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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가 일본에도 있었네 - '온천의 고향' 오쿠히다 트레킹

작성자욘사마여행클럽|작성시간16.09.22|조회수934 목록 댓글 4


복층식 곤돌라와 함께 하늘로 치솟는 속도감이 짜릿한 신호다카 로프웨이. 거대한 북알프스로 빨려 들어간다.


트레킹 도중 바라본 북알프스 호다카 연봉. 한여름에 만나는 만년설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준다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눈잣나무와 너덜지대


숲사이로 북알프스 연봉을 조망하면서 걷는 맛이 그만이다


호다카 산자락에 포근히 안긴 니시호산장


가미코지(上高地) 산책로를 따라 흐르는 아즈사강

가미코지는 원시 상태의 호수와 숲, 만년설로 덥혀있는 북알프스 연봉을 조망할 수 있는 계곡이다.


나무로 만든 흔들다리 갓파바시(河童橋)에서 바라보는 북알프스 호타카 연봉은 한 폭의 그림이다


로프웨이 앞에 자리한 신호다카 온천호텔


신호다카 온천호텔 노천탕


히라유 오카다료칸 노천탕


눈으로 먼저 먹는 가이세키 요리


작은 교토라 불리는 다카야마 산마치스지 옛거리


풍경을 더하는 다카야마 명물 인력거<사진 임근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시라카와 합장양식촌락



 알프스가 일본에도 있었네
'온천의 고향' 북알프스 오쿠히다를 가다


앞뒤를 둘러봐도 고봉들이 빚어내는 장엄한 풍경에 넋이 나가고,

눈이 부실정도로 하얀 눈을 이고 있는

북알프스의 속살을 거닐다 나른해진 몸을 노천탕에 담근다.

전통 료칸에서 차려낸 향토요리를 먹으면서 한 이틀쯤 푹 쉴 수 있었으면...
세상에 그런대가 어디 있어 하겠지만, 있다!  북알프스 오쿠히다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덕분에 이 모든 것을 고스라니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북알프스 오쿠히다는 남들이 다 가본 곳은 싫어하는 여행자에게 딱이다.


글&사진  욘사마(일본여행전문가)



일본 기후현 북쪽일대를 ‘히다’라 칭하는데, 말 그대로 가장 험준한 오지에 있다 해서 '오쿠히다'다. 해발 1,000m를 훌쩍 넘는 험한 산악지대라 깊은 산세와 빼곡히 우거진 숲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산허리를 포근히 감싸고도는 골짜기마다 온천수가 넘쳐나서 노천온천도 많다. 자연의 혜택을 누리며 깊은 산골에 터를 잡고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은 인심도 후덕하다. 덕분에 어딜 가나 한가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오쿠히다는 일본 혼슈섬 중앙 ‘일본의 지붕’이라 불리는 기후현 북부 저팬알프스 산악(중부산악국립공원) 일대를 말한다. 유럽의 한 산악인이 이곳의 빼어난 정취에 반해 저팬 알프스라는 뜻의 ‘알펜루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그 알펜루트로 가는 길목의 서쪽 산기슭에 흩어져 있는 히라유(平湯), 후쿠지(福地), 신히라유(新平湯), 토치오(枋尾), 신호다카(新高)의 5대 온천지역이 바로 오쿠히다다.
세상에 발견 된지 250년이나 흐른 오쿠히다 온천은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꼭꼭 숨겨두고 마지막으로 찾고 싶은 '온천의 고향'이라고 한다. 온천뿐만 아니라 해발 3,000m급 이상의 연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북알프스의 웅장한 풍광을 보면서 유유자적 즐기는 트레킹 코스도 백미다. 그동안 등산객들은 북알프스의 관문으로 통하는 가미코지를 많이 찾았지만, 로프웨이를 타고 단숨에 올라 니시호다카(해발 2,909m) 산정으로 향하면서 가미코지를 내려다보며 걷는 색다른 코스다. 한 여름에 훌쩍 떠나서 한 이틀쯤 보내기에 더 없이 좋은 휴양지다.


