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28일에 철심 박는 수술을 하고 2015년 12월 30일에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철심 박은 후 발등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져서 좀 불편하긴 했지만 생활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습니다. 무릎을 꿇거나 뛰는 건 여전히 힘들었고요. 그러다가 여전히 무릎 부위에 철심이 좀 튀어나온 둣한 느낌과 나사 박은 곳이 가끔 아프면서 철심을 제거해야겠단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원래는 작년 여름애 수술을 받으려 했는데 메르스 때문에 병원에서 수술을 미루자 하더군요.
12월에 수술을 계획하고는 계속 걱정이 되었습니다. 수술을 받아본 기억이 나면서 그 때의 통증과 불편함, 그리고 재활의 과정이 생각나서였지요. 하지만 많은 경험담을 읽어보니 수술 후 곧 걷기도 하고 빨리 회복이 된다는 말에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수술 전날 입원을 했는데 병원에서 환자복을 입고 두 다리로 걸어본 게 처음이라 낯설기도 하더라구요. 30일 수술이었지만 제가 응급도 아니고 나이도 젊은 편이라 하염없이 대기를 하던 중 오후에 수술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수술실 입구에서 누워서 대기하면서 만감이 교차될 즈음 옆에 대기하던 다른 환자에게 말도 걸고, 처음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긴 했습니다. 그 환자는 철심 박는 수술을 들어간다기에 괜찮다고, 잘 될 거라고 얘기해주었습니다.
수술은 45분 가량 진행되었고 철심과 나사는 완벽하게 제거되었습니다. 마취가 깰 무렵 눈물이 많이 나더라구요. 수술하신 의사선생님이 묻더라구요. 왜 우냐고. 그래서 너무 서글퍼서 운다고 했어요. 남들은 한 번도 안 하는 수술을 두 번이나 받고 하는 과정이 너무 서글프더라구요.
그러고 다시 입원실에 왔는데 지난번처럼 고개 들지말고 9시간 동안 누워 있으라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저는 내일이면 걷겠구나 하는 생각에 들떴는데 수술 부위 터질 수 있으니 가만히 누워 있으라고 하더라구요.
마취가 깨면서 지난 번과 다름 없는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누가 이번 수술은 간단하다고 말했는지... 무통을 달지는 않았는데 처음 맞은 진통제가 너무 약해서 전혀 통증을 줄여주지 못해서 곧 더 센 걸로 처방을 받았지만 여전히 고통스럽더라구요. 간호사나 주치의는 곧 괜찮아진다고 말했지만 그건 당사자가 아닌 입장이었습니다. 밤새 한숨고 못자고 낑낑대다가 다음 날이 되었는데 입맛은 하나도 없고.. 끊임없이 맞는 항생제, 주사들, 엉덩이 주사도 있었고..
그러면서 하루가 갔는데 저녁 즈음부터 서서히 통증이 덜해지더라구요. 수술 3일째는 통증이 많이 줄어들었고 차차 나아졌지만 수술 후 허벅지까지 감아 놓은 반깁스 덕에 침대 아래로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5일째 되던 날 목발을 짚고 퇴원을 했습니다. 퇴원 후 가까운 정형외과에서 2일에 1번씩 수술 부위 소독을 받았습니다.
수술 후 14일이 되던 날 실밥을 풀었고, 깁스도 반으로 잘라 찍찍이를 붙여 주더군요. 저는 그 날부로 깁스는 떼고 목발 짚으면서 두 발 놓기를 연습했는데 뒤꿈치 통증은 정말 칼로 쪼개는 고통이었습니다. 서서히 몸무게를 이동시키면서 균형을 잡아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21일이 되던 날 목발을 떼고 두 발로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다리 근육이 다 빠지고 허벅지도 가늘어진 데다가 발목과 무릎이 굳어서 뻐근하고 불편했습니다. 무엇보다 무릎을 찢고 수술한 거라 균형을 못 잡을 때도 있고 가끔 무릎 인대가 제 역할을 못하고 무릎이 빠질 것처럼 휘청댈 때가 있습니다. 병원에선 따로 물리치료할 건 없다고 자꾸 걸으라고 하더라구요.
아무튼 저는 이렇게 철심과 이별을 했습니다. 아직 한 달 가량 더 조심해야 한다고 해요. 뼈에 구멍에 메워지는데 2~3개월이 걸린다니까요. 다른 분들도 빨리 잘 회복하시고, 철심 제거 수술도 만만하지는 않다는 거 아셨으면 합니다. 수술 전날과 수술 후 며칠 간은 제거 수술한 걸 엄청 후회했는데 지금은 잘한 것 같습니다. 아프고 힘들었지만 회복하고 있는 현실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