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 홍강호
텅 빈 하늘
정말로 비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구름에게 묻는다
하늘을 떠도는 바람이
네 벗인가
함께 피어오르는
저 흰 무늬는
네 얼굴인가
바람의 몸짓인가
사람들은
눈으로
귓속으로
저마다의 구름을 그린다
바람이 남긴
수채화 한 장
맨몸으로 태어나
부모의 얼굴로
지아비의 어깨로 산 세월
까까머리 벗들과
긴 터널을 지난다
노을이 번질 때
텅 빈 하늘에
서로의 이름이 떠 있다
소년의 머리 위에 내린
흰 서리는
어디서 왔는지 묻지 않고
서로의 주름을 읽는다
뭉게뭉게 피어날 때는
함께 웃고
바람에 흩어질 땐
해와 달도
가만히 손을 흔든다
우리는
오래 부르던 이름으로
그저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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