에베레스트 부럽지 않은 트레킹 코스


신호다카는 오쿠히다 여행의 진수인 트레킹의 출발지이다. 신호다카역(해발 1,117m)에서 산정의 니시호다카역 전망대(해발 2,156m)까지 신호다카로프웨이(길이 3,200m)를 타고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 150명은 거뜬히 태우는 복층식 곤돌라와 함께 하늘로 치솟는 속도감이 짜릿하다. 곤돌라의 로프를 따라 거대한 저팬알프스로 빨려 들어간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고봉들이 두둥실 떠있어 신선들이 놀다간 건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진다. 노리쿠라다케, 야리가다케, 카사가다케 등 북알프스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전망대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트레킹이 시작된다. 여름의 더위를 당당히 이겨낸 만년설이 백호의 표피처럼 신록과 함께 반짝인다.
신호다카에서 니시호산장(해발 2,385m)까지 이르는 코스는 능선이 완만해서 초보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1시간 30분 정도면 산장에 도착할 수 있다. 이 코스는 전나무 숲이 많아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힐링로드다. 30분 정도 올라서면 시야가 탁 트이면서 북알프스 연봉을 조망할 수 있다. 여기서 부터는 늦장을 부리면서 갈수록 좋다. 슬쩍 고봉을 훔쳐보기도 하고 설렁설렁 걷다보면 어디선가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방긋 웃으면서 나타날 것만 같은 기분 좋은 길이다.
땀이 뽀송뽀송 배어 날 즈음 니시호산장이 나타난다. 이곳은 북알프스 풍광을 조망하기 딱 좋아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들이 많다. 배낭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한 숨 돌린다.
산행께나 했던 이들은 이제부터 트레킹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다. 니시호산장 뒷편 능선으로 올라서면 도도하게 솟아있는 북알프스 연봉이 눈앞에 잡힐 듯 다가온다. 몸을 한껏 낮춘 눈잣나무가 끝없이 펼쳐져 여기가 고산지대임을 실감케 해준다. 니시호산장에서 니시돗표 산정(해발 2,701m)으로 가는 능선은 발밑으로 가미코지 아즈사강이 가물가물 밟힌다. 구름 위의 산책이다. 한 발 올라설 때마다 장쾌하게 이어진 듬직한 호다카 연봉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길이다. 니시돗표 산정까지는 1시간 40분 걸리고, 니시호다카(해발 2,909m) 산정까지는 3시간 정도면 완주를 할 수 있다. 이 코스는 암벽지대 등 험악한 곳이 많아서 전문가이드가 따라 붙어야 안전하다. 조금씩 거칠어지는 산길에 숨이 차기도 하지만 땀을 쏟고 나면 적당히 기분이 좋아진다. 이쯤 되면 트레킹 후에 나른한 휴식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하늘과 맞닿은 정상에 올라서면 북알프스가 정말 발밑에 있다. 에베레스트 등정이 부럽지 않다. 
니시호산장에서 가미코지까지 2시간 30분 정도면 내려갈 수 있다. 트레킹하기 좋은 시기는 7월초에서 8월 말까지. 등산로에 잔설도 다 녹아서 산행하기에 제격이다. 이곳은 겨울에 눈이 많은 지역이라 겨울에는 스노슈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석양이 질 무렵 산머리 눈 속으로 찬찬히 붉게 타들어 가는 일몰을 굽어보면 흥분과 여운이 한없이 이어진다. 말 그대로 힐링 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별빛과 함께하는 노천탕


마무리는 역시 온천이다. 오쿠히다에서 이름난 온천은 자작나무 숲속의 히라유 온천.  원숭이가 상처를 씻고 있는 것을 보고 발견되었다고 전해지는 온천으로, 예로부터 온천 치료로 유명하다고 한다. 발견된 지 250여 년이 지난 이 온천 주변에는 신호다카, 기잔, 오카다료칸 등 전통문화의 향기가 진득하게 묻어나는 온천 료칸들이 연륜의 힘을 느끼게 한다. 산허리를 도는 강을 따라 노천탕과 족탕도 즐비한데 가볍게 즐길 수 도 있다.  
일본 내 숙박시설의 90%이상이 가짜 온천수를 썼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손꼽히는 수질을 자랑하는 오쿠히다 온천의 주가는 더욱 더 올라갔다. 오쿠히다 온천은 크로렐라 성분ㅘ 유황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피부가 매끈매끈 해지고 피부병, 신경통에 좋다고 한다. 별이 총총히 내려앉은 깊은 산속에서 즐기는 노천탕은 쉽게 잊지 못할 추억이다. 온천욕으로 나른해진 몸과 마음은 정성껏 차려낸 가이세키 요리로 풀어낸다.
북알프스 오쿠히다는 작은 쉼표를 찍는 특별한 힐링 캠프다.


주변여행지


트레킹과 온천욕으로 휴식을 취했다면 ‘작은 교토’라 불리는 산중도시 다카야마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해발 650m에서 한적한 일본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하고 세련된 교토가 있다면 다카야마는 그야말로 삶이 묻어나는 거리다. 예로부터 우거진 삼림에서 나오는 좋은 목재와 재주 많은 목수가 많아서 절과 신사를 많이 지었다고 한다. 다카야마에 에도시대 건축물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에도시대의 골목을 재현한 산마치스기는 외벽을 격자창으로 장식한 전통거리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4월과 10월에는 일본의 3대 축제 중 하나인 다카야마마쓰리가 열린다. 이때가 되면 조용하던 산중 도시는 많은 관광객들로 술렁인다. 저마다 화려하게 금으로 장식한 야타이(바퀴가 달린 3층 규모의 나무집)의 가두행렬이 축제의 꽃이다.
또 서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가면 시라카와 합장양식촌락이 있다. 갓쇼즈쿠리(合掌作リ)라 불리는 독특한 형태의 3층짜리 목조 주택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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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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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인사동 | 작성시간 16.09.23 2017년도 꽃피는 춘삼월에 무작정 여행지를 일본 으로 정해 놓고 이리저리 고민중 였는데...ㅎ~
    님 덕분에 등산 & 온천 그리고 가이세키 요리에 다카야마 옛거리까지 눈으로 익히고
    마음에 새기고 행복한 마음 으로 머물렀습니다.
    상세한 글도 감사하고 수고 하셨습니다.추천
  • 답댓글 작성자욘사마여행클럽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6.09.23 오쿠히다는 북알프스 산자락에 포근히 안긴 한적한 휴양지입니다
    봄이오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서 만년설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연출합니다
    눈이 많은 지역이라 한겨울에는 눈속을 헤매는 스노슈트레킹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깊은 산속에서 즐기는 온천이 백미입니다
  • 작성자타퓨라님 | 작성시간 16.11.20 내년도 2-3월에 어디 여행갈지 보고 있는데 여기 참 좋은거 같네용^^
  • 작성자유리2 | 작성시간 17.01.03 가미코지~~^^
    생각만해도 행복한 에너지가 ~~**
    자연과 하나된다는 느낌~~
    시라카와의 갓쇼즈쿠리와 마당에 곱게 피어있던 코스모스가 그립네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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