 불가능한 건 아니야.”
경희가 조금은 우쭐 대는 표정으로 말하자 충영은 그녀를 아낌없이 칭찬해 주었다.
“그래. 우리 경희가 집안도 어려운데 이 정도 하느라 애 많이 썼다. 오빠가 축하하는 의미로 대학등록금 전액 지원해 줄 테니까 앞으로 돈 걱정하지 말고 다니도록 해.”
경희가 감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오빠! 정말 그렇게 해 줄 거야?”
충영이 고개를 끄덕인다.
“옛날, 경진이 약 먹고 입원했을 때 말이야. 그때 이 오빠가 우리 경희 대학등록금 다 대준다고 말 한 거 같은데?”
“했어. 그때 참 힘들었는데”
경희가 옛날 일을 회상하는 듯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힘들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좋았던 기억도 있어.”
“뭐가 좋았는데?”
충영이 묻자 경희가 그의 얼굴을 똑바로 보았다.
“그때 오빠랑 많이 친해졌잖아? 그 전에도 오빠가 좋긴 했지만 그날 마음이 너무 힘들고 어려웠는데 오빠랑 같이 있으니까 든든하고 오빠가 믿음직스럽고, 아무튼 그때 생각하면 오빠의 따뜻한 품에 안겨 있었던 생각만 나.”
충영은 말없이 웃고 있었지만 그 역시도 그때 이후로 경희와 많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경진이 혼수상태에 빠져있을 때 두 사람은 서로 큰 의지가 됐고 그 어려운 상황을 같이 보낸 동지의식이랄까, 뭔가 강한 유대감을 느꼈었다.
“그래도 그때 일은 다시 겪고 싶지 않다.”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경희도 따라서 고개를 끄덕인다.
“물론이야. 그리고 오빠가 우리 식구들한테 너무 잘 해 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하하. 예쁘니까 잘 해주지. 경진이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 경희하고 경미까지 다 착하고 너무 예뻐. 너희들 보고 있으면 진심으로 잘 해주고 싶은 마음이 우러난다니까?”
“호호. 나도 그래. 오빠 보고 있으면 괜히 듬직하고 기분이 좋아져.”
“하하.”
충영이 기분 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식사가 끝나자 식당을 나온 충영은 경희를 태우고 그녀의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기 싫은데...”
경희가 중얼거리듯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충영이 물었다.
“어디 더 가고 싶은 데 있어? 말해. 오빠가 데려다 줄게.”
“아니. 그냥 오빠랑 드라이브나 더 하고 싶어.”
“그래 그럼.”
충영은 한강변을 따라서 차를 몰았다.
한참 동안 가다 경희가 그에게 말했다.
“오빠! 잠시 한강 쪽으로 내려 갈 수 있을까?”
“응. 조금만 가면 고수부지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
“그리 가.”
“응.”
충영이 핸들을 꺾어 도로 오른 쪽으로 내려가자 바로 한강이 보였다.
전망 좋은 곳에 차를 세우고 충영이 경희에게 물었다.
“내려서 걷고 싶어?”
“아니. 추워서 그냥 여기 있을래.”
“그래.”
충영이 시동만 켠 채 라이트를 껐다.
순간 사방이 조용해진다.
경희가 한강을 보며 중얼거렸다.
“조용하다. 세상에 오빠랑 나, 둘만 존재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후후. 우리 경희가 이런 감상적인 여자인 줄 몰랐네.”
그녀가 충영을 보며 말했다.
“오빠!”
“응?”
“나, 오빠한테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뭔데?”
“음.”
경희가 망설이자 충영이 웃으며 손을 그녀의 어깨로 뻗었다.
“왜? 말하기 어려운 부탁이야? 말 해 봐. 우리 경희, 시험도 잘 봤고 예쁘니까 어지간한 부탁은 다 들어줄게.”
경희가 잠시 망설이다 그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나... 첫 키스는 오빠하고 하고 싶어.”
“경희야!”
충영이 놀라 두 눈을 크게 뜨자 경희가 그를 똑바로 보며 말했다.
“오빠하고 키스하고 싶어.”
“음.”
충영이 신음소릴 냈다.
물론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어제는 수진이와 강제로 몸을 섞기까지 했는데 지금 경희의 고백과 청을 들어주는 것은 그에게 너무나 간단한 일인 것이다. 더구나 경희의 하는 말을 들어보면 그녀는 남자와 키스 한 번 해 보지 못한 숫처녀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경희는 경진의 친 동생이다. 경진이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돌아왔을 때 충영은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내심 굳게 다짐했는데 친 동생인 경희와 그런 관계를 맺어버리고 그 사실을 경진이 안다면 그녀에게 면목이 없어진다. 더구나 막내 경미도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충영이 경희와 일을 벌일 수는 없는 것이다.
충영이 경희를 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경희야.”
“응.”
“오빠가 경진이와 어떤 사이인지 경희도 알지?”
“알아.”
“나도 경희가 좋으니까 키스 정도 하는 것은 상관없어. 하지만 경진이가 알면 우리 두 사람한테 무척 실망할 거야.”
