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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돈

작성자普賢.|작성시간24.05.24|조회수36 목록 댓글 2

두 가지 돈  월간불광 2003년 9월호

 

우리가 버는 돈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남을 기쁘게 하고 버는 돈이며, 또 하나는 남을 슬프게 하고 버는 돈입니다.


얼핏 생각하면 세상의 모든 돈은 남을 기쁘게 하고 받는 돈인 것 같지만, 사실 자세히 살펴 보면 남을 슬프게 하고 얻는 돈도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대부분 착하므로(?) 남을 기쁘게 하고 돈 벌기를 원하지 슬프게 하고 벌기는 원하지 않는 것 같으나, 실상을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돈의 크기나 액수가 문제이지 어떤 성격의 돈인지는 애써 살피지 않는 경우도 흔한 것 같습니다.


또한 남을 기쁘게 해 주고 받는 돈의 크기가 언제나 클 것 같지만 세상사가 반드시 그렇지도 않으니, 어떤 경우는 남을 기쁘게 해도 쥐꼬리보다 못한 경우도 있고 남을 슬프게 했는데 산더미 같은 돈방석에 안기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신(神)도 없고 인과도 없다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세상을 저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우주의 인과는 한치의 오차도 없는 법!
다만 있다면 빠르고 더딘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남을 슬프게 하고 얻은 돈은, 비록 산더미 같은 재물이다 하더라도 하루아침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어지게 됩니다.

재산 탕진의 기본인 과소비는 물론, 엉뚱한 데서 물 새듯 돈이 없어집니다. 또한 사라지더라도 그냥 사라지는 것이 아니니, 반드시 몸을 망치고 나갑니다. 배우자는 바람이 나며 자식은 재산 문제로 형제 간, 부모 간에 찬바람이 쌩쌩 불며, 때로는 사고를 당하거나 뜻 아닌 병에 걸려 불구로 평생을 살거나 심하면 죽기까지 합니다. 때 아닌 때, 곳 아닌 곳에서 생각지도 않은 일로 허망하게 사라지는 것입니다(심지어 그 재앙은 후손들에게까지 두고두고 미치기도 합니다).


그 반면 남을 기쁘게 해 주고 들어 온 돈은, 비록 작고 보잘 것 없다 하더라도 모두 새끼(?)를 치고 이자를 붙여 더 큰 이익과 더 큰 기쁨을 가져다 주고 돌아갑니다. 아무리 변변치 않더라도 남에게 기쁨을 주고 얻은 돈은 기쁨으로 우리에게 마침내 보답을 하는 것이니, 돈의 액수나 크기가 문제가 아닙니다. 얼핏보면 큰 이익도 내지 못하고 손해 보는 것 같지만, 멀리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저 자기 이익만 따지고 돈 벌 욕심에만 사로 잡혀 깊은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어떤 돈인지, 남을 기쁘게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남을 울리고 얻는 것인지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말입니다. 그리고 어떡하든 겉보기에 큰 액수의 돈을 얻으려고 애 씁니다.


또한 때로 큰 이익을 얻은 이 중에는 기쁨에 들떠 함부로 자기의 행운(?)을 자랑하고 과시하여, 온 사방에 선의의 피해자들을 만들고 또 그들로 하여금 깊은 좌절을 안기며 더 많은 이웃을 절망시키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인과를 믿지 않고 밝은 생활을 포기하고 재물에 대한 불같은 욕망에 자신도 망치고 남도 망치게 하는 삶을 살게 하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는 "돈이 제일" 인 듯한 극심한 혼돈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어떤 가치도 재물을 넘지 못하며, 어떤 방법을 쓰든, 돈만 많이 벌면 되는 줄로 아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온갖 거짓말을 하고 남을 속이고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재물을 얻으려고 합니다. 또 실지로 그렇게 하여 어마어마한 부를 이룬 분들도 주위에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남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피해를 주고 오는 것이며, 남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슬프게 하고 오는 재물이라면, 아무리 많은 재물과 부라 하더라도 어찌 진정한 나의 행복이 되겠습니까? 그저 겉보기에만 그럴 듯할 뿐 모두 뒷날 나의 재앙이 될 뿐입니다.


남을 슬프게 하고 남의 생명을 해치면서 버는 억만금의 돈은 비록 산더미 같다 하더라도 재앙의 돈이요, 남을 돕고 남을 기쁘게 해 주고 얻는 돈은 진정한 행복을 우리에게 가져 다 줄 행복의 돈입니다.


남들은 모두 재주 부리며 한 가닥 하는 혼돈의 시대에, 재주도 부리지 못하며 남을 속이지도 큰 이익도 내지 못하는 그런 바보(?)같은 삶을 사는 우리들이지만, 아무리 작은 몫이라도 소중하고 고맙게 생각하며 우리는 그렇게 하루 하루를 살아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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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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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법혜 | 작성시간 24.05.24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 작성자보문 | 작성시간 24.05.28 소중하고 고맙게 여기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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