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작은 골목길을 걷고 ㅣ있었습니다.
유명한 명소도 아니고 사람들로 붐비는 관광지도 아니었습니다.
좁은 돌길 양옆으로 오래된 건물들이 서 있고 창문에는 꽃이 놓여 있었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길은 수백 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지나보냈을까.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걸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바쁘게 오갔을 것입니다.
기쁜 날도 있었고 슬픈 날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골목은 아무 말 없이 그 시간을 모두 품고 있습니다.
여행자는 잠시 머물다 떠나지만 골목은 늘 그 자리에 남아 또 다른 사람을 맞이합니다.
인생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젊은 날에는 내가 세상의 중심인 줄 알았는데 세월이 흐를수록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편해집니다.
모든 것을 잘하려 애쓰지 않아도 되고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내 몫의 하루를 살아내면 됩니다.
오스트리아의 오래된 골목길을 걷다 보니 삶도 여행도 결국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가는 사람도 있고 천천히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멀리 갔느냐가 아니라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볼 여유가 있었느냐인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골목 끝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잠시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선물처럼 누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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