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핵심을 지적한 이대 권복규교수님 글
대체 왜 그랬을까?
총선을 앞둔 포석? 의사를 제물로 총선 승리?
의대생 정원 늘린다고 강고한 민주당 40%가 국힘에 표를 준다? 아니면 중도가? 거꾸로 빠져나갈 표를 생각하면 이게 맞는 선택일까? 게다가 이제부터 4월 직전까지 파업이다 뭐다 시끄러울텐데 그럼 "중도"가 윤을 지지할까? "중도"가 조금 생각이 있는 이들이라면 정원을 두 배 가까이 늘인다면서 건강보험료 인상 없다는 게 말이 안 된다는 것쯤은 쉽게 이해할 것이고...무엇보다 세상 시끄러운 게 싫은 사람들이?
아니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는 윤통의 "소신"의 산물이다. 평생 "거악"을 처단해 왔다는 자부심으로 사는 그의 눈에 대한민국 의사집단은 "거악 카르텔"로 비친 것이다.
"한번의 면허로 평생을 울궈먹고, 정부 정책에 툭하면 집단으로 반기를 들고...그러면서 자기 할 일은 똑바로 안 하는(윤통의 생각에)"집단이 조폭보다 더한 카르텔이지 뭐겠나. 자유시장경제에 대한 그의 소신에 따르면 면허 같은 건 없거나, 운전면허처럼 아무나 따는 게 맞을 것이다. 할 사람은 하고, 하지 않을 사람은 하지 않고...시장에 따라 급여도 오르내리는 게 맞다고 볼 것이다.
이미 로스쿨 해서 변호사시장에 일어난 변화를 그도 알테니 의사도 그렇게 못할 이유가 뭐겠나 생각할 것이다.
여기에 노르딕 사회주의자인 청와대 참모들과, 그와 연결되는 몇몇 의료관리 교수들이 후광질을 하고, 경제학과 출신인 강남좌파가 보건복지부 차관이 되었을 때 "경제논리"에 입각한다는 이 폭주의 구도는 이미 선명히 그려졌던 것이다. 근대화된 어느 나라도 의사의 면허를 "독점"이라고 보는 곳은 없다. 의사집단을 "카르텔"로 보는 곳도 없다.
나는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지만 의료는 그와 약간 다른 영역에 비껴있다. 정말 자유시장경제를 의료에 도입하면 다른 이는 잘 할 수 없는 수술을 하는 의사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올라간다.
목숨 값이니까. 가령 일년에 20억원씩 받고 암 수술 두 건만 하면 충분히 잘 먹고 잘 산다. 그보다 못한 의사는 2억, 그보다도 못한 의사는 2천만원...2백만원...심지어 2십만원까지도 내려갈 것이다.
이는 시장경제에 매우 충실한 논리다. 이게 어디 적용되는가? 배우, 탤런트, 가수 등에게 적용된다. 누구는 사진 한번에 2억 받고, 누구는 2십만원 받는다. 그래도 뭐라는 사람 없다.
어느 의사도 의료를 이렇게 하자는 데 찬성하는 이는 없다. 대부분 우파이자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대한민국 의사들도 말이다.
(그들은 어쩌면 가짜 시장경제주의자인지도 모른다). 의료에서 시장은 실패한다. 그리고 의사라는 이들도 환자들의 고난을 빌미로 그에게서 최후까지 짜내야 한다고 믿고 있지 않다. 의사들 대부분은 그 고난을 어떻게 덜어주려고 하지, 거기서 자기 이득을 챙기고자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장논리가 적용되는 영역은 미용성형에 국한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영역에서는 별개의 사회계약이 작동한다. 명시적인 계약이 아니라 암묵적인 계약이다.
즉 의사들은 자신의 실력을 연마하고 환자를 돌보는 데 전념할 테니, 사회는 그들이 생계를 유지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 우리가 "사회주의 의료"로 알고 있는 유럽 의료도 의료기관이나 시설은 거개 정부나 지자체가 만들고, 의사는 그 안에서 일만 하면 된다. 급여 역시 그 나라 평균 노동자 임금보다 몇 배는 더 받으면서 일을 하지만 그거 가지고 뭐라 하는 인간 없다.
다만 의사의 "자율성"은 미국식 의료보다는 제한되지만 그 반대 급부로 여유와 면책이 주어진다. 이 정도면 할만 한 것이고, 여기서도 가끔 갈등이 발생하기에 유럽 대부분의 나라가 의사 파업을 겪었고, 지금도 일부는 겪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의료는 공존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다양한 사회계약을 통해 공존해 왔다. 유럽 의료는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하지만, 그래도 그런 것은 그 나라들에 전통적으로 존재했던 의사단체(길드)등과 정치권과의 협약을 통해 이루어낸 것이다.
미국은 애초 아무나 의사를 할 수 있던 자유방임주의였다가 의사들의 노력으로 면허제도를 만들었다. 반면 소비에트나 중국식 공산주의는 처음부터 의사를 억압하고, 강제로 국가기구에 편제시켜 버렸으며 그들의 프레빌리지를 다 없애버렸다(이게 무슨 "특권"아니다).
