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교구 은해사] 원효스님의 '무애행' 어떻게 봐야 하나 '뜨거운' 토론
“원효, 청년을 말하다”…토론배틀로 젊은 불자와 소통
입력 2023.06.21 21:20
호수 3774
기자명박광호 대구·경북지사장 daegu@ibulgyo.com
경산 제석사 제3회 원효학술대회 개최
“사회제도 속에서만 무애행이 가능하다”
VS.“무애행은 보살행이 될 수 없다” 격론 '눈길'
원효성사의 탄생지로 알려진 경산 제석사(주지 혜능스님)는 6월20일 10교구본사 은해사 육화원에서 제3회 제석사 원효학술대회, 무애(無碍) “원효, 청년을 말하다”를 통해 청년 무애 토론 배틀을 진행하며 젊은 불자들의 불교사상을 교유했다.
경산시와 경상북도 그리고 조계종 총무원과 제10교구본사 은해사, 대한불교진흥원, 경산불교총연합회가 후원하고 제석사가 주최한 제3회 제석사 원효학술대회는 300여 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효성사의 무애사상을 재조명해 보고자 청년들이 직접 참가하고 주도하는 토론 배틀로 기획됐다.
은해사 주지 덕조스님, 제석사 주지 혜능스님, 박태원 울산대 명예교수, 김준호 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 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이 심사위원으로 대회를 총평하고 이명학·박수경 불교방송 아나운서가 사회를 본 토론 배틀은 주제에 대한 2인 1팀 찬반 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토론 배틀에는 해인사승가대학의 효나우두팀(성원스님, 진산스님), 운문사승가대학의 우목맹구로팀(영원스님, 대겸스님), 동국대학교 의대·한의대 연합 보리팀(남건우 학생, 김중일 학생),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의 뚱땅뚱땅팀(김성우 학생, 김병진 학생), 위덕대 오어팀(범성스님, 신지환 학생), 경북대 체다치즈팀(이다원 학생, 허채운 학생) 등 총 6개 팀이 참석했다.
본선에서 2개 팀이 각각 ‘무애행은 보살행이 될 수 없다’를 주제로 찬반토론을 펼쳐 해인사승가대학의 효나우두팀과 운문사승가대학의 우목맹구로팀이 결승에 진출해 ‘사회제도 속에서만 무애행이 가능하다(청년 취업 불평등에 대하여)’를 주제로 격론을 펼쳤다.
해인사승가대학의 효나우두팀은 주제에 대한 반대입론을 통해 “무애행은 사회제도 속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 이유는 사회는 자성을 가진 절대적 실제가 아니라 포괄적 개념이기 때문이며 아울러 우리에게 보장된 권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대 토론에 나선 운문사승가대학의 우목맹구로팀은 주제에 대한 찬성 입론을 펼치며 “사회제도는 인간이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이라 보았고 무애행은 그 기존의 틀을 벗어나는 행위”라며 “무애행 그 자체가 사회에서 시작되고 그로써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제도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본다”는 논리를 구성해 격론을 펼쳤다.
이에 효나우두팀은 질의응답을 통해 “사회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무애행은 의미를 가진다”고 주장하자, 우목맹구로팀은 “입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지 않을 때 새로운 형태의 입법을 추구하고 다른 식의 법안이 마련되어 무애행이 아니라 합법적인 사회의 태도 안에서 해결된다면 이것이 유효한 해결책이 아닌가”라며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두 팀간의 격론을 마치고 막상막하의 토론이 끝나자 은해사 조실 법타대종사는 총평 및 특강을 통해 “무애행이란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하고 육바라밀(六波羅密)을 실천해 얽매이지 않는 것이며, 요익중생(饒益衆生)하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한편 토론배틀의 대상은 해인사승가대학의 효나우두팀, 우수상은 운문사승가대학의 우목맹로팀, 장려상은 동국대학교 의대 한의대의 보리팀, 동국대학교 불교학부의 뚱땅뚱땅팀, 위덕대 오어팀, 경북대 체다치즈팀이 각각 수상했다.
제석사는 다음날인 6월21일 제석사 원효성사전에서 ‘원효성사 1406주기 다례재’를 거행하고 청년무애 토론 배틀에 대한 시상식을 함께 진행했다.
http://www.i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4035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