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의 길
송광택
한밤중 들판의 별들 아래서
조용한 부름
장막 끝에 아버지 섰고
묵묵한 발걸음 이어졌다
번제의 나무는 등에 실렸고
말 없는 산길은 멀었으며
아버지의 손에 들린
칼과 불
재단 위에 누웠고
밧줄은 풀리지 않았다
아버지의 손은 멈췄고
수풀에 걸린 양 한 마리
여러 번 빼앗긴 우물
돌을 파내고 다시 쌓았다
다툼은 계속 일었으나
샘은 솟았다
저녁녘 들판에서 묵상할 때
낙타에서 내린 낯선 여인
눈과 눈이 마주쳤고
장막은 다시 세워졌다
흉년이 왔으나
씨는 뿌려졌고 백 배의 수확
하늘은 열렸고
조용히 응답한 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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