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바람
날라리시인 채완 부태식
고요한 저녁
초여름을 향한 발걸음
마음이 무겁다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아직 일렁이지 못한
고독 때문일까
제법 긴 해안도로에는
몸 가벼운 발걸음들이
저마다의 여정을 품고
뒷모습만 남긴 채 간다
노을이 늘어진 바다에는
물결마저 붉게 타들어 가고,
밤배의 분주한 불빛은
내 마음 깊은 곳까지 비춘다
행여 실바람 한 줄기 불어와
가슴에 시원한 여유 스며들면
다가오는 여름을
조금은 익숙한 얼굴로
맞이할 수 있으리
하짓날은 감자전을 부치고
막걸리 한잔 기울이며
걱정은 흘려보내고
평온한 여름이 펼쳐줄
실바람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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