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속의 춤
대곡천 건너편 큰 바위 속에
춤추는 사내가 산다. 그의 좁은
햇살 속의 풀잎, 풀잎 위의 나비
구름계단을 밟고 하늘을 오른다
하지만 그것은 학자의 해석일 뿐
사내의 춤은 선사의 언어일지 모른다
춤이 아니라 문자 밖으로 나가는
출구를 찾고 있는 시간인지 모른다
가령 이런 꿈은 어떨까
왕버들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치렁치렁 감겨오던 사내의 여자
유혹의 맨발을 동동거리며, 바위 밖
궁금한 질문 속으로 떠났다는 것
흘러간 물같이 소식이 없는 여자 있어
멀리 더 높이 뛰며 춤추는 사내
명치끝에서부터 아파오는
한편의 낡은 사랑이라도 좋다
분노가 되거나 주술이 되어도 좋다
반구대암각화 바위 속에서
혼자 춤추는 사내의 저 슬픈 꿈
돌 속의 저 아픈 춤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