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범스님의 경교 경학 이야기 - 종범 학인이 경험한 불교 학습
60년대 절에 옴. 떡방아부터 찧었다. 쌀을 불려 4월 초파일 떡을 하루종일. 채공. 나물 묻히기. 채공, 공양주, 법당도 맡고 온갖 것을 다 하는데, 먼저 오신 분은 계속 산에 가서 일만 하시더라. 그래서 물었다, 왜 절에서는 일만 시키냐? 나는 책을 조용하게 보고 싶어서 절에 왔는데 왜 일만 시키냐? 그 스님이 이게 일이 아니다, 라고 하심. 그럼 뭐냐? 옛날 석가가 깨닫기 전에 많은 난행, 괴로운 일 고행, 공덕행 선업행을 계속 닦아 깨달음 이루셨는데, 이 모든 일 하는 게 깨달음을 이루는 원인행 공덕행이다. 이게 일이 아니다. 그때 나는 이해가 안 됐다. 이건 일이긴 일인데 왜 일이 아니라 그러냐.
어느 큰스님은 대중들하고 계속 일을 하는데, 힘들어 하니까 현장에서 법문하기를,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곡괭이, 삽, 이게 다 노동하는 도구가 아니라 해탈하는 해탈복이다! 어떤 분은 깨달음을 이루는 일이다, 또 어떤 분은 해탈하는 일이다, 이렇게 가르치셨다. 이게 뭐냐?
강원에 갔더니 거기는 독살이와 다르게 소임(所任, 공동체 생활에서 맡는 다양한 임무)이라 하더라. 학인 소임, 글 배우는 소임, 글 가르치는 소임. 노동이라 안 하고 소임이라 한다. 소임은 왜 하느냐? 소임도 깨달음을 이루는 공덕행이다. 그걸 나중에 정리해 보니까 일체 공덕행, 노력, 힘든 일 하는 건 노동도 아니고 어려운 것도 아니고 보리인행이다. 보리를 이루는 공덕행이다, 는 걸 앎. 처음에 내가 절에 온 게 깨닫기 위해 온 게 아니여~ 그래서 보리심이 없어요. 하고자 하는 건 책 보는 게 나의 목적 나의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책 볼 시간은 안 주고 일만 시키니 심사가 틀렸다. 그래서 오래 오래 지나니까 이해된다.
불교라는 건 근본이 보리심에서부터 출발하는데, 보리심은 깨달으려고 하는 마음. 보리심을 기신론에서는 신성취발심(信成就發心, 믿음을 일으키는)으로, 직심(直心)인데 이걸 지혜심이라고 종민선사(?)는 가르쳤다. 다음에 심심(深心)인데, 이건 일체선법심이라고, 일체 선법을 닦아가는 걸 심심인데, 그걸 원력으로 가르치고, 또 하나는 대비심으로 일체중생을 구제하겠다는 마음, 이걸 종민선사는 지비원 삼심이 보리심이다, 이렇게 도서(?)에서 가르침. 지혜, 원력, 자비 3가지 마음 중에서 하나를 뽑으라면 보리심 설명하는 일체 기록에서 원 하나를 뽑으면 된다, 원심. 원심이 뭐냐? 성불하겠다는 원이에요. 이게 보리심.
그러면 성불하겟다는 사람이 하는 것은 다 성불하는 행이다. 노동이 아니다. 소임을 완수하는 게 아니고 뭘 하든지 보리인행이 되는 것. 그런데 그런 걸 교리적으로 설명해주는 분도 없고, 상식적으로 말해주는 분도 없고 그냥 일만 잘하면 성불한다는 거여~ 아주 미치겠어. 일해 가지고 성불할 거 같지 않은데 일만 자꾸 하면 성불한다고. 아 이거 참, 보통 일이 아니여. 이런 걸 총 정리해서 요즘 제가 만든 말로, 보리인행 소임학습. 보리 인행으로 소임을 보는 학ㅅ습이다.
이 학습이 언제까지 가느냐? 대중이 있으면 다 이런 소임을 보게 된다. 소임이 평소임이라 해서 밥도 하고 청소도 하는 건 평소임, 주지 정도가 되면 중(中)소임 , 조실 정도가 되면 상(上)소임인데, 평 소임이든 중 소임이든 상 소임이든 뭐든 이건 노동도 아니고 직업도 아니고 순선히 보리인행인 거다. 직무를 통해 권리를 주장하고 직무를 통해 이익을 획득하려 하면 이건 퇴(退)보리심 마군행자에요. 보리심에서 물러난 행이다. -10분 17초까지
https://www.youtube.com/watch?v=3qtSYKnpMdQ&t=617s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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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4.26 제가 늘 드리는 말씀이 있지요? 수행에 밝고 어둠은 없다, 단지 어떤 마음으로 수행하종느냐에 따라 밝고 어두운 수행이 나눠질 뿐이다!
이 말씀을 오늘 종범스님이 증명해 주시네요. -
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04.26 또 제가 늘 드리는 말씀 있죠?
발심은 바로 발원이다!
원을 세우면 그게 발 보리심이다!
이 말씀 역시 오늘 종범스님이 증명해 주시네요. -
작성자법혜 작성시간 23.04.28 감히 제가 논할 바는 안되지만...
종범 스님 법문 들을 때마다 공부가 참 깊으신 것 같다... 조사 스님들 가르침에만 의지하지 않으시고 자신의 공부를 하신 스승님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말씀 올려도 될지 모르겠지만요. -
답댓글 작성자법혜 작성시간 23.04.28 보현 선생님께서 댓글 다셨듯이 발원을 하면 일체 수행의 우열이 없어진다는 건 저희 카페에서도 수없이 나온 말씀이네요.
참선을 하든, 밥을 짓든 일체 차별이 없어지는데 이게 바로 보현행원의 모습이지요.
발원의 바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든 차별이 없습니다. 평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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