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시인
시를 처음 만났을 때
내 꿈은 가난한 시인이 되는 것이었다
가난이 뭔지 몰랐으나
그냥 가난한 시인이 되고 싶었다
가난이 바다를 부르고
가난이 달맞이꽃을 열어 보이고
가난이 솟대를 날아 오르게 했다
가난이 산을 부르고
가난이 절을 부르고
가난이 당신을 부르고
가난이 하늘 높이 손을 들어올렸다
시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 꿈은 가난한 시인이 되는 것이었다
가난한 시인으로 왔다가
가난한 시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글쓴이: 이홍섭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