“나도 많이 생각하고 하는 말인데... 오빠가 너무 좋아서 그래. 그 동안 키스 같은 거 궁금했지만 남자하고 한 번도 안 한 이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하고 싶어서였어. 내가 정말 좋아하고 마음에 우러나와서 하고 싶은 그런 남자하고 할 생각이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키스하고 싶은 사람은 오빠밖에 없는 걸 어떡해?”
“경희야.”
“언니가 알아도 싫어하진 않을 것 같아. 내가 진정으로 좋아서 한 거라면 언니도 이해해 줄 거야. 시험 잘 본 선물로 하는 거니까. 오빠가 정 마음에 걸리면 언니한텐 비밀로 해. 난 절대로 말 하지 않을 거니까.”
“정말 괜찮을까?”
충영이 한 번 더 빼자 경희는 애가 타는지 그에게로 완전히 몸을 돌리고 말했다.
“나도 언니한테 들어서 다 알아. 어차피 언니하고는 결혼할 수 없는 사이잖아? 언니도 처음에 자살하려는 이유가 오빠하고 더 이상 만나지 못할 거라는 절망감에 그랬다고 했어. 지금은 그저 오빠하고 같이 있을 수 있는 이유 하나만으로 모든 걸 다 견디고 살 수 있다고 했으니까...”
“으음!”
“언니가 나하고 경미를 아주 많이 사랑해. 지금 내 마음이 어떤지 언니가 알면 결코 나하고 오빠를 미워하거나 실망하지 않을 거라 자신해. 그러니까 오빠.”
“내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 거니? 오빠는 잘 생기지도 않았고 그저 평범한 얼굴인데. 여고생들은 아이돌 그룹 같은 꽃미남들을 좋아하지 않나?”
충영이 마음속으로 허락할 뜻을 굳히며 묻자 경희도 그의 얼굴에서 그걸 느끼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미남도 좋지. 하지만 난 현실적인 여자야. 나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꽃미남이 무슨 소용이야? 하지만 오빠는 내가 가까이 볼 수 있고 또 나한테 얼마나 잘해 주는데. 대학등록금도 그래. 요즘 부모가 능력이 안 돼서 빚을 내거나 건전하지 못한 이상한 데 나가서 돈 벌어 등록금 내는 여자들도 있어. 그런 부모도 해 주기 어려운 대학등록금을 오빠는 나한테 아무 망설임 없이 그냥 해 준다는데 감동 안 할 여자가 어디 있어? 그리고 그런 현실적인 문제 말고도 오빠가 좋았어. 그러다 언니 죽을 고비 맞았을 때 오빠랑 같이 있으면서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어. ‘만약 언니가 잘 못 돼서 죽게 되면 내가 언니 대신 오빠한테 잘 해 줘야지.’ 물론 나만의 상상이고 언니가 살아 돌아와서 너무 다행이지만 그런 상상까지 할 정도로 오빨 좋아하게 됐어.”
경희의 진실한 고백까지 듣자 충영도 더 이상 뺄 수가 없었다.
그가 그녀의 몸에 걸려 있는 안전벨트를 풀며 말했다.
“경희야. 이리 와.”
경희가 다가오자 충영은 자신도 안전벨트를 풀고 그녀에게 바짝 붙어 그녀의 몸을 안았다.
한찬 동안 그렇게 꼭 안고만 있다가 충영이 그녀의 몸을 밀고 대신 뺨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며 감정을 교류하다 경희가 먼저 신호를 보냈다.
그녀가 살며시 두 눈을 감자 충영이 고개를 숙여 입술을 가져갔다.
두 사람의 입술이 가볍게 닿자 충영이 얼굴을 약간 틀며 혀를 내밀어 경희의 입술을 가볍게 빨았다.
먼저 윗입술을 입속에 담고 지루할 정도로 오랫동안 빨다 다시 아랫입술을 똑같이 반복해서 빨아주자 경희가 콧속으로 신음소릴 내며 그의 등을 끌어안았다.
“흐응!”
그가 입술을 빨고 나서 혀를 넣자 그것을 애타게 기다리던 경희가 그의 혀를 거세게 빨아들였다.
쯥쯥쯥-
두 사람의 혀와 혀가 만나 뱀처럼 뒤엉켰다.
첫 키스답지 않게 경희가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자 충영은 처음엔 그녀에게 주도권을 넘겨준 뒤 그녀가 하는 대로 가만 두고 보았다.
“하아!”
숨이 막힐 때까지 그의 입술을 물고 늘어지던 경희가 마침내 입술을 떼고 긴 한숨을 토해냈다.
심호흡을 하느라 경희의 가슴이 볼록거리자 충영은 그녀의 가슴으로 시선을 주었다.
‘이 집 세 자매들은 하나같이 가슴이 빵빵하단 말이야.’
