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랭크 태슐린 글?그림│위정현 옮김
초등 저학년│64쪽│무선철│계수나무
2007년 4월 1일 발행
ISBN 978-89-89654-29-2│정가 7,500원
이 책은....
사람이 존재감을 잃어버리는 것은 정말 슬픈 일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곰은 “나는 곰이라고요, 곰!” 하고 외쳐 대지만, 사람들은 곰이 아니라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곰들마저 사람들에게 길들여져 곰을 몰라봅니다. 심각한 자연 파괴와 그에 따른 피해, 그리고 흔들리는 정체성과 존재감, 이 모든 것은 사람들이 각자의 편리대로 자연을 파괴한 대가이며,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나에게……
어느 날 갑자기 누군가가 나에게 “너는 사람이 아니야. 사람의 탈을 쓴 곰이야.”라고 말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더구나 나를 보는 사람마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면, 이 황당한 노릇을 어디에 하소연하고 나를 인정받을 것인가?
곰에게도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어느 날 겨울잠에서 깨어나니, 곰의 터전인 숲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시커먼 연기를 내뿜는 공장이 들어서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곰을 공장의 일꾼으로 몰아붙이며 일을 하라고 강요한다. 곰이 아무리 자신은 사람이 아니라 곰이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이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자, 곰은 이제 어떻게 될까?
나는 곰이라고요!
곰은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기 위해 공장의 말단부터 최고위층까지의 사람들을 만난다. 조직 속에서 단련된 사람들은 곰을 보고 한결같이 공장 일꾼으로 생각한다. 공장 안에 왜 곰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도 없고, 오로지 곰을 일하기 싫어하는 게으른 멍청이로 여길 뿐이다. 선입견과 고정 관념 속에 갇혀 자기중심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들은 곰을 곰으로 보려 하지 않는다.
반복되는 거짓에 맞서던 곰은 어쩔 수 없이 굴복하고 공장에서 일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자신들의 뜻대로 곰을 움직인 회사 간부들은 희희낙락하며 성공의 악수를 나눈다. 멍청이 하나를 선도하여 일꾼으로 만들었다는 만족감일 것이다. 하지만 곰과 공장에서 일하는 일꾼들의 모습은 뒷모습만 보인다.
작가가 이 책을 낸 1946년은 세계 대전이 끝난 후로 사회 혼란과 정체성 상실, 그리고 거짓 선전이 난무하던 시대였고, 작가는 이러한 사회를 비판하고자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가 지금도 빛을 발하는 것은, 현대 사회가 더욱 발전해 갈수록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혼란은 점점 심화되어 가기 때문일 것이다.
『곰이라고요, 곰!』의 줄거리
숲 속에 살던 곰은 여느 때처럼 겨울잠을 잘 준비를 한다. 기러기 떼가 남쪽으로 날아가고, 단풍 든 나뭇잎들이 하나둘씩 떨어지면 겨울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곰은 굴속에 들어가 편안하게 잠을 잔다.
그런데 곰이 잠을 자고 있는 사이에 사람들은 숲을 없애고 공장을 짓는다. 봄이 되어 곰이 잠에서 깨어 보니 깜짝 놀랄 일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곰이 서 있는 곳은 바로 연기를 내뿜고 있는 공장 한가운데였다.
곰은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공장 감독, 인사과장, 부장, 상무, 부사장, 사장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그들은 곰을 ‘수염도 깎지 않고 더러운 털옷을 입은 멍청이’라고 부르며, 일하기 싫어서 그럴 듯한 핑계를 대는 일꾼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직위가 높을수록 점점 더 곰을 무시할 뿐이다. 인간의 손에 길들여진 동물원의 곰들과 서커스의 곰들마저 이 곰을 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곰은 일꾼들 틈에 끼여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공장은 문을 닫는다. 곰은 갈 곳이 없었다. 이제 곧 겨울이다. 곰은 겨울잠을 자야겠다고 생각하며 굴속으로 들어가려 한다. 하지만 자신은 수염도 깎지 않고 더러운 털옷을 입은 멍청이여서 겨울잠을 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굴 앞에서 하염없이 눈을 맞고 앉아 얼어 죽을 것만 같다. 하지만 추위와 외로움에 떨던 곰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다. 그리고는 굴속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편안하게 누워 잠을 잔다. 여느 곰처럼 행복하게 말이다.
작가 소개
쓰고 그린이 프랭크 태슐린(1913~1972)
미국의 만화 영화 작가이자 시나리오 작가이며 감독. 13세 때 뉴욕에 있는 만화 영화 스튜디오에서 원화를 그리는 셀을 씻는 보조원으로 일을 시작한 그는 19세 때 워너브라더스 사에 들어가서 ‘포키 피그’ 시리즈를 만들면서 만화가로서 자리를 굳혔다. 그 후 월트 디즈니, 컬럼비아 등 대형 영화사에서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였고, LA타임즈에 시사 만화를 그리기도 하였다.
1946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시리즈 동화 4편(곰, 주머니쥐, 바다거북, 세계)을 썼다. 특히 첫 책인 『곰이라고요, 곰!』은 세간의 화제를 모았고, 1967년에 MGM 영화사에서 만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이 책에는 사람이나 동물들의 표정과 동작 하나하나에 위트와 재치 넘치는 그림들로 차 있어서 호기심 많은 독자들에게 한층 재미를 더해 준다.
옮긴이 위정현
1999년 『아동문학평론』에 「달님이 보고 있어」가 당선되어 아동문학가로 등단했다. 「누리네 새 집」, 「난닝구 100빵구」, 「똥돼지 마을」 등의 동화를 발표하였고, 그림책 『호두』를 우리말로 옮겼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아영엄마 작성시간 07.04.11 <난 곰인 채로 있고 싶은데/비룡소>란 그림책과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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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그린북(조병범) 작성시간 07.04.11 <난 곰인 채로 있고 싶은데>를 인상 깊게 봤는데, 이 책도 어서 보고 싶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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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계수나무(최영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7.04.17 실은 <난 곰인 채로....>는 그 작가들이 <곰이라고요, 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쓴 책이에요. 원서에는 그 내용이 명시되어 있지요. 워낙이나 이 작품이 명작이다보니 이런 오마쥬를 바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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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영엄마 작성시간 07.04.17 아.. 이 책이 먼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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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즈의 마법사 작성시간 07.04.18 저도 당장 구입해야겠어요~ㅋㅋ 이 책 읽고, (난 곰인 채로...) 도 읽어보아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