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노년(老年)의 고개를 이렇게 넘어가자]
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세월은 우리 얼굴에 주름살을 남기지만 우리가 일에 대한 흥미를 잃을 때는 영혼이 주름지게 된다.
한해가 다 지나도록 손대지 않고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있다면 그것은 내게 소용없는 것들이니 아낌없이 새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부자란 집이나 물건을 남보다 많이 차지하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불필요한 것들은 갖지 않고 마음이 물건에 얽매이지 않아 홀가분하게 사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감사하고 용서하고 이해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다.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름다운 마무리는 비움이고,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으로 자신을 채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자나간 모든 순간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 미지 그대로 열어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나를 얽어매고 있는 구속과 생각들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것, 삶의 예속물이 아니라 삶의 주체로서 거듭난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살아온 날들에 대해 찬사를 보내는 것, 타인의 상처를 치유하고 잃어버렸던 나를 찾는 것, 그리고 수많은 의존과 타성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홀로서는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언제든 떠날 채비를 갖춘다. 그 어디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순례자나 여행자의 모습으로 산다.
우리 앞에 놓인 이 많은 우주의 선물도 그저 감사히 받아 쓸 뿐 언제든 빈손으로 두고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늦가을 서릿바람에 저토록 무성한 나뭇잎들도 무너져 내릴 것이다. 그 빈가지에 때가오면 또 다시 새잎이 돋아날 것이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낡은 생각, 낡은 습관을 미련 없이 떨쳐 버리고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다. 행복은 결코 많고 큰 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작은 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안다면 그는 행복한 사람이다. 여백과 공간의 아름다움은 단순함과 간소함에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스스로 가난과 간소함을 선택한다. 맑은 가난과 간소함으로 자신을 정신적 궁핍으로부터 바로 세우고 비좁은 감옥으로부터 해방시킨다.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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