교복을 뚫고 나올 것처럼 팽팽하게 솟은 가슴을 보자 충영은 불현듯 그것을 만지고 싶어졌다. 오늘 경희와 만난 후 처음으로 뭔가 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 그는 한 손으로 경희의 얼굴을 잡고 키스를 유도했다.
능숙하게 경희의 입술과 혀를 빨며 다른 손을 뻗어 상의 교복의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
충영이 밑에서부터 단추를 풀자 그것을 느낀 경희가 반대에 위치한 위쪽 단추를 스스로 풀며 그의 행동을 도왔다.
중간 쯤 왔을 때 이미 단추가 다 풀리자 충영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너무 쉬워...’
어제 수진이와 섹스를 할 때는 머리가 터질 것처럼 긴장하고 흥분했는데 지금 경희와 함께 있을 때는 긴장감은 고사하고 너무 쉬운 느낌이 든다.
이대로 끝까지 요구해도 다 들어줄 것 같은 경희의 태도에 한 가닥 아쉬움마저 느끼며 충영은 손을 교복 속으로 집어넣었다.
얇은 내의가 느껴지자 충영은 옷 위 그대로 가슴을 움켜잡고 가볍게 주물렀다.
“흐응.”
입술을 충영에게 내주고 있는 상태에서 경희가 가볍게 콧소리를 낸다.
충영도 손안 가득 잡히는 부드럽고 탄력 있는 질감에 이젠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돼 버렸다.
가슴을 주무르며 길고 긴 키스를 하던 충영이 마침내 경희의 입술을 놔주고 물러났다.
“하아!”
경희가 얼굴을 붉힌 채 자신을 바라보자 충영은 두 손을 뻗어 그녀의 교복을 어깨에서부터 내렸다.
충영의 의도를 깨닫고 경희가 오른 팔과 왼 팔을 번갈아가며 빼내 주자 교복 상의가 밑으로 주르륵 흘러내렸다.
‘내 친 걸음이다.’
충영은 내의도 똑같은 방식으로 벗긴 뒤 마지막 남은 브래지어 호크마저 풀어버렸다.
그러자 경희의 가슴이 그의 눈앞에 드러났다.
‘세 자매 중에서 이 녀석 가슴이 제일 크네.’
아직 고3인데도 C컵 정도 돼 보이는 가슴이 조금도 밑으로 처지지 않고 탄력 있게 솟아 있어 충영은 그녀를 보며 절로 감탄사를 발했다.
“경희야. 너, 가슴 정말 예쁘다.”
충영이 진심어린 표정으로 칭찬하자 경희가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은 듯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웃는다.
“진짜?”
“응. 정말 예뻐.”
“내가 언니나 경미보다 가슴은 더 큰데...”
“아주 예쁘다.”
“남자한테 한 번도 안 보여줬어. 오빠라면... 마음대로 해도 돼.”
경희가 속삭이듯 유혹하는 목소리를 내자 충영은 더 이상 사양을 하지 않고 두 손을 뻗어 그녀의 가슴을 한꺼번에 움켜쥐었다.
“아아. 오빠!”
크고 두툼한 그의 손이 가슴 전체를 움켜쥐고 주무르는데 또 그 손길은 너무 부드럽고 능숙해서 경희가 입 밖으로 크게 신음소릴 내고 만다.
충영은 서두르지 않고 경희의 가슴을 천천히 애무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오늘은 더 이상 깊이 진도를 나갈 생각이 없었기에 급하게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하얀 가슴을 마사지하듯 주무르다 그의 얼굴이 점점 가슴 중앙을 향해 다가갔다.
‘......!’
젖꼭지에 뜨거운 입김을 느낀 경희가 약한 신음소릴 내다 그가 기어이 여리고 작은 돌기를 입에 물자 앙, 하고 울음 섞인 소릴 내 버렸다.
“하아! 하아!”
충영의 혀가 꼭지를 굴리고 쓰다듬고 핥자, 경희가 연신 신음소릴 내며 두 손으로 그의 머리를 소중하게 끌어안았다.
“오빠! 사랑해. 진짜로 오빠가 너무 좋아.”
충영이 꼭지를 뱉어내고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우리 경희가 좋아. 씩씩하고 솔직하고 예뻐.”
충영이 다시 손을 뻗어 가슴을 주물렀다. 밀가루 반죽을 하듯 탐스러운 가슴을 마음껏 주무르다 타액에 흠뻑 젖은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자 경희가 몸을 훌쩍, 떨며 그에게 호소한다.
“오빠. 더 하고 싶어. 아아. 더 해 주면 안 돼?”
경희가 뭘 말하는지 충영은 곧바로 느낄 수 있었다.
가슴 말고 그 밑으로도 그의 애무를 받고 싶어 하는 경희에게 충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경희야. 여기까지만 하자. 더 이상 하면 서로 후회할지 모르니까 충분히 생각해보고 나서 결정 해. 그래야 조금이라도 후회를 덜 하지.”
충영이 애무를 그치고 그녀의 옷을 덮어주자 경희가 한숨을 내쉰다.
