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바꾸면 경쟁이 사라질까?
우리나라는 입시제도를 정말 많이 바꿨다. 학력고사도 해 봤고, 수능도 해 봤고, 학생부종합전형도 해 봤고, 정시를 늘렸다 줄였다도 해 봤다.
그런데 이상하다.
입시를 바꿀 때마다 "이제 경쟁이 줄어들 것입니다"라고 말했지만, 정작 줄어든 것은 학생들의 잠자는 시간뿐이었다.
마치 감기에 걸렸는데 체온계만 계속 바꾸는 것과 비슷하다. 체온계는 달라졌는데 열은 그대로다.
사실 입시는 원래 경쟁이다. 100명을 뽑는데 1,000명이 지원하면 누군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쟁 자체가 아니라 경쟁이 너무 한곳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몇몇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전국의 학생들이 한 줄로 서 있다. 그러니 수능을 바꾸든, 내신을 바꾸든, 논술을 넣든 빼든 경쟁은 계속된다. 경기 규칙만 바뀔 뿐 경기장은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시 개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을 먼저 해야 한다.
"왜 모두가 같은 문으로 들어가려고 하는가?"
그 문이 아니어도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으며,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사회라면 지금 같은 입시 전쟁은 훨씬 줄어들 것이다.
교육개혁은 수능 문제 수를 바꾸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대학 이름보다 실력이 더 중요하게 평가받는 사회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입시는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경쟁의 이유를 바꾸지 못한다면, 우리는 또 다른 이름의 입시제도를 만들고 같은 고민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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