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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모게시판법당

선가귀감 - 48. 참는 마음이 없다면

작성자보문|작성시간23.08.14|조회수30 목록 댓글 3

48. 참는 마음이 없다면

 

若無忍行이면

萬行不成이라.

 

참는 마음이 없다면

어떤 수행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註解

 

行門雖無量이나

慈忍爲根源이라.

忍心如幻夢이요 辱境若龜毛로다.

 

주해

 

수행 방법이 셀 수 없이 많이 있어도

자비와 인욕, 그 마음을 뿌리 삼는다.

 

참는 마음은 꼭두각시 꿈꾸는 일이요

욕을 보는 이 현실은 거북이 털이로다.

 

 

1. 인행(忍行)

 

인욕의 행이니 어떤 곤란이나 역경을 당하더라도 남을 원망하거나 성을 내지 않고 참아내는 마음이다. 보통 인욕에는 다섯단계가 있다고 한다.

첫째, 복인(伏忍)은 어떤 곤란이나 역경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이 남아 있지만 안으로 숨기고 바깥으로 그 마음을 조금도 드러내지 않고 참는 것이다.

둘째, 신인(信忍)은 인욕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고 따르는 것이다.

셋째, 순인(順忍)은 깨달음의 길을 따라가며 모든 역경을 참아내고 생멸이 없는 부처님의 세상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이다.

넷째, 무생인(無生忍)은 모든 망념이 사라져 모든 법이 다 생겨날 것이 없음을 앎으로써 인욕할 대상이 없는 것이다.

다섯째, 적멸인(寂滅忍)은 모든 망념이 다 끊어지고 사라져 텅 빈 충만 그 자체로서 맑고 깨끗하여 고요한 마음자리이니 인욕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바꾸어 말하면 깨달음으로서 부처님의 삶을 사는 것이다.

 

2. 자인(慈忍)

 

부처님의 자비와 인욕은 주객이 사라져 텅 빈 충만 그 자체로서 맑고 깨끗하여 고요한 마음자리이다. 이 자리에서는 라는 존재 자체가 있지 않으므로 라는 주체로나 역경이 있을 수 없다. 이 자리에서 참는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은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꼭두각시가 꿈을 꾸는 것과 같고, 어떤 곤란이나 역경으로서 고통을 겪는 이 현실은 존재하지도 않는 거북의 털과 같다. 언제나 이와 같은 사실을 분명히 볼 수 있다면 어떤 역경이나 어려움이 오더라도 두려워할 것이 없다.

 

3. 구모(龜毛)

 

꼭두각시의 꿈이나 거북의 털은 실제로 있지 않은 것을 표현하는 말이다. 수행하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인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참으로 라고 내세울 실체가 없는 줄 알면 너와 나의 차별도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욕을 받을 주체가 없는데 욕을 주고 곤란을 줄 객체가 어디 있겠는가.

 

 

출처: 선가귀감, 서산대사 지음, 원순 역해, 도서출판 법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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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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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보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3.08.14 가을바람이 살랑 불어 나들이를 가려고 합니다. 수요일에 못 올릴 것 같아서 오늘 올립니다.

    작은 일에도 올라오는 진심을 어떻게 다스리는 것인가?
    그 때 바라보는 그 분을 향한 자비의 마음이 일어난다면 성냄이 사그라들지 않을까요?

    거북이 털이 없듯 성내고 참고 할 것이 없다는 말씀!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 답댓글 작성자普賢. | 작성시간 23.08.14 대단
  • 작성자普賢. | 작성시간 23.08.14 보통 참는 마음은 3(4?)가지로 불교에서는 나눌텐데 스님은 5가지를 말씀 하네요

    참을 게 있어 참는 거나 내가 참지 하면서 참는 건 사실 참는 게 아니랍니다 참는 게 아닌데 참는 거라 착각하는 거죠 그러니까 당연히 부작용이 옵니다 화병이 나는거죠

    불교의 참음은 무생법인 즉 참을 게 없는 참음 입니다

    참는다 하지만 참을 것도 없고 사실 참지도 않아요 그게 무생법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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