“후우. 오빠는 언니만 사랑하는 것 같아. 불공평해. 나도 언니 못지않게 오빨 좋아하는데...”
“그래. 경희가 오빠 좋아해주는 거 나도 고마워. 하지만 언니를 먼저 알았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언니를 지켜주고 평생 사랑해주겠다는 약속도 했고 그 약속을 끝까지 지킬 책임이 나에겐 있어. 언니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나 때문에 목숨을 건 사람이거든.”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네. 난 오빠 때문에, 아니 그 어떤 이유로도 목숨을 버릴 생각은 없으니까 그런 면에서라면 언니가 오빨 더 사랑하는 게 맞겠지. 하지만... 후우. 모르겠어.”
충영이 경희의 몸을 꼭 안아주며 말했다.
“생각이 복잡할 땐 거기서 멈추는 게 좋아. 자.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집에 가자. 좋은 기분을 이런 일로 망칠 순 없잖아?”
“알았어. 아무튼 고마워 오빠. 오늘 오빠 땜에 정말 좋았어. 너무 행복해.”
경희가 충영에게 달라붙더니 그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덮었다.
쪽쪽쪽-
경희가 일방적인 키스를 하고 물러나자 충영은 웃으며 차의 라이트를 켰다.
그렇게 경희를 바래다주고 충영은 집으로 돌아갔다.
영진이 자는 것을 확인한 충영은 침대에서 일어나 한숨을 쉬었다.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자꾸 수진의 얼굴이 떠오르고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잠마저 저 멀리 달아나 버린다.
‘이거, 내가 상사병에 걸린 걸까?’
어제 수진의 처녀를 따먹고 그야말로 큰 승리감에 도취됐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오늘, 이상하게 전보다 수진이 더욱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특히 경희와 만나고 나니 못 견디게 수진이 그리워지고 얼굴만이라도 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다.
충영은 한참을 망설이다 휴대폰을 꺼내 수진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자니?)
수진에게서 바로 답글이 왔다.
행여 수진이 문자를 씹을까, 노심초사하던 충영은 기쁜 마음에 문자를 확인했다.
(아직 안 자. 왜?)
(수진이 얼굴 한 번 보고 싶어서...)
(당분간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했잖아?)
(알아. 그런데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수진이 네 생각이 나서 잠이 안 와. 1분만... 얼굴 한 번만 보여주면 안 되겠니?)
문자를 보내는데 충영은 수진의 한숨 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초조하게 기다리는데 잠시 후 문자가 떴다.
(그럼 1분만 있다가 가.)
(정말? 지금 간다...)
충영은 휴대폰을 팽개치듯 던져놓고 재빨리 수진의 방으로 달려갔다.
아주 작게 시늉으로만 노크를 한 뒤 충영은 수진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
수진이 침대에 누워 상체만 세운 채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충영이 가까이 다가가자 수진이 그를 보았다.
“시간이 늦었는데 잠이 안 와?”
“응.”
충영은 수진의 얼굴을 보며 그 예쁜 모습에 절로 감탄사를 터뜨렸다.
조물주가 정성을 들여 조각을 해 놓은 것 같은 갸름한 얼굴에 맑은 눈동자와 고귀한 혈통을 자랑하듯 곧게 선 콧날, 그리고 어제 자신이 그렇게 빨았던 촉촉하고 탄력 있는 입술.
‘하나도 안 변했다...’
충영은 씁쓸한 기운이 가슴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어제 처녀를 접수했으니까 뭔가 자신이 우위에 서야 하는데 지금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며 충영은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렇다고 이 늦은 시간에 오면 어떡해? 영진 언니도 그렇고, 명기 오빠라도 보면 의심 받을 텐데...”
“누나는 깊이 잠들었고 들어 올 때 조심해서 들어왔어. 걱정 마.”
“어제 생각할 시간을 달라니까 그렇게 하겠다고 해 놓고 하루를 못 넘겨?”
수진이 핀잔을 주듯 말하고 있는데 그녀의 얼굴에 화가 난 기색은 없다.
충영이 한숨을 쉬며 나직하게 말했다.
“내가 미쳤나 봐. 아니면 병에 걸렸든지.”
“무슨 병에 걸려?”
“상사병.”
“뭐?”
“안 그러려고 그러는데 이상하게 하루 종일 수진이 너만 생각이 나고 밤에 침대에 누워도 네 얼굴을 안 보고는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는 거야.”
수진이 그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았다.
‘......!’
충영의 눈에서 진심을 읽은 수진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오빠 때문에 나도 미치겠다. 생각할 기회 좀 달라니까...”
“생각할 기횔 주면 네가 나한테서 달아날까 두려워.”
충영이 근심스런 눈빛으로 그녀를 보며 말하자 수진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렇지 않아. 안 그럴게. 그러니까 오빠도 맘 놓고 일에 전념 해. 응? 지금 한창 바쁜 시기잖아?”
“알았어. 이를 악물고 노력할게. 하지만 앞으로도 오늘처럼 도저히 참을 수 없으면 문자라도 할게. 이렇게 얼굴만이라도 한 번 보여주라. 그것도 안 되겠어?”
