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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14. 리버럴 아츠와 탈근대

작성자혼돈나라|작성시간17.07.23|조회수124 목록 댓글 2

未來共創新聞342017년 715三都이야기-서울에서」 


리버럴 아츠와 탈근대


조성환 (원광대학교 원불교사상연구원 책임연구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을 역임한 조안 마그레타는 <경영이란 무엇인가>의 서문에서 ‘경영’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제대로 이해하면 경영은 리버럴 아츠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과 세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모든 학문들을 자유롭게 끌어다 쓸 수 있기 때문이다.”(Rightly understood, management is a liberal art, drawing freely from all the disciplines that help us make sense of ourselves and our world)

   한국에서는 ‘리버럴 아츠’는 보통 ‘인문학’이라고 번역되는데 - 실제로 이 책의 한국어 번역에서는 ‘인문과학’으로 번역되어 있다 - 조안 마그레타가 말하는 리버럴 아츠는 한국인이 보통 알고 있는 인문학과는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한국에서는 ‘인문학’이라고 하면 ‘문사철’(文史哲)과 같은 특정 과목이나 이것들의 총칭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문학’이라는 번역어에는 조안 마그레타가 말하는 ‘자유롭게’(freely)라는 의미는 포함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로 전문영역에 갇혀 있는 느낌이다.

   만약에 서양의 리버럴 아츠의 본질이 ‘리버럴’, 즉 ‘자유로운 사유방식’에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신라시대의 ‘풍류도’와 상통하는 면이 있다. 신라말기의 사상가 최치원은 화랑정신인 풍류도를 ‘포함삼교’(包含三敎), 즉 “유교와 불교 그리고 도교의 삼교를 포함하고 있다”고 규정했는데, 이 경우의 ‘포함’이란 삼교를 넘나들면서 중생을 구제하는(接化群生) 자유로운 정신, 혹은 자유로운 삶의 방식을 의미한다. ‘어디에도 구애받지 않는다’는 의미의 ‘풍류’는 실로 이러한 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또한 리버럴 아츠나 풍류는 동아시아의 사상전통에서는 ‘회통’ 사상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회통’이란 일견 이질적으로 보이는 사상이나 종교의 근저에는 서로 통하는 면이 있다는 사상으로, 지금으로 말하면 ‘transversal’이나 ‘횡단매개’(김태창의 ‘공공한다’의 해석)라고 할 수 있고, 폐쇄적인 ‘문어항아리 문화’(마루야마 마사오)나 ‘영혼의 식민지화’(후카오 요코)를 벗어나고자 하는 입장이다.

   동아시아의 ‘근대’는 ‘분과학문’과 ‘국민국가’라는 서구적 틀에 사로잡혀, 영혼이 서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하면 지금이야말로 동아시아에 적합한 ‘리버럴 아츠’가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뒤돌아보면 교토포럼의 사상사적 의미는 실로 여기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동아시아의 ‘리버럴한’ 영혼들이 모여서 전공 영역을 넘나들면서 자유롭게 대화하는 마당을 역사상 처음으로 만든 것이다. 그것은 실로 ‘탈근대’를 지향한 21세기 동아시아의 리버럴 아츠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원제 : 「リベラル・アーツ」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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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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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심학산 농부 | 작성시간 17.07.26 liberal arts와 humanities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 작성자혼돈나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7.07.27 저도 공부중입니다만,,,리버럴 아츠에는 수학과 같은 이른바 이과 과목들도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문이과를 불문한 교양공통과목 같은 느낌인데, 후마니타스는 우리가 말하는 문과과목(문사철)을 가리키는 것 같습니다...그래서 저는 리버럴 아츠는 학문의 자유주의를, 후마니타스는 학문의 인문주의를 표방한다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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