결과는? 의료의 질과 의료 윤리의 끝도 없는 추락이다. 지금도 러시아나 중국의 의료기관은 웃돈과 뇌물이 없으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돈 좀 있는 사람들은 별개의 의료기관과 의사를 찾는다. 러시아에 있었던 내 동생도 조카가 아프니 무료인 공공기관 가지 않고 외국인 의사를 찾아갔다.
나는 이 사태에서 현 정부의 지적 파탄을 본다.
대체 왜 그랬을까? 답은 결국 "무식해서"다. 덧붙이면, "무식하고 용감해서"다. 전 정권도 무식한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이렇게 "용감하기"까지는 못했다. 그러니까 그 정도 "공공의료" 추진하다가 막판에 뒤집어진 것이었다.
대통령부터 그러하고, 용산과 내각에 비슷한 넘들로 채워놓으니 이런 참사가 빚어지는 것이다.
아마도 윤통은 "악질 거악 카르텔 집단"인 의사들을 마치 화물연대처럼 길들여 놓을 거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을 것이다.
번지를 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았다. 의료는 애초부터 그런 게 아니다. 사회에 있으면서도 살짝 비껴나 있는 영역...그것이 의료다. 마치 종교처럼 사회적인 기능은 해야 하나, 사회의 룰이 다 적용되기는 어려운 것이다. 여기에 상식적인 논리를 갖다 대면 그 결과는 정말이지 참혹한 것이다.
이런 식의 국가의 의료에 대한 무지한 개입은 프랑스 혁명 이후, 그리고 러시아 혁명(및 기타 국가 공산주의 혁명) 시기 이외에는 유례가 없다.
그러한 국가주도 "개혁"들은 죄다 실패로 끝났다. 어느 나라나 "양질의 접근성 좋고 저렴하고 평등한"의료를 꿈꾼다. 하지만 여기에 가장 근접한 나라는 사실 오늘까지의 대한민국밖엔 없었다.
의학이 본질적으로 무엇이고, 의료가 무엇이고, 의학교육이 무엇인지는 대통령과 그 참모들 공무원들 정치인들은 물론 전혀 모른다.
헌데 언론인들, 여론 주도층들, 지식인들도 모르긴 마찬하지다.
그들은 조선시대 한방에 대한 인식틀을 가지고 현대 의료를 바라본다. 그러면 의사들은 알고 있나? 내 보기에 의사들 대부분도 모른다. 누가 의학사 공부한 적 있나? 의료제도 각국의 문화와 접목하여 천천히 읽어내본 적이 있나?
그들이 욕하는 소수 인의협, 또는 의료사회주의자 의사들이나 좀 그렇게 했다. 대부분은 그저 자기가 아는, 자기가 배우고 경험한 것을 전부인 양 알고, 코끼리 다리나 꼬리 만지고 있으면서 코끼리 다 안다고 주장하고나 있을 뿐이다.
2000년 의약분업때부터 나는 글을 쓰고 사회적 메세지를 내었고, 일부는 부끄럽지만 많은 반향을 얻기도 했다. 그 이유는 당시 7만쯤 되는 한국 의사 중에 의학의 역사와 문화를 공부한 자가 정말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 그보다 더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나? 십여년 전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여러 소통을 하였지만 결국은 별무소용이었다. 아무 효과도 없었다.
이런 정책을 하면서 그저 몇 회 무슨 설명회 협의회 간담회를 열었다...무슨 보고서에 그렇게 나와있다...는 걸 근거로 하는 정부 수준도, 그러한 보고서를 만드는 자들의 수준도, "의사 망했네...그런데 우리 애도 이번에 의대를 좀?" 하는 국민의 수준도, 그리고 의사들 자신의 수준도 결국 우리는 이런 정도의 의료 밖에는 가질 수 없다는 걸 증명한다.
누구 말처럼 바다에 쟁기질한 지난 이십여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돈도 못 벌고, 사방 눈치나 보면서 말이다. 솔직히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내가 하는 일을 도대체 이해도 못 하는 "동료" 들이었다.
[출처] 2024.02.07 003|작성자 RIEN
https://blog.naver.com/neuropsyche/22334678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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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2.07 의대 증원은 탈원전 못지 않은 나라의 근간을 흔드는 망국 정책임에도 의사들 외 전 국민들은 환영합니다. 사이비 유사 보수언론인 조선일보도 이렇게 그럴듯한 말로 의사들 이기주의로 몰며 국민을 우롱 중이고요.
온 나라에 박근혜 탄핵 때 버금가는 똑같은 선동과 어리석음의 광풍이 불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지도자는 뭐가 뭔지를 모르며 간신배들 노름에 끌려가고 있고 지성인들 역시 침묵하고 있습니다
온 국민은 좋다고 아우성이고 간신들은 앞장 서서 지도자와 국민들을 늪 속으로 이끌고. 십년만 지나도 돌이킬수 없을 재앙을 겪게 될것을 국민들은 모르고 그저 우리 자식도 의사 될수있다고 기쁨 투성이니. 정녕 이것이 대한민국이 꼭 겪어야 할 길인지, 아니면 우리가 필요없는 시련을 자초하는 것인지
우매한 국민 우매한 관료 우매한 지도자 앞에 한숨만 입니다
부디 제 생각이 기우이기를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