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씻는 소리에 잠이 깹니다
부엌에서 엄마가 쌀을 씻고 있습니다
씻지 않고는 밥을 할 수 없는 쌀을 씻고 있습니다
엄마의 겨울은 쌀 물이 차갑습니다
엄마손이 얼얼한지 몇 번이고
팔짱을 낍니다
고무장갑이라도 꼈으면 하는데
그마저도 편치가 않았나 봅니다
엄마? 하고 불러봅니다
오야? 대답해주는 엄마에게
더는 말을 잇지 않습니다
엄마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기에 그렇습니다
쌀 씻는 소리에 잠이 깹니다
부엌에서 또 한 명의 엄마가 쌀을 씻습니다
씻지 않고서는 밥이 되지 않는 쌀을 씻습니다
이 엄마의 겨울은 쌀 물이 미지근합니다
이 엄마는 행주에 손을 한번 닦으면
그것으로 끝이 납니다
준이 엄마? 하고 불러 봅니다
왜요? 대답해 주는 이 엄마에게
더는 말을 잇지 않습니다
살아야 한다는 다짐이
점점 뜸 들여지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엄마의 겨울은
어제와 오늘이 다른 듯 같습니다
어제 엄마의 겨울은 나를 데우기 위함이었고
오늘 엄마의 겨울은
내가 데워주어야 할 겨울입니다
엄마의 겨울은
추운 듯 따스합니다
엄마의 겨울에는
신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뜨거운 모정의 장작더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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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답댓글 작성자박인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1.12.12 겨울은 엄마의 계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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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수현 작성시간 21.12.07 사실 다른 것 같아도 똑 같은 게 엄마의 마음일지도 모르지. 세상의 엄마가 다 같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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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박인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1.12.12 네, 그렇겠지요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
작성자천사 송갑숙 작성시간 21.12.11 살아야 한다는 다짐이
점점 뜸 들여지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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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박인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1.12.12 늦었지만 해 두고 싶은 일이 있고
해 주고 싶은 일도 있네요.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