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의 미학 2》는 불법 비상계엄 선포의 밤부터 파면 선고의 아침까지, 한 시대의 불면과 분노를 짧고 날카로운 시어로 붙잡은 시집이다. 박태규 시인은 권력의 오만과 궤변, 그 곁에 붙어 도는 간신의 언어를 풍자와 해학으로 비틀어 보여준다. 웃음이 스치고 난 자리에는 씁쓸함이 남고, 그 뒤에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시민의 마음이 또렷하게 떠오른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문장마다 시대의 균열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시 「불면의 서막」, 「민감국가」, 「계몽」, 「왕따부인」, 「비정상」 같은 시들은 현실의 장면과 말을 그대로 끌어오면서도, 시만이 할 수 있는 압축과 리듬으로 그것을 다시 살아있는 언어로 바꾸어 놓는다. 권력을 향한 풍자는 날카롭고, 시민을 향한 믿음은 단단하다.
《구국의 미학 2》는 정치 풍자시집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연대를 기록한 시집이다. 어둠이 짙을수록 더 분명해지는 빛처럼, 이 책은 혼란의 시간을 지나며 끝내 무너지지 않은 마음들을 시로 남긴다. 시대를 외면하지 않는 시, 현실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시를 만나고 싶은 독자에게 오래 남을 책이다.
<작가소개>
시인 박태규
힘들고 지칠 때나 가야 할 길이 어느 방향인지 몰라 답답할 때 시를 쓰는 일은 저에게 커다란 기쁨이었습니다. 마음을 꺼내어 표현하다 보면 어느새 평온해진 마음은 위로의 손길이 되고, 다시 힘을 내어 희망을 찾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독자 여러분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어 다시 걸을 수 있기를 바라며 시집을 내었습니다. 이 시집이 누군가의 지친 마음에 작은 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제가 그랬던 것처럼 상처받은 마음을 스스로 어루만지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주회 회장
우주웃음전인건강교육복지협회 회장
블로그 _ https://blog.naver.com/strisumer
HP _ 010-5649-3996
<이 책의 목차>
제1부. 민감국가
불면의 서막
나비
야들아
봄빛
민감국가
행진
왜?
하늘이시여
아무 일도
빛
예행연습
부름
재수
얼
위임권력
아우성
누군교
제복
보은
견주와 개
상
쪼개기 해석
제2부. 이상한 나라
견종
광
민중의 손가락
술통
빵
금
역도
충복
망상 (1)
망상 (2)
배신자
간신
천우
이상한 나라
머저리
파라면
나는 권리다
똥
고유
구멍
계몽
뭐지?
제3부. 왕따부인
질투
두목바라기
눈빛
궤변
배반
민즉천
소식
개돼지 체험
적
멧돼지연합
국립공동저택
왕따부인
날살려라
술
소화제
해고
불면증
광신도들
나오거라
주범
오랏줄
아침
제4부. 비정상
밥값
응원봉
철조망
어디 없소?
못한지라
구애편지
일벌백계
주역무구
격리
와이리 어렵노
겸손들
기가막혀
개돼지
수거
홍길동
가짜 출근
퉤퉤퉤
웃기네
비정상
천벌
돌아이
쾌면하자
<본문 詩 ‘빵’ 중에서>
권력개입 부인개입
여기개입 저기개입
드러누워 떡먹기라
그러다가 콩밥이지
손안대고 코풀기라
그러니까 큰집으로
달달한맛 즐겼으니
빵빵한맛 누리거라
<추천사>
박태규 시집 《구국의 미학 2》는 시대의 균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쓴 시집이다. 이 책의 시들은 개인의 내면으로 깊이 침잠하기보다, 광장과 거리, 권력과 시민 사이에서 벌어진 일을 짧고 강한 언어로 붙잡는다. 시집의 첫머리 「불면의 서막」이 불법 비상계엄 선포의 밤을 가리키며 “잠을 도둑맞았다 / 한 광인에게 / 민주주의를 도둑맞았다”라고 적을 때, 이 책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곧바로 드러난다. 이 시집은 감상을 늘어놓기보다 목격한 현실에 바로 반응하는 시집이다.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말해야 할 순간에 말하는 쪽을 택한 시집이다.
이 책의 중심에는 풍자와 해학이 있다. 시인은 권력이 만들어 낸 궤변과 허위를 비틀어 드러내고, 우스꽝스러운 말과 장면 속에서 오히려 사태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보여준다. 시 「민감국가」, 「아무 일도」, 「계몽」, 「가짜 출근」 같은 시편들은 익숙한 말들을 다시 뒤집어 세우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독자가 스스로 알아보게 만든다. 웃음이 먼저 오더라도 그 뒤에는 씁쓸함이 남고, 그 씁쓸함은 다시 분노와 질문으로 이어진다. 왜 시민이 상식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와야 했는가. 왜 권력은 자신이 누구에게서 비롯된 것인지를 잊어버렸는가. 이 시집은 그 물음을 짧은 시형 안에 끊임없이 되살린다.
그렇다고 이 시집이 비판과 조롱만으로 밀고 나가는 책은 아니다. 시집 곳곳에는 시민에 대한 믿음과 연대에 대한 신뢰가 분명하게 놓여 있다. 시 「나비」에서 연약한 날갯짓이 연대의 바람으로 이어지고, 「행진」에서는 깃발의 물결이 멈추지 않으며, 「빛」에서는 국민이 눈을 뜨고 세상을 밝힌다고 말한다. 이 대목들은 이 시집의 또 다른 축을 보여준다. 시인은 권력의 추함을 들추는 데 머물지 않고, 결국 이 나라를 지탱하는 것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말한다. 그래서 이 시집은 분노의 기록이면서도 동시에 신뢰의 기록이다. 무너지는 것만 바라보는 책이 아니라, 끝내 버티고 지켜내는 쪽을 함께 바라보는 책이다.
형식 또한 이 시집의 개성을 만든다. 한 편 한 편이 길지 않기에 문장은 더 직접적이고, 제목과 시어는 더 또렷하게 박힌다. 어떤 시는 구호처럼 읽히고, 어떤 시는 광장의 발언처럼 읽히며, 어떤 시는 민중의 입에서 바로 튀어나온 말처럼 들린다. 시 「역도」의 “하늘 아래에 있는 줄은 알면서도 / 국민 아래에 사는 줄은 모르도다” 같은 구절은 이 시집 전체의 문제의식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권력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에게서 잠시 위임받은 자리라는 사실을, 시인은 어렵지 않은 말로 정확하게 짚는다. 이 직설과 압축은 이 시집이 가진 가장 큰 힘이다.
《구국의 미학 2》는 시가 시대 앞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집이다. 시가 현실을 바꿀 수는 없어도, 무엇이 비정상인지 또렷하게 말할 수는 있다. 침묵이 쉬운 자리에서 침묵하지 않고, 밤이 길수록 더 분명한 언어로 아침을 부를 수는 있다. 이 시집은 바로 그런 역할을 한다. 정치 풍자시집으로 읽히는 동시에, 한 시대의 불면과 분노, 그리고 시민의 연대를 기록한 시집으로 남는다. 그래서 이 책은 한때의 시사적 반응으로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마음이 어떤 언어를 필요로 하는지 보여주는 기록으로 읽힌다.
(박태규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12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