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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컬럼

[교육]쉬운 모평일수록 문법이 승부처다

작성자상징사전|작성시간26.06.05|조회수157 목록 댓글 1

6월 모평 가채점을 마친 한 학생의 표정이 좋지 않다. 비문학도, 문학도 거의 다 맞았다. 그런데 1등급이 아니다. 답안지를 거슬러 올라가면 범인은 늘 같은 곳에 있다. 언어와 매체, 그중에서도 35번부터 39번까지의 다섯 문항이다. "쉬웠다"는 총평이 무색하게, 등급은 여기서 갈렸다.

 

이번 6월 모평의 언어 영역은 다섯 문항에 국어 문법의 거의 전부를 압축했다. 음운의 변이음과 자동·비자동 교체(35~36), 한 문장의 시제·부사어·짜임·상을 동시에 해부하는 문장 분석(37), 중세 국어 의문문 체계(38), 직접 구성 요소에 따른 단어 형성(39)이 줄지어 나왔다. 백미는 3점짜리 37번이다. "건실한 회사에서 아주 새 제품을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같은 한 문장에서, '아주'가 관형어 '새'를 꾸미는지 서술어를 꾸미는지까지 가려내야 했다. 시험 직후 입시업계가 이번 〈언어와 매체〉에서 가장 어려운 문항으로 꼽은 것도 바로 이 37번이었다.

 

그러나 '문법이 승부처'라는 말을 '문법은 암기'로 옮겨 읽으면 절반은 틀린다. 37번은 어미 목록을 외운다고 풀리지 않는다. 알던 개념을 처음 보는 문장 위에 올려놓고 끝까지 해부해야 답이 나온다. 38번의 중세 국어 자료도, 39번의 '놀이마당·콩나물국'도 마찬가지다. 외운 결론을 꺼내는 것이 아니라, 낯선 언어 자료를 직접 분석하는 힘을 물었다. 진짜 승부처는 지식의 양이 아니라, 그 지식을 낯선 자료에 적용하는 추론력이다.

 

그러므로 처방은 '더 많은 암기'가 아니라 '해부하는 훈련'이다. 학생은 음운·문장·단어 형성·국어사를 단권화 노트로 압축하되, 외우는 데서 멈추지 말고 낯선 문장을 스스로 성분 분석하는 역방향 연습을 쌓아야 한다. 쉬운 시험은 점수를 버는 시험이 아니라 실수로 잃는 시험이고, 문법에서의 한 끗 실수가 곧 등급이 되기 때문이다. 교사라면 문법을 규칙 암기 과목이 아니라 언어를 관찰하고 따지는 탐구로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화법과 언어〉가 문법을 다시 교실로 끌어들인 본래 취지이기도 하다.

 

비문학과 문학을 다 맞고도 등급이 무너진 그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더 두꺼운 암기장이 아니다. 한 문장을 끝까지 해부하는 눈, 6월이 가리킨 승부처는 정확히 거기였다.

 


출처

  • 35~39번 문항·정답: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언어와 매체〉, 한국교육과정평가원(2026-06-04 시행).
  • 문항 해설: EBS 2027학년도 6월 모의평가 〈언어와 매체〉 해설(35~39번).
  • 언어와 매체 37번을 최고 난도로 지목한 시험 직후 총평: 입시업계·언론(2026-06-04, 파이낸셜뉴스·문화일보·메가스터디 등).
  • 문법(언어)을 화법과 묶어 가르치는 과목 성격: 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화법과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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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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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피에타 | 작성시간 26.06.05 선생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재수생과 고3 수업을 할 때, 꼭 명심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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