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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감상

[[추천시]]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_ 도순태

작성자booknbook|작성시간26.06.06|조회수10 목록 댓글 0

난쟁이행성 134340에 대한 보고서

명왕성이 태양계에서 퇴출됐다

수금지화목토천해명의 끝별 명왕성은

난쟁이행성 134340번이란

우주실업자 등록번호를 받았다

그때부터 다리를 절기 시작한 남편은

지구에서부터 점점 어두워져 갔다

명왕성은 남편의 별

그가 꿈꾸던 밤하늘의 유토피아

빛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별이 될 수 없어

수평선 같았던 남편의 한쪽 어깨가 기울어

그의 하늘과 별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그는 꿈을 간직한 소년에서 마법이 풀린

꿈이 없는 중년이 되어버렸다

명왕성은 폐기된 인공위성처럼 떠돌고

남편의 관절은 17도 기울어진 채 고장이 났다

상처에 얼음주머니대고 자는 불편한 잠은

불규칙한 삶의 공전궤도를 만들었다

이제 누구도 남편을 별이라 부르지 않는다

알비스럼 낙센에프정 니소론정

식사 후 늘 먹어야하는 남편의 알약들이

그를 따라 도는 작은 행성으로 남았다

남편을 기다리며 밝히는 가족의 불빛과

아랫목에 묻어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그의 태양계였으니, 늙은 아버지와

아내와 아들딸을 빛 밝은 곳에 앞세우고

그는 태양계에서 가장 먼 끝 추운 곳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노예처럼 일했을 뿐이다

절룩거리고 욱신거리는 관절로

남편은 점점 작아지며 낮아지기 시작했다

그도 난쟁이별로 변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가 돌아오는 길이 점점 멀어진다

그가 돌아오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그 길을 작아진 그림자만이 따라오는데

남편은 그 그림자에 숨어 보이지 않는다

지구의 한 해가 명왕성에서는 248년

그 시간을 광속에 실어 보내고 나면

남편은 다시 별의 이름으로 돌아올 것이다

명왕성과 함께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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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순태 시인 약력]

* 1957년 경북 경산 출생.

* 한국방송통신대학 국어국문학과 졸

* 200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 시집 : 난장이 행성

* 한국 작가회의 회원. 「봄시 」동인

* 수상 : 울산작가회의 올해의 작가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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