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음
·보편적 경배 및 기도 자세 : 두발로 서는 존재인 인간이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스스로를 낮추고 작게 만드는 겸손의 몸짓이자 상대방에게는 존경을 드러내는 동작이나 자세이다. 하느님은 더 없이 높으시고 거룩하시며 우주와 인간을
창조하신 분이기에 인간이 그분 앞에 나설 때에는 자연히 경배의 자세로 무릎을 꿇게 된다. 이러한 자세는 이스라엘의 경배 및 기도 자세였으며,
예수께서도 게쎄마니에서 기도하실 때에 무릎을 꿇으셨다. 그밖에 사도행전은 스테파노(7, 60), 베드로(9, 40), 바오로(20, 36),
띠로의 신자들(21, 5)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였음을 전하고 있다.
오늘날 교회에서도 이 자세를 도입하여 하느님과 그분의 현존 표시인
성체, 제대, 십자가, 복음서 등과 몇몇 기도문(성탄과 주의 탄생 예고 대축일의 신앙고백 중), 수난기 봉독 중의 주님의 운명 대목 등에서
무릎을 꿇는다.
·뉘우침을 드러내는 표지의 자세 : 인간이 자신의 죄 많은 처지를 생각하고 뉘우침을 드러내는 표시이다. 이런 면에서는
부활과 기쁨을 드러내는 서는 자세와는 정반대의 의미를 지닌다.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는 간청의 자세 : 인간은 겸손 되이 무릎을 꿇고
기도함으로써 간절한 원의를 드러낸다. 피정이나 특별기도 행사를 시작할 때 외는 『임하소서, 성령이여(Veni Creator Spiritus)』의
첫 귀절도 그런 의미에서 무릎을 꿇고 바친다. 또 성금요일의 장엄기도 때에 무릎을 꿇는 것도 같은 뜻을 지닌다. 그런데 한 쪽 무릎을 꿇는 것은
두 무릎을 꿇는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익숙한 동작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 주교회의에서는 이러한 동작을 고개를 숙이는 동작으로
바꾸었고, 오늘날 우리는 성체, 제대, 십자가, 복음서 등에 고개를 숙이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고개 숙이고 허리
굽힘
이 동작은 동서를 막론하고 인사 때에 흔히 쓰이는 존경의 표시이다. 그 의미도 무릎을 꿇는 자세와 대동소이하게
심도의 강약은 굽히는 행위의 심도로 표현된다. 전례에는 한쪽 무릎을 꿇는 동작보다 먼저 들어 왔으며 오늘날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미사 때
예물을 받아 드리기를 청하는 사제의 기도(『주 하느님, 진심으로 뉘우치는 저희를 굽어보시어…』), 사제의 영성체 준비기도, 시작 예식과 마침
예식 때의 제대에 대한 인사 등에 이 동작을 취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한 쪽 무릎을 꿇거나 입맞추는 풍습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동작을 모두 고개를 숙이거나 허리를 굽히는 동작, 곧 작은 절이나 큰 절로 통일시켰다. 그래서 제대나 복음서에 입맞춤, 성체 성혈 거양 후나
사제의 영성체 전에 무릎을 꿇는 동작이 모두 큰 절이나 작은 절로 바뀌었다.
손을 모음, 올림,
벌림
손을 모음 : 경건, 겸손, 봉헌의 표시이며 다른 동작(미사 때 사제가 예물에
대한 축복, 안수 등)을 취하기 위한 준비 자세이기도 하다.
·손을 벌림, 올림 : 올리는 기도, 간청 등의 자세로 일반적으로 주례자의 기도와 연관되어 있다. 두
손을 높이 펴들고 기도하는 자세는 거의 대부분의 민족에게서 발견되는 가장 보편적인 기도 자세 중의 하나이다. 성서에서도 이런 기도 자세를 자주
언급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보아 손을 펴드는 자세는 높이 계신 하느님께 향하고 그 분의 도움을 바라는 자세이다.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