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나 저만치
김순규
조선의 여인 닮은 다소곳한 사랑
하얀 모시 저고리 옷깃에 이는 바람
펼쳐진 궁륭 녹색 치마 부풀리고 있다
참빗으로 빗은 쪽 찐 뒷머리엔
옥비녀 끝으로 햇살 한 줌 흘러내리고
저고리 속에 감추인 부푼 숨소리
물오른 그대 가슴 꼭두서니빛으로
끓어오르는 다듬이질 방망이 소리
입술 끝에서 번지는 단아한 미소
옷섶에서 너울거리다 이울고
절하듯 모은 가지런한 두 손
예를 다하듯 부르고 있다
연둣빛 옷고름 붉은 매듭 서로 닿을 듯
고동으로 파르르 떨고 있다
하냥 내 심장을 소소리 흔들어 놓고
사랑이듯 가없이 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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