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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추천시]]장엄한 비행 _ 도순태

작성자booknbook|작성시간26.06.06|조회수17 목록 댓글 0

장엄한 비행

 

                               도순태

 

4대가 대를 이어 4500km 날아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나비의 일생이 있다

모나코호랑나비의 긴 여정이 그렇다면

암병동 702호에 누운 저 노인의 마지막도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호랑나비다

그의 날개는 이마의 굵은 주름으로 잡혔지만

초점 잃은 눈을 껌벅껌벅거릴 때마다

종이처럼 구겨진 몸 종이비행기처럼 접어서

서서히 노인의 영혼을 날게 한다

노인이 정신의 날개를 접은 지 오래다

유언처럼 웅얼거렸던 기억의 마지막은

노인의 아버지할아버지의 젯날뿐이었지만

그건 가족사가 날아온 거리마다 세워진

등불 같은 이정표여서거기서 부터

모나코호랑나비는 돌아갈 숲이 있고

노인은 다시 날아가야 할 처음이 있는 것이다

비록 숨 쉬는 고통의 육신이 여기 남아 있어도

이미 다른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노인의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하고 세워질 노인의 이정표에

이륙의 등불이 환하게 켜질 것이다

죽음에서 죽음으로 이어지는 저 편대비행

모나코호랑나비도 노인도

존재의 이유에 풀리지 않는 답을 찾기 위해

지금장엄하게 날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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