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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한 여행 꿀팁

그리스 신전 기둥모양의 쫄깃한 간식, 까늘레

작성자작은호수|작성시간15.01.07|조회수250 목록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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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도의 특산품 까늘레 


다양한 색을 자랑하는 마카롱과 과일 타르트들의 화려함 사이에서 관심을 받기에는 어쩜 초라한 제과가 까늘레이다. 까늘레, 그 이름 자체만으로도 낯설지만 유약을 바른 듯 반짝거리고 한 입에 들어갈 만큼 작고 맛도 좋은 이 간식은 어느 제과 식품과도 견줄 수 없는 고유함을 지니고 있다. 웬만한 빵과 간식 거리는 이미 세계적 유명세를 떨쳐 어느 나라에서도 비슷한 형태로라도 찾아볼 수 있게 마련인데, 간혹 전통성과 우수성이 익히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배들 중 까늘레도 앞으로의 국제적 명성을 기대하고 있다.


고소한 맛을 내기에 적합한 원료인 만큼 제과 제빵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주로 버터를 주 재료로 사용하기에 쫄깃한 맛의 식감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보르도 지방의 특산품인 까늘레는 일반적 프랑스 제과의 특성과는 다르게 입에 쫀득하게 달라붙는 맛이 새롭다. 두 입 정도의 작은 크기로 그리스 이오니아 식 기둥과 흡사하게 세로로 흠이 들어간 문양을 갖고 있으며 진한 갈색과 유약을 바른 듯 반짝이는 고유함을 지니고 있다. 이오니아식 기둥의 흠을 cannelure라고 이야기 하듯 기둥을 눌러 놓은 듯 한 이 간식의 이름은 cannelé 이다.

고고학자들을 통해 발견 된 고문서에 따르면 17세기부터 사탕을 주로 만들어 오던 아농시아드 수도원에서 수녀들을 통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타 자료들에 의하면 1519년에 처음 흔적을 발견하였다고도 한다. 꾸준한 생산을 이어오다 1790년부터 중단되었고 이윽고 1830년에 수도원 외부에서 레서피를 재발견하였다. 현재는 마카롱 만큼이나 고가의 디저트로 분류되고 있으나 당시에는 가난에 굶주린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만들기 시작된 자선 사업의 활동 중 하나였다. 틀에 밀납을 칠한 후 반죽을 부어 넣었다는 20세기의 증거 자료 전까지는 틀과 형태에 대한 정보는 찾아 볼 수 없다.

메독 지방에서 흔히 와인 생산에 계란 흰자를 사용하여 노른자가 항상 남곤 하였다. 이 노른자를 다시 사용하게 되었는지 까늘레의 원래 주 원료는 고운 입자의 밀가루와 노른자이다. 특정 사전에서는 "까놀"이란 단어가 리모쥬 지방에서 고운 밀가루와 계란 노른자의 결합을 지칭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보르도의 까늘레 또한 이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럼주와 계피는 점차적으로 가미되게 되었는데, 보르도에 흐르는 가론느 강가가 오래 전부터 무역, 상업의 요충지로서 옛 부터 섬나라 지방 등 외부로부터 물자를 쉽게 공급받을 수 있었던 덕이기도 하다. 수도원에서 생산한 잼과 과일 그리고 마카롱을 수도원 협력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는 사실 또한 문서에서 발견할 수 있으나 까늘레에 대해서는 큰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수도원의 후원자 마르탕씨가 라몰레르 회계사에게 보내온 물자 요청 문서를 발견하였는데, 계피 가루와 아몬드 그리고 건포도를 자주 주문하였다고 한다. 계피 사용의 이유가 바로 까늘레 생산이 아닐까 하는 추측들이 따르고 있다. 

현재 보르도에선 집마다 각자의 생산법과 레시피가 다르다. 가미되는 재료에 따라 풍미와 쫄깃함도 다르며 다양한 크기의 틀 덕분에 한 입 크기에서 네 입 크기까지 만들 수 있다. 

현재 보르도 전역에 퍼져 있는 까늘레 프렌차이즈 판매점에서는 3가지의 크기를 제작 판매하고 있으며 가장 큰 사이즈는 부드러움과 바삭함의 두 종류를 제안하고 있다. 부드러움이 강조된 까늘레는 바닐라 향기가 강하며 바삭한 버전은 속과 겉의 식감이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계란 노른자만 사용하는 만큼 남는 흰자는 마카롱을 만들곤 한다는 보르도 사람들만의 노하우가 존재한다.



【한위클리 / 계예훈 artechris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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