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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책도 막바지에 이르렀으니, 여기서 큰스님과의 인연을 말씀드리고 싶다. 큰스님과는 세 번 만났다. 형상으로서의 만남, 보현행원으

작성자普賢.|작성시간24.05.31|조회수43 목록 댓글 3

이제 책도 막바지에 이르렀으니, 여기서 큰스님과의 인연을 말씀드리고 싶다. 

큰스님과는 세 번 만났다. 형상으로서의 만남, 보현행원으로서의 만남, 그리고 열반에서의 만남. 

형상으로 큰스님을 처음 뵈온 것은 봄꽃 활짝 피던 1974년 5월, 총불교학생회에서 갔던 동작동 국립묘지 안의 화장사(華藏寺, 필자가 제일 처음 수련회 갔던 절이 하필이면 화엄을 뜻하는 화장사!) 수련회에서였다. 어간문을 활짝 열고 큰스님이 들어오셨을 때 얼굴에 빛이 나셨다. 그리고 너무도 아름다우셨다. 남자가 저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다는 것을 큰스님을 통해 처음 알았다. 제 인생의 봄날에 봄꽃처럼 큰스님은 그렇게 오셨다. 

그리고 그 해 11월, 대각사 법회에서 다시 뵈었다. 그때 큰스님은 ‘어둠을 탓하지 말고, 어둠과 싸우려 들지 말고 밝은 등불을 가져오라’는 가르침을 주셨다. 이 가르침은 평생 저의 좌우명이 되었다. 그리고 형상으로서의 큰스님 뵈옴은 이 날이 마지막이었다. 큰스님 열반 때까지 한번도 못 뵙게 된다. 

두 번째는 보현행원 공부의 만남. 94년 보현행원에 발심하고 3년째 되던 해. 갑자기 행원에 의문이 생겼다. 보현행원이 정말 뛰어나다면 전국 선지식들께서 보현행원을 말씀하실텐데, 필자가 아는 선지식 아무도 보현행원을 말씀하지 않으셨던 것이다. 승열바라문을 만났던 선재가 그러했을까. 필자는 혹시 잘못된 가르침을 따라가고 있지 않은지 불안에 휩쌓였다. 그때 그 의문을 풀어주셨던 스승님이 큰스님이시다. 

어머니께서 다니시던 불광사에서 얻어오신 불광잡지 뒤편에 큰스님 법문이 실린 걸 어머니 뵈러갔다가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 큰스님이 보현행원을 설하고 계셨던 것이다. 그리고 보현행자의 서원이 있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큰스님이 보현행원을 설하시는 것을 보고 필자는 보현행원에 대한 의문이 그날로 깨끗이 가셨다. 그리고 전혀 흔들림없이 행원을 공부할 수 있었다. 

공부 5년째 되던 해, 마침내 보현행원 열 가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의문이 풀렸다. 환희심을 이기지 못해 단숨에 행원에 관한 글을 썼다. 그 글을 불광출판부에 보냈더니 당시 남동화부장께서 연락이 왔다. 이 글을 큰스님이 보시면 굉장히 좋아하실텐데, 큰스님이 지금 굉장히 아프시다. 그래서 건강이 좀 좋아지시면 보여드리기로 하고 또 큰스님 친견 자리를 마련하겠다. 대신 그동안 이 글을 불광지에 연속으로 싣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필자는 큰스님 친견 날짜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얼마 뒤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날은 일요일 아침이었는데 조간신문에 큰스님 사진이 조그맣게 실려있었다. 조간신문에 조그맣게 실리면 부고 소식밖에 없는데... 불안한 마음에 신문을 보니 아, 이럴 수가! 역시 큰스님 열반 소식이었던 것이다. 

바로 잠실 불광사로 가니 보광당에 큰스님 영정이 걸려있었다. 삼배 드리고 그때 큰스님께 맹세했다. 큰스님 못다 부르신 행원의 노래, 제가 꼭 부르겠다고. 그리고 그렇게 큰스님 아니 계신 세월이 흘렀다. 

https://www.youtube.com/watch?v=-ryZDI4Od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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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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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법혜 | 작성시간 24.05.31 오랜만에 큰 스님 영정과 표정이라는 노래를 들어 봅니다.
    언제 보아도 밝고 자비로운 모습이십니다.
    보현 선생님 부르시는 노래에는 슬픔과 그리움이 한가득입니다.

    큰 스님 제자분들껜 외람된 말씀이 되겠지만 어느 분보다 더 보현선생님이 큰 스님의 뜻과 사상을 올곧이 이어받고 실천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아직 살아계셨다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요?

    책은 언제쯤 출판되는지요?
    기존의 여러 책들보다 이 책의 내용이 더 수려하고 완성도도 높을 듯 합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 작성자보문 | 작성시간 24.05.31 직접 교정을 보시고 출판사를 통해 책을 내신다니 더욱 기대됩니다.

    요즘 보현행자의 서원을 한독씩 하는데 밝은 기운을 느낍니다. 고맙습니다. 마하반야바라밀 _()()()_
  • 작성자청정수1 | 작성시간 24.06.02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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