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무더기 위에 선 자
– 느헤미야
송광택
밤은 무너진 성벽처럼 찢겨 있었다
적막은 침묵의 칼날이 되어
기도하는 자들의 가슴을 벴다
예루살렘 _ 잿더미 위의 꿈
그 폐허를 품고
느헤미야는 잔을 내려놓았네
왕의 탁자에서 일어선 자
금잔 대신 눈물로 무장하고
기도를 허리띠 삼아 묶었네
그는 문지방이 없는 문을 지나
부르짖음으로 도시를 설계했고
밤마다 돌 위에 꿇어앉아
하늘의 청사진을 그렸네
사마리아의 비웃음은
화살처럼 날아들었지만
그는 ‘손에 흙, 심장에 불’로
벽돌을 쌓아 올렸네
좌절은 바알의 입처럼 유혹했으나
그는 광야보다 긴 인내로 맞섰네
병기는 망치가 되었고
무기는 눈물
한 손엔 흙손
다른 손엔 검
적들은 안에서 숨 쉬었고
형제의 얼굴로
배반을 속삭였으나
그는 공의로 검을 연마했네
성벽은 피보다 더 붉은 약속
기도의 박동으로 세워졌고
끝내
예루살렘 성 위에 드리워진
하나님의 그림자
느헤미야 , 그 이름은
무너진 틈에 서 있던
영혼의 방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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