충영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애원하자 수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았어. 정말 못 견디겠으면 그렇게 해.”
“정말이지? 고맙다. 수진아.”
충영이 곁에 바짝 붙어 앉으며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키스 한 번만 하면 안 될까?”
“안 돼.”
수진이 딱 잘라 말하자 충영이 계속 치근댔다.
“한 번만 하자. 그럼 안심하고 잠들 수 있을 것 같아.”
“안 돼.”
“그럼 뺨에다... 뺨에도 안 돼? 그것도 못하게 하면 나, 이 방 안 나가.”
“아우. 이 고집쟁이. 오빠! 진짜 왜 이렇게 날 못살게 굴어? 옛날엔 안 그랬는데 점점 더 날 못살게 하는 거 같아.”
“수진이 네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우니까 그러지. 그러지 말고 한 번만 하자. 응?”
“진짜로 귀찮아 죽겠어. 그럼 한 번만 하고 가서 자는 거야?”
“응. 약속 할게.”
“이제 오빠 약속은 못 믿어.”
수진이 새침하게 말하는데 그 표정이 미치도록 귀여워서 충영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를 덮쳤다.
“윽!”
충영이 그녀의 얼굴을 잡고 뺨이 아닌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갖다 대자 수진이 가볍게 비명을 지르며 그의 몸을 밀었다. 하지만 그의 힘을 당할 리 없어 잠시 앙탈하다 그대로 힘을 풀고 그의 입술을 받고 만다.
쪽쪽쪽-
수진이 반항을 포기하자 충영은 그녀의 입술을 미친 듯 빨기 시작했다.
그러다 수진의 입이 열리자 혀를 집어넣고 그녀의 혀를 꺼내 쭉쭉, 빨았다.
길고도 오랜 시간 동안 수진의 입을 탐하고 나서야 충영이 그녀를 놔주었다.
“미워.”
수진이 뺨에 붉은 빛을 띄우며 그를 보는데 말과는 달리 그 눈빛이 무척이나 부드러웠다.
충영은 그런 수진의 모습을 보며 내심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수진아! 넌 내가 절대로 포기할 수 없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너를 진짜 내 여자로 만들고 말 거야.’
12월이 되자 겨울의 본격적인 차가운 날씨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충영이 사장으로 있는 백화점은 차가운 날씨와 대조적으로 훈풍이 돌았고 금상첨화란 말처럼 회장 김동민의 허락이 떨어져 백화점 옆 건물까지 구입을 하기로 결정이 났다.
백화점 직원들의 사기도 그 어느 때보다 올라 있었고 이 모든 일이 충영의 부임 이후로 단 기간에 이뤄진 것들이어서 직원들의 사장 충영에 대한 신뢰도는 가히 종교적 수준이라 할 만큼 깊어졌다.
충영이 백화점 확장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동민이 충영과 명기 둘을 한 자리에 불렀다.
한정식 식당으로 두 사람을 부른 동민은 식사가 끝나자 차를 마시며 본론을 꺼냈다.
“너희 두 사람, 작년 이맘 때 본사로 출근하면서 일 시작했는데 이제 딱 1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알고들 있지?”
동민이 두 사람 모두에게 묻자 충영과 명기가 똑같이 대답했다.
“예.”
“예 아버님.”
“그 동안 둘 다 사회 초년생으로 고생 많았고, 특히 충영이가 부담스러운 직무를 맡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해 줘서 아주 뿌듯하다.”
동민이 충영에게 먼저 말을 하자 충영이 명기를 바라보며 웃었다.
“명기한테 맡겨주셨으면 저보다 더 잘 했을 겁니다.”
명기가 웃기만 하자 동민이 말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사업이 꼭 머리로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우리 대성이 작은 그룹도 아니고, 처음부터 잘 나간다고 해서 꼭 끝까지 성공하라는 법도 없으니까 너무 성과에 연연하는 것도 좋지는 않아.”
동민의 말에 충영이 바로 고개를 숙였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동민이 이번엔 명기를 보며 말했다.
“명기 너도 1년 동안 경험 쌓았으니까 이번에 백화점 하날 맡겨볼 생각인데 어떠냐? 해 보겠냐?”
명기가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예. 해 보겠습니다.”
“음. 마침 이번에 강남 쪽에 있는 백화점 하나가 이번에 사장이 교체되는데 말이야. 거기가 지금 형편이 조금 안 좋거든. 처음 입지 선정할 때 그곳이 바운더리도 좋고 해서 굉장히 의욕적으로 세운 곳인데 몇 년 전부터 계속 매출이 떨어지고 있어. 다행히 저번에 광고 나간 뒤 회복세로 접어들긴 했는데 전성기에 비하면 많이 고전하고 있는 형편이지. 그런 이유로 이번에 사장이 경질된 것이기도 하고...”
충영과 명기가 자신의 입을 주시하고 있자 동민이 잠시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나서 말했다.
