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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도의 음식문화입니다~!

작성자Heyguys|작성시간18.03.03|조회수203 목록 댓글 0

신분제도가 살아있는 인도의 음식 문화

 

                                                               이건준 박사

                                                            (인도 국립 델리대학교)

 

인간이 살아가는데 중요한 요소는 의식주이다. 이중에서 음식은 인간의 육체와 정신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80년대 초 한국에 상륙한 미국의 이유식을 섭취한 한국 어린이들은 20여년이 지난 지금 김치보다 햄버거와 피자를 더 선호한다. 부모 세대보다 발전된 체형을 소유하고 빠르고 개인적인 판단에 집중한다. 한국사회가 현대화되면서 음식문화는 변화했다. 인도의 음식문화도 우리와 비슷한 과정으로 변화했을까

 

음식문화와 불교

 

고대 인도 사회에 붓다는 불교수행자들에게 걸식(구걸)을 규범으로 정했다. 이 규범은 차제걸이(次第乞已)라 하여 불교수행자가 걸식을 시작한 집으로부터 연속적으로 일곱 집에서만 음식을 받는다는 뜻이다. 이것은 그들이 고의적으로 신분의 고하(高下)를 피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이다.

전통적으로 인도사회에서 상층 신분이 제공하는 음식은 하층민이 먹을 수 있지만 하층민이 제공한 음식은 상층민이 먹지 않는다. 곧 차제걸이는 불교수행자들이 신분의 rh하를 떠나 음식 문화를 통한 신분 타파를 행동으로 실천한 모습이다.

그리고 불교와 자이나교에서 시작한 불살생(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 규범은 소를 재물로 바치고 식육으로 사용했던 고대 전통에 변화를 주었다. 불살생 규범은 사회적으로 더욱 확대되어 지금 힌두교의 채식주의를 낳게 되었다.

 

음식문화와 신분제도

 

고대 인도사회에서는 불교에서 시도했던 음식문화를 통한 신분제도 타파는 제한적으로 성공했다. 그러나 브라만교를 토대로 발생한 힌두교 중심의 현대 인도사회에서 신분제도는 여전히 음식문화에 살아있다. 대부분의 대형 음식점을 살펴보면 주방보조는 신분이 낮은 계층이지만 요리사는 상층 신분이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좋은 음식점의 식사비는 인도의 일반적 물가보다 높은 인상을 준다. 필자는 한국 음식을 만드는 네팔인 요리사를 많이 만났다. 그들 대부분도 브라만이었고 형제들에게 이 직업을 세습하고 있다.

물론 대도시에서는 음식점 주방장의 신분보다는 위생에 더 관심을 가진다. 신분제도가 살아있는 음식문화는 종교적 위생과 음식물의 위생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곧 동일 계층의 신분들이 다른 계층과 혼합되지 않는 순수성을 지키며 동일 신분이 만든 음식의 위생을 철저히 믿었다.

음식에 대한 종교적 위생은 곧 채식주의를 확고히 했다. 육식은 피를 부르는 살생을 하지만 채식은 신선함을 제공한다. 상층 계급의 여성은 철저한 채식을 통하여 정신적 육체적 순수성을 유지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남성보다는 여성이 채식을 즐기며 특히 브라만 여성의 대부분이 채식주의를 신봉한다. 이들은 채식주의이기 때문에 고기 음식을 만들지도 만지지도 않는다.

 

채식는 순수함, 육식는 불순함

 

필자는 인도인 친구집이 있는 비하르주 시골에 갔었다. 지주 브라만 가족으로 한 마을 전체가 그 가족의 땅이었다. 모든 여자 식구들은 채식주의이지만 남자 식구들은 닭고기와 염소 고기를 먹었다. 부엌에는 야채와 고기를 담는 그릇이 구분되어 있었다. 고기를 요리할 때는 남자들이 직접 부엌이 아닌 마당에서 이동식 화덕에 요리를 했다. 남자들이 고기를 먹은 날에는 부부의 합방은 금했다.

필자는 채소와 고기를 만드는 화덕을 별도로 사용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짜파티(북부 인도인의 주식)를 굽고 있는 화롯불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상기시켰다. 계란 하나를 그 화롯불 속에 던졌다. 난리가 났다. 친구의 형수는 모든 식구들을 불러 모았고 친구는 이 소동을 설명했다. 계란도 육식이기에 채소만 요리하는 화덕이 부정 탔다는 것이다. 다음날 부엌 전체를 부수는 대공사가 벌어졌다. 인도인들이 신성시 여기는 소똥으로 부정을 없애고 진흙으로 부엌 바닥을 공사하고 난 후 화덕을 만들었다. 정말 난감한 사건이었다.

친구집에 도착한 날 저녁을 먹는데 9시가 되어도 식사할 분위기가 아니다. 우린 가족들의 신호를 기다렸고 그들은 우리의 신호를 기다렸다. 나중에 알고보니 손님이 와서 식사할 때는 집안의 남자 대표만 손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다른 식구들은 접대를 한다는 것이다.

 

햄버거와 짜파티

 

이렇게 인도의 시골은 아직도 전통을 고수하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대도시의 젊은층은 신분과 관계없이 짜파티보다 햄버거와 피자를 즐기며 짜이보다 콜라를 선호한다. 그러나 이 젊은층도 조직에 속하면 또 다른 모습을 형성한다. 대기업의 사내 식당은 인도의 신분제도를 느낄 수 없는 분위기다. 하지만 자세히 그들의 행동을 살펴보면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직원들은 비슷한 신분이다. 특히 브라만과 크샤트리아는 바이샤와 수드라들과 같은 테이블에 앉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문화적 종교적 으로 동등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외국인 관리자(신분제도에서 불순한 자로 분류)는 인도 직원과 함께 식사하여 그들과 인간적으로 가까워지고 마음을 열도록 한다. 이것이 인도의 음식문화를 이용한 외국인 관리자들이 취할 수 있는 인적관리 방법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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