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2의 파바로티... 그러나 스쿠터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불꽃같은 테너-살바토레 리치트라 Salvatore Licitra
테너 살바토레 리치트라(Savatore Licitra,1968~2011)
2002년 5월 11일 저녁,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는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가 공연될 예정이었죠. 주인공 카라바도시 역에는 최고의 스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디가 캐스팅 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공연 시작 2시간 전에, 당시 66세의 파바로티가 독감에 걸려 공연을 포기하고 맙니다. 그레서 부랴부랴 백업 가수가 투입되었죠. 바로 34세의 살바토레 리치트라 (Savatore Licitra,1968년생)였습니다.
그가 1막의 명아리아 '오묘한 조화 Recondita armonia'를 불렸을 때부터 극장은 난리가 났습니다. 무려 43초간 박수가 이어진 거죠.
다음날 뉴욕타임즈는 그를 파바로티의 뒤를 있는 이탈리아 전통 테너라고 극찬하며 그의 시대를 예고했습니다. 리치트라의 풍부한 성량과 힘있는 고음, 섬세한 표현력이 관객들을 매혹시켰던 거죠.
2000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의 공연 영상으로 아리아 '오묘한 조화'를 감상해 보시죠.
https://youtu.be/fsYMXQXsx30
3막에서 '별들이 빛나고 있었지 E lucevan le stelle'를 불렀을 때는 또다시 46초간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역시 2000년, 라 스칼라 공연영상입니다.
https://youtu.be/4qgIG3jw-rw
살바토레 리치트라는 스위스 베른에서 태어났지만, 2년 후 시칠리안 부모를 따라 밀라노로 이주합니다. 어머니의 의견에 따라 19세에 성악 클래스에서 노래를 배운 후 파르마 음악학교에 입학하죠.
그 곳에서 8년간 성악을 공부한 후에 합찬단원이 되지만, 곧바로 부세토의 카를로 베르콘치의 성악 아카데미에 입학하여 그의 제자가 됩니다.
가수로서는 늦은 나이인 30세에 베르디 오페라 가면무도회로 데뷔합니다. 그 뒤로는 그의 목소리 만큼이나 높이 올라 섰죠. 베로나 야외극장에서 리골레토와 아이다에 출연했고, 1999년과 2000년에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나비부인 등에 출연합니다.
2003년에는 내한 공연도 했습니다.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사실주의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에서 주인공 뚜릿두가 부르는 '포도주 만세 Viva il vino spumeggiante"입니다.
“포도주 만세!
반짝이는 잔 속에 담긴 포도주는
애인의 미소처럼
달콤한 즐거움을 일으키네!
부드러운 취기 속에
모든 생각을 즐겁게 하고
나쁜 기분을 날려버리는
진실한 포도주 만세!”
https://youtu.be/KB7Nc6JosKU
불꽃처럼 타오르던 그의 노래와 연기는 어이없는 사고와 함께 한 순간에 사라지고 맙니다. 부모의 고향인 시칠리아를 방문한 그가 모터 스쿠터를 타고 가다 벽을 들이받는 사고를 일으킵니다. 혼수상태로 9일간 카타니아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다 2011년 9월 5일 사망하죠. 그의 나이 43세였습니다.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남자 주인공 칼라프 왕자가 부르는 네순 도르마(Nessum Dorma 아무도 잠들지 마시오)입니다. 밤 하늘에 울려퍼지는 그의 황금 빛 목소리를 감상하시겠습니다.
https://youtu.be/rH0LoIkNIEA
카가 작고 목이 짧고, 통통한 몸집을 가진 그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테너였습니다. 그의 빼어난 음색과 깊으면서도 힘찬 고음은 베르디와 푸치니 오페라에 제격이었습니다.
그의 음성만으로 '타오르는 저 불꽃을 보라 Di quella pira'를 감상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베르디 오페라 일트로바토레에서 만리코가 부르는 힘찬 아리아입니다.
https://youtu.be/DPEFQxQSLss
신은 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지 않을까요?
뛰어난 재능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고, 더 많은 행복감을 줄 수 있었을 텐데....아쉽게도 너무나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습니다.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시길...