“처음엔 그냥 명기 너에게 강남 쪽 백화점을 맡길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조금 더 생각해보고 내린 결론인데 명기 네가 화양지점을 맡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화양지점은 지금 충영이가 사장으로 있잖아요?”
명기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렇지. 지금 그대로 충영이가 화양지점을 맡고 명기 네가 강남 쪽을 맡아도 괜찮아. 그래도 두 사람이 장소를 바꿔서 한 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해 본 말이다. 이 문제는 너희 둘이서 상의해서 결정을 하도록 해라. 난 어떤 식으로든 너희가 내린 결정에 따를 거니까. 무슨 말인지 알겠냐?”
“예.”
“예”
두 사람은 동민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동민과 헤어지고 충영은 식당 입구에서 명기에게 물었다.
“얘기 좀 해야겠지?”
“그래. 오랜만에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애기할까?”
명기가 웃으며 말하자 충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
“그런데 오늘 수빈이 만나기로 했거든. 수빈이랑 같이 마셔도 되지?”
“당연하지. 수빈이 얼굴 본지도 꽤 오래됐는데 잘 됐네.”
“어디로 갈까?”
“수빈이 집에서 가까운 데로 갈까?”
“나야 그럼 좋지.”
“나도 오늘은 시간 많으니까 괜찮아.”
수빈의 집 근처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 룸 하나를 잡고 충영은 명기와 술을 마셨다.
“너 그 동안 정말 대단했어. 부러운 생각마저 들더라.”
명기가 양주 한 모금을 마시며 말하자 충영이 쑥스러운 듯 그를 보며 웃었다.
“운이 좋았지 뭐. 영진이 누나가 생각보다 로비도 잘 해 줬고.”
“그러게 말이야. 영진이 누나, 옛날엔 완전 포기 상태였는데 지금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어.”
“명기 넌 어때? 1년 동안 본사에서 일 해 보니까...”
“많이 배웠어. 지금은 맡겨주면 뭐든 잘 할 자신이 있지만 또 모르지. 나이도 어리고 경험도 부족하니까 꼭 내 맘대로 되지 않은 일도 많이 생기겠지.
충영이 명기의 자신감 넘치는 얼굴을 보고 있는데 문이 열리며 수빈이 들어왔다.
‘......!’
명기와 자신을 향해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그녀를 보자 충영은 문득 가슴이 싸아, 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어우. 전에 봤을 때보다 더 예뻐졌네.’
수빈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그가 감탄할 때 그녀가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고 명기 옆자리로 다가왔다.
날씬한 몸매와 그에 비해 불균형적으로까지 느껴지는 볼록하게 두드러진 가슴선을 보자 충영은 속으로 신음했다.
‘역시. 이 여자, 최고다.’
수진이와 비교해서 유일하게 꿀리지 않고 당당히 설 수 있는 여자는 아마 이 여자뿐일 거라고 생각하며 충영은 그녀에게 인사했다.
“오랜만이네.”
“충영 오빠도 오랜만이에요.”
수빈이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어보이자 충영은 갑작스럽게 밀려온 성욕으로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것을 얼른 누르고 가벼운 어투로 그녀의 말을 받았다.
“이제 학기는 다 마쳤을 거고. 곧 졸업이겠네.”
“그러게요. 대학생활이 너무 짧게 끝나는 거 같아서 좀 아쉬워요.”
“하하. 한 잔 해도 돼?”
충영이 마지막은 명기를 향해 묻자 그가 수빈에게 다시 물었다.
“한 잔 할 거야?”
“응. 집 앞이고 오늘 오랜만에 충영 오빠도 만났으니까 조금 마셔볼까?”
수빈이 양주잔을 들자 충영이 그녀의 잔에 술을 따랐다.
“자. 건배 한 번 하자.”
충영이 잔을 들자 명기와 수빈 모두 그의 잔에 잔을 부딪쳤다.
“우리 신임 사장님을 위하여.”
충영이 소리치자 수빈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무슨 말이에요?”
명기가 그녀에게 웃으며 말했다.
“한 잔 마시고 얘기해 줄게.”
“음.”
수빈이 궁금한 표정으로 술을 마시자 충영과 명기도 한 번에 술을 털어 넣었다.
“말 해 봐요.”
궁금해하는 수빈에게 명기가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으음... 그러니까 회장님이 오빠 둘이서 어떤 백화점을 선택할 지 결정권을 줬다 이 말이죠?”
“응.”
명기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 결정 내렸어요?”
“아니. 우선 술이나 한 잔 하면서 천천히 결정하려고...”
“회장님도 참 짓궂으시네. 그냥 결정해 주시면 알아서 따를 텐데.”
수빈의 말에 명기가 자신의 생각을 설명했다.
“이것도 아버지가 우리에게 준 시험이라고 나는 생각해. 두 사람이 얼마나 서로 배려하는지도 보고 서로 적성에 맞는 자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도 테스트 해 보려는 의도이신 거 같아. 뭐, 만약 잘 못 되면 책임을 우리 두 사람에게 떠넘기려는 속셈도 조금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지금 갑자기 들기도 하네.”
