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현이 말하는 불광(佛光)은 화엄경의 방광과는 다르다. 그는 광명각품의 빛을 십신 위에서 실천의 본질을 상징하는 것이라 파악한다. 이 교설은 실천적으로는 신(信)의 경위에 있는 것에 대하여 자기의 심경이 광대,무진, 무애임을 확실히 알게 함으로써 그때의 자기가 궁극적 주체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빛에 비추어진 깨달음의 신심을 가지고 수행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통현에게 있어 광명각품은 한편으로는 빛에 의해 실천의 본질의 한 측면을 설하며 보여줌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빛을 수단으로 하여 믿음을 얻은 사람을 보다 높은 경위로 이끈다고 하는 현실적 의도를 갖는 것이었다. 그는 결의론에서 불광관을 서술하는데, 신심이 있는 자는 우선 이 빛의 성격을 관상(觀想)한다.
요컨대 그 빛이 처음에 부처의 미간으로부터 나와 발 아래로 들어가는, 일체보살지염명조요시방장(一切菩薩智焰明照요耀十方藏)이라 부르는 아름답게 빛나는 보배 구름 같은 빛임을 관한다. 이 관찰을 이룰 때 ‘희고 깨끗한 보배의 광명’이라는 생각이 있게 된다.
이 생각이 성립되면 다음에는 이 광명이 비추는 세계를 경전에 따라 순차적으로 관하여 간다. 그리고 마침내 존재하는 모든 세계가 빛으로 충만되어 있는 것을 관상한다. 이때 신심 있는 자의 마음은 이미 광명과 함께 시방에 널리 미친다.
다음으로 일전하여 이 광명을 관하는 마음을 관찰한다. 그러면 이 마음 자체가 곧 공이라는 것이 드러난다. 이를 가리켜 법신이라 한다. 이 법신의 본성의 바다에는 지혜가 무한히 비추고 있을 뿐이다. 이것은 근본지라 이름하고 지신(智身)이라고도 한다. 광명의 관찰, 이른라 불광관이 올바른 지혜의 발현 곧 공혜(空慧)의 현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때 얻어진 경위는 초발심주에 해당하고 그 법문은 입법계품의 덕운비구의 ‘억념일체제불지혜법문’에 대등한다.
이통현은 이 지혜에는 반드시 자비가 수반한다고 생각하기에 불광관의 둘째 의미로 ‘지혜에 따라 자비를 행한다’는 것을 들어 지혜의 경지 바로 자체와 똑같이 무한한 자비 활동이 동시에 생겨남을 광명각품에서 보인 동방십억세계에 있어서의 문수 게송을 인용하여 강조하고 있다. 기무라 기요타카 중국화엄사상사 정병상 옮김 민족사 2005,203-206
이상으로 보면 이통현은 불광관을 하면 지혜의 발현은 물론 자비도 저절로 발현하는 것으로 본 듯하다. 자비를 중시한 이통현이었기에 불광관과 자비를 연관 지우려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불교는 반야경으로 충분했을지 모른다. 부처의 지혜는 몰라도 범부의 지혜 발현은 저절로 자비를 이끌어낼 것 같지는 않다. 대승에서 숱한 바라밀행과 화엄의 보현행원 강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결과가 아닐까. 지혜가 저절로 자비행을 이끌어낸다면 그토록 많은 대승경전이 굳이 자비를 설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통현의 불광관은 금하광덕의 마하반야바라밀염송법과 대단히 비슷하다. 차잇점은, 이통현은 선정적인 관법을 통해 지혜의 빛을 보는 반면, 금하광덕은 마하반야의 염송을 통해 선정과 관을 이끌어내며, 자비의 실천이 이통현은 지혜와 함께 저절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금하광덕은 마하반야에 체를 둔 용으로써의 보현행원을 통해 현실적으로 실천하려 한 점이다.
필자는 이 두 스승님이 시공을 초월하여 놀랍도록 비슷한 화엄수행법을 제시한 것을 보고 굉장히 놀란 기억이 있다. 더구나 금하광덕의 새 불교운동 이름이 ‘불광(佛光)’인 것도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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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普賢.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4.30 이 글은 현재 집필 중인 '화엄경보현행원품강의(가제)' 중의 보현행원 수행법 원고입니다.
오늘 많은 부분을 보완하여 올립니다.
이게 완성된 원고는 아니고 보완, 수정해야 할 듯합니다. -
작성자보문 작성시간 24.05.01 쉽게 이통현 장자의 불광과 큰스님의 마하반야바라밀의 불광을 공부합니다.
자비와 함께 온 우주를 비추는 불광~~~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
작성자청정수1 작성시간 24.05.04 카톡방에 글을 따라들어와선 댓글을 남길 수 없어서, 지난번에도 읽기만 하고 놓쳤습니다.
새 책이 기대됩니다. 서산대사님 글보다는 훨씬 이해가 쉽습니다. ^^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