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먹은 지 일주일
매일매일 술 먹다 쉰 지 일주일
몸은 별 기별도 안 가는 것 같은데 술은 고프다
그러나 마실 수 없는 술
그동안 너무 혹사 했다
간은 아직도 아프고
위는 아직도 쓰리고
그 외 내가 모를 여러 곳
얼마나 고생 했읅까
모진 주인 만나 고생한 내 몸이 안쓰럽다
이번은 두어달은 쉬어야 할거 같은데
세상이 과연 두어달을 내버려둘까
갈대같은 내 마음
두어달은커녕 두 주일도 못 버틸 듯
세상의 술꾼은 모두 이유가 있는데
딱 한번 마음 굳세니 못 끊을 일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날은 저물고 겨울비는 오는데
어디선가 읍내 가득 불어오는
시골 겨울 냄새
나그네는 냉골차게 등을 돌린다
예전 같으면 이미 날아 갔을 것 같은
편의점에 반짝이는
막걸리 두병
- 202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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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06 막걸리 대신 부처님만 붙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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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06 요즘 와서 참 이상한게
잠을 자도 그만 잠을 안 자도 그만
자고 안 자는게 하나도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자고 보내는 하루나 안 자고 보내는 하루가 조금도 다르지 않아요
다른게 있다면 하나는 자면서 보내는 것 또 하나는 안 자면서 보내는 것
그런데 가는 하루는 똑 같습니다
전에는 안 자고 보내는 하루 자고 보내는 하루가 달랐어요
가령 안 자고 보내면 하루가 길고 자고 보내면 하루가 짧고.
또는 그 반대.
그런데 그게 없어졌어요
자고 안 자고가 不二 인 겁니다
이게 혹시 寤昧一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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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06 술 먹고 가는 시간과 안 먹고 가는 시간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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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3.12.06 오늘은 내일까지 잠시 사바를 떠나는 날
도솔천에서 쉬다 오겠습니다 -
작성자법혜 작성시간 23.12.11 보현선생님...드디어 이태백처럼 신선이 되어 가시나 봅니다. ^^
궁금하네요, 보현선생님 경계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