“하하. 설마...”
충영이 웃으며 말하자 수빈도 따라 웃더니 화제를 바꾸려는지 충영에게 말을 걸었다.
“그나저나 오빠 참 대단해요. 경력도 거의 없이 백화점 사장을 맡았는데 몇 개월 만에 그토록 큰 일을 해내다니...”
“하하. 아까 명기한테도 얘기했지만 운이 많이 따라줬어.”
“글쎄요. 그게 운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아무튼 축하해요.”
“고마워. 수빈이도 이제 대학 마친 거나 마찬가지니까 명기 사장 되면 옆에서 도울 일이 많겠네.”
“호호. 오빠가 날 취직시켜줘야 가능한 일이죠.”
수빈이 밝게 웃자 명기가 충영에게 말했다.
“충영이 넌 어때? 강남이 좋아. 지금 하고 있는 화양지점이 좋아?”
충영이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강남도 요즘 매출이 떨어졌다지만 사실 엄청난 곳이잖아? 화양지점하고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규모가 크고. 하지만 이번에 화양도 옆 건물을 사들였고 대규모 공사를 계획하고 있으니까 그게 끝나면 규모로는 강남에 뒤지지 않을 거야.”
“그렇지. 그래도 충영이 넌 지금 화양이 좋지 않아? 어렵게 일군 자리라 정도 들었을 거고.”
“그런 점은 있지.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성그룹이 잘 되는 것이니까 난 상관없어. 이번 일은 내 생각보다 명기 네가 결정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명기가 충영의 얼굴을 보며 물었다.
“내가 결정을 내리라고?”
“응. 난, 아무 데나 다 좋거든. 계속 화양에서 일 하는 것은 당연히 해 오던 거니까 계속 하면 되고, 강남으로 가더라도 사실 화양에서 한 번 성공을 했으니까 다음엔 좀 실패를 하더라도 크게 낙담하진 않을 것 같아. 하지만 명기 넌 입장이 조금 다르잖아? 이번에 첫 출사표를 던지는데, 더구나 내가 한 번 성공을 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조금은 부담도 있을 거고.”
명기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얼굴을 보았다.
“충영이 네가 말을 해 주니까 고마운데 사실 그게 좀 부담이 되긴 해. 그냥 주어진 일만 열심히 하면 되지, 비교되고, 그런 거 싫은데.”
충영은 속으로 생각했다.
‘왜 안 그러겠냐? 더구나 비교대상이 옛날에는 거의 종으로 부리던 놈이었는데 말이야.’
명기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충영은 최대한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나도 명기 너하고 생각이 같아. 옛날처럼 내가 널 도울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는데.”
그러자 명기가 한숨을 쉰다.
“그러게 말이다. 나도 너하고 같이 다니던 그때가 정말 그립다.”
“비록 떨어져 있어도 마음만은... 뭐, 이런 말도 있잖아? 난 항상 명기 네 편이니까 너무 그런 쪽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이번에도 네가 잘 생각해보고 결정을 내려라. 수빈이하고 백화점 두 군데 다 돌아다니면서 뭐가 명기 너하고 잘 맞는지 충분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내려. 난 명기 네가 먼저 고르면 남은 거 하면 되고.”
“정말 그렇게 할 거야?”
충영이 아주 호의적으로 나오자 수빈과 명기 모두 얼굴에 함박미소가 걸렸다.
“당연하지. 그리고 백화점 돌면서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 봐. 내가 몇 달이지만 현장에서 해 보니까 책상에서 사무만 보는 거와는 많이 다르더라고. 이번 뉴스에 우리 백화점 나오게 된 거 말이야. 내가 자세하게 애기해 줄까?”
“응. 말 해 봐.”
명기와 수빈이 궁금한 표정을 짓자 충영은 미화와 그 남편 문성환에게 로비한 일들을 실감나게 얘기해주었다. 물론 실상은 미화를 성의 노에로 만들며 성사시킨 것이지만 사실을 얘기할 순 없어 각색을 해가며 대화를 이끌어나갔다.
“야아. 사장이 할 일이란 게 정말 많구나.”
충영의 말이 끝나자 명기가 감탄하며 수빈에게 물었다.
“수빈이 네 생각은 어때? 화양지점이 나은 것 같아, 아니면 강남 쪽이 좋을까?”
수빈이 망설이지 않고 대답한다.
“난 강남 쪽이 훨씬 나을 것 같아.”
“왜?”
“우선 화양지점은 충영 오빠가 고생해서 일궈낸 곳이잖아?”
충영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난 그런 거 괜찮다니까?”
“아니. 꼭 그것 때문이 아니라... 잠깐 충영 오빠 말을 들으니까 화양동 그쪽은 지금 사장님과 부사장님의 역할이 대단하고 또 두 사람 로비로 많은 일들이 이뤄졌는데 만약 갑자기 사장이 바뀌면 고객들이나 직원들 모두 반감이 클 거라고 봐. 기껏 잘하고 있는 사장이 나가고 명기 오빠가 들어가면 처음에 많이 고전할 것 같아. 직원들도 보는 시선도 안 좋을 거고 고객들도 많이 떨어져 나갈 것 같아.”
“그건 수빈이 말에 일리가 있네.”
충영이 그녀의 편을 들었다.
“왜냐하면 지금 vip 고객들 중에 영진이 누나 팬들이 많이 생겼거든. 그 누나가 사교성이 좋아서 하는 일이 고객들하고 점심 먹고 어울려 다니는 게 일의 전부야. 그러니까 누날 좋아하는 고객들이 엄청 많고 또 나하고 친한 고객들도 꽤 되는데 만약 우리가 강남으로 가면 그쪽까지 쫓아올 고객들이 상당수 될 것 같아. 그렇다고 우리 보고 온다는 고객들을 냉정하게 물리칠 수도 없잖아?”
“음. 학교 다닐 땐 전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러고 보니 영진이 누나도 꽤 쓸 모가 있구나.”
명기의 말에 수빈이 보충설명을 했다.
“그것뿐만이 아니야. 강남은 어차피 매출이 떨어진 상태라서 직원들도 사장에 대한 불신임이 큰 상태일 거고 그때 회장 아들인 오빠가 사장으로 들어가는 거니까 문제 될 게 하나도 없지. 그리고 화양은 매출이 떨어지면 당연히 그 전 사장이던 충영 오빠와 비교 당할 수밖에 없잖아? 회장님의 믿음까지 저버리게 될 거고 강남은 설사 매출이 떨어지더라도 그 전부터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태였으니까 그다지 위험부담이 크진 않을 거야.”
“이거. 말을 듣고 보니 화양지점은 절대로 들어가면 안 되겠구나.”
명기가 웃으며 말하자 충영도 따라 웃으며 그의 말을 받았다.
“그리고 수빈이네 집도 강남하고 가깝잖아? 앞으로 수빈이가 명기 너 도울 일이 많을 텐데 기왕이면 가까운 쪽에서 출퇴근하는 것도 좋겠다.”
명기가 수빈에게 웃으며 말을 던졌다.
“수빈이 너. 설마 그런 이유로 강남을 권하는 건 아니겠지?”
“호호. 그럴 리가 있어?”
충영이 명기에게 말했다.
“아무튼 그렇게 마음을 정했더라도 며칠 더 생각해 봐라. 백화점 답사도 해 보고. 그리고 아버님께 말씀을 드릴 때는 내가 먼저 선택했다고 해. 내가 먼저 원하는 곳을 지명하고 그 다음에 명기 너는 남은 곳을 택했다고 하자고. 그러면 혹시 나중에 실패를 하더라도 책임이 조금 덜 할 네니까.”
충영의 말에 명기가 감격한 얼굴로 그를 보았다.
“충영이 너 정말 그렇게까지 신경 써주는 거야?”
수빈도 충영의 얼굴을 호의적으로 보며 말한다.
“충영 오빠. 이제 보니 참 좋은 사람이네. 처음 오빨 봤을 때도 느낀 거지만 명기 오빠에 대한 의리가 대단해.”
“하하. 내가 의리 빼면 시체거든. 특히 우리 명기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같이 붙어 다녔는데 지금 잠깐 떨어졌다고 의리 없는 짓을 하거나 그러면 안 되지.”
“호호.”
충영은 수빈의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물론 명기에 대한 의리도 있지만 수빈이 너한테 잘 보이려는 마음도 무척 크다.’
처음에 수빈이를 봤을 때 충영은 그녀가 딱 자신의 이상형이라 생각했었다. 작년 여름 네 명이서 강원도에 놀러갔을 때도 그랬다. 그때 파트너인 경진이도 물론 마음에 들었지만 수빈이의 외모는 경진과 비교할 수 없는, 가히 최상급이었다. 자신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명기 정도 되는 스펙이어야 그녀와 어울릴 수 있는, 아주 높은 곳에 위치한 여자여서 그저 바라보기만 할 수밖에 없는 여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영진과의 결혼으로 대성 그룹의 직계 가족이 되었고 명기보다 먼저 백화점 사장이 되어 대박을 터뜨렸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감히 대한민국 최고의 여자라 할 수 있는 수진이의 처녀까지 함락시킨 전력이 있다. 옛날에 눈치 보며 말 한 번 제대로 붙이지 못하던 때와는 사뭇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분위기 상 명기의 강남 행은 거의 확정이 된 것 같았는데 충영도 사실 그것을 바랬다. 이제 화양지점에 대대적인 공사를 할 것이고 식당가도 새롭게 단장을 할 터인데 그때 경진의 가족에게 목 좋은 곳 하나를 골라 식당을 경영하게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만약 그가 강남으로 가게 되면 그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인데 다행스럽게도 모든 것이 순조롭게 결정되어질 전망이다.
수빈이 기분 좋다며 제법 술을 마시자 충영은 명기와 함께 그녀를 집에까지 바래